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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읽기/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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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쇼코의 미소』 진즉부터 제목은 익히들어 알고 있었는데 나에겐 낯선 작가라 읽기를 망설이다가 이번에 읽어봤다.도서관에서 책 구경하는데 바로 딱 내 앞에 있길래 얼른 집어 왔지~난 갠적으로 중단편을 엮어 만든 소설집을 좋아하지 않는다.다 읽고 나면 각각의 이야기들이 잘 기억이 안남.그런데 쇼코의 미소에 실린 이야기들은 그 각각이 독특하고 인상적이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처음 접하는 작가지만, 맘에 쏙 들었다 ^^ [ 쇼코의 미소 ]일본 자매학교에서 대표로 견학을 온 쇼코, 주인공 소유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게 되면서 인연이 되었다.쇼코는 계속 편지를 보내오지만 소유는 그 인연을 그리 깊고 소중하게 여기지는 않았고,오히려 (일본어를 잘 하는) 할아버지와 죽이 잘 맞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어느 순간 쇼코와의 연락이..
천명관『고령화 가족』 고래라는 소설을 통해 알게된 천명관 작가 막상 그 소설을 읽은 후에 쓴 후기를 보면 뭔가 아리까리한 기분이었던거 같은데~ 지금 나에게 남은 인상은 독특하고 인상깊은 소설이었다는 거다. 그래서 작가의 다음 소설도 읽고 싶었는데, 막상 내가 소설을 읽기 전에 영화가 나와서 걍 영화를 봐버렸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꼭 숙제처럼, 도서관이든 서점이든 이 책을 만나게 될 때마다 저거 읽어야 하는데~~~하는 생각을 계속 해왔었던거 같다. 이번에.....무심히 도서관을 둘러보다 눈에 딱 띄길래 그냥 일단 집어왔다. 그리고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영화를 이미 본 터라 주인공들을 상상할때 어쩔 수 없이 그 배우들의 얼굴을 떠올리고 그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되는게 좀 아쉽긴 했지만, 영화에서는 미처 볼 ..
고재욱 『당신이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갔다가~ 간김에 좀 둘러보다가~ 문득 집어든 책이다. 제목이 따뜻해서 이기도 하고~ 표지가 예뻐서 이기도 하다. '7년간 100여 명의 치매 환자를 떠나보내며 생의 끝에서 배운 것들' 이라는 부제가 끌려서 이기도 하고..... 치매 환자인 아빠를 17년간 지켜봐왔고, 시아버지가 요양원에 계신 지금.... 내가 몰랐던 것,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다 읽고 난 소감 몰랐던 사실을 새로 알게 된건 없다. 대부분 짐작했던 이야기들.... 하지만....알면서도 못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어찌보면 굉장히 처량하고 슬플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적당한 온도로 써 내려간 게 무척 마음에 들었다. 작가는 글쓰는 걸 배운 사람도, 관련 일을 하던 ..
빅터 프랭클『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이 책의 저자 빅터 프랭클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이은 정신요법 제3학파라 불리는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시한 학자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수용소에서 겪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이론을 개발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초반엔 작가의 경험담 위주의 글이라 잼있게 읽히다가, 2부, 3부로 넘어가면....쿨럭~ 내일이 반납일이라 열심히 읽기는 했는데 흠흠~~~ 걍 얼핏얼핏 주워듣던 아우슈비츠에 대해 좀 알고 싶어서 고른 책인데 ㅋㅋ 잘못 알고 골랐당. 훗~ 뭐 그래도 나름 유익했음 ^^
노정석『삼파장 형광등 아래서』 고등학생 A의 기록들 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은 실제로 고등학생이 쓴 책이다. 교육 현실에 대한 자신의 의견들, 생각들, 주장들을 담담하게 적어 내려간 1부, 시가 담겨 있는 2부, 그리고 자신의 일기를 실은 3부. 1부를 읽을 때는 과연 고등학생이 쓴 글이 맞나 싶을 정도로 문장이 좋은 부분들이 많았고, 2부를 읽을 때는 그 바쁜 와중에도 틈틈히 시를 쓰며 감성을 유지해 나간 A가 기특했고, 3부를 읽을때는.....너무 구여웠다. (작가님께 죄송~ ㅋ) 여자친구 L을 안아주러 가야겠다는 수줍은 고백....넘 달달함~ 교육 현실에 대한 학생 입장에서의 이야기들이 대부분일거라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다. 엄마로서 아이들에겐 절실하나 내가 모르는 부분이 뭘까 고민 좀 해보고 싶어서~ 그런데.... 뉘집 ..
델리아 오언스『가재가 노래하는 곳』 이 책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오랫동안 읽고 싶은 책 목록에 담겨 있었고, 처음 듣는 이름의 작가라 구입보다는 대여를 택했다. 그런데 늘 대여중이고 예약중이어서 굉장히 오래 기다려서 빌려 읽었다. 내가 요즘 도서관 시스템이 넘나 잘 되어 있어서 많이 빌려 읽고 있다 하니 친구가 말한다. 응 좋긴 한데~ 간혹 이 책은 살걸 그랬다....싶은 것들이 있어서 빌려 읽기가 주저된다고.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새 책을 구입했어도 아깝지 않았을 책. 평생 야생동물을 연구하던 학자가 70이 다 되어 쓴 첫 소설치고는 너무나 문학적인, 그러나 그런 그의 이력 덕분에 자연과 동물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참으로 경이로운 그런 소설이다. 추리소설이기도 하고, 러브스토리이기도 한..... ..
김영하『빛의 제국』 언제 어떠한 경로로 이 책을 알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도서관 찜목록에 한참 전부터 담겨져 있었고, 이번에 드디어 빌려 읽게 되었다. 읽는 동안 조금 후회를 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내가 믿고 보는 김영하 작가인데~ 대여하지 말고 그냥 살걸~ 그만큼 소설의 시작은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우선 목차......난 영화든 소설이든 하루나 이틀 정도에 일어난 일을 두시간 짜리 영화나 장편소설로 엮는 작가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의 하루를 돌이켜보면 단 세 줄로도 요약이 가능하니까. 물론 그들이 창조해 내는건 어제와는 다른, 조금은 특별한 하루에 대한 내용이겠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주인공이 겪은 일, 그의 생각....그와 더불어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들을 잘 버무려서 하나도 지루하지 ..
칭산『칠월과 안생』 음.......보지 말았어야 하는 책이다. 책에 대해서도 눈베렸단 표현을 쓰는게 괜찮다면, 딱 그렇게 말하고 싶은 책이다. 를 보고 넘나 인상깊어서 원작을 읽어보고 싶었고,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칠월과 안생........영화 속 두 주인공의 이름이다. 그런데 어쩐지 문체가..........발로 쓴 것 같았다. 뭐~ 인터넷 소설이었다고 하니까, 문학적인 깊이보다는 줄거리 덕에 이슈가 되었던 거라고 하자. 어쩌면 번역이 별로 였을 수도 있으니까~ 걍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자. (계속 읽다보니 그건 아니었어. 번역자님 오해할뻔~) 영화랑 스토리가 많이 다르다. 뭐~ 원작과 다른 영화는 많으니까. 그런데 한 챕터가 문득 끝나고 전혀 엉뚱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뭐지? 장편소설이 아니라 단편집이었고, 그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