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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읽기/2020년

고재욱 『당신이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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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갔다가~ 간김에 좀 둘러보다가~

문득 집어든 책이다.

제목이 따뜻해서 이기도 하고~ 표지가 예뻐서 이기도 하다.

'7년간 100여 명의 치매 환자를 떠나보내며 생의 끝에서 배운 것들' 이라는 부제가 끌려서 이기도 하고.....

치매 환자인 아빠를 17년간 지켜봐왔고, 시아버지가 요양원에 계신 지금....

내가 몰랐던 것,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다 읽고 난 소감

몰랐던 사실을 새로 알게 된건 없다. 대부분 짐작했던 이야기들....

하지만....알면서도 못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어찌보면 굉장히 처량하고 슬플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적당한 온도로 써 내려간 게 무척 마음에 들었다.

작가는 글쓰는 걸 배운 사람도, 관련 일을 하던 사람도 전혀 아닌, 그냥 보통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글 쓰는 재주는 타고 나신건지~ 산전수전 겪으면서 서정적인 마음을 갖다 보니 그리 되신건지

일부러 멋지게 쓰려고 꾸미지도 않은 것 같은데 글이 참 좋다.

이 작가님 같은 사람만 있다면 요양원에 부모님을 모실 때 마음이 그나마 덜 무겁지 않을까 싶다.

 

요양원......필요하지만 슬픈 곳이다.

아픈 사람을 가족으로 두고 한집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가족 중 누군가는 희생해야 가능한 일.

어느 순간 사회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고, 요양원이라는 곳이 생겼고, 아픈 어르신들이 모여 사는 곳이 되었다.

아빠가 아플때 엄마가 했던 말이 생각이 난다.

차라리 애들은 조그맣기라도 하지~ 번쩍 들어 나를 수도 없고........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처럼~ 노인이 되면 몸도 작아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돌보는 사람이 그나마 덜 힘들지 않을까~ 그럼 보다 오래 좋은 마음으로 부모를 돌볼 수 있을텐데.

 

신께서 우리에게 과학의 발전을 허락했고, 그래서 생명 연장의 꿈을 어느 정도씩은 이룰 수 있게 해주었으니,

인간의 신체 나이에 대한 계산도 좀 달리 하셨으면 좋겠다.

한 마흔까지는 계속 성장하고, 결혼과 출산의 적절한 나이는 40대 초 중반이 되면 좋겠다.

놀거 다~~~ 놀고 이제 좀 지쳤다 싶을때, 사랑도 할 만큼 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사람이 있을때 결혼을 하는거지.

그럼 좀더 정서적으로 안정된 때에, 좀더 아이를 많이 바라봐주고 예뻐하면서 기를수 있지 않을까.

사실 20, 30대는 부모가 되기에 너무 어린 나이다. 지도 앤데~~

그래서 80 정도 까지는 지금의 40~50대 정도의 신체나이를 유지하고, 아이 키우면서 살다가,

80부터 슬슬 노화가 시작되어 남은 20년 동안은 취미 생활하면서 잔잔하게 살는거다.

100살이 넘으면 비로소 건강할 수도, 아플 수도 있는.....

그래서 100살이 넘으면 사회적으로 안락사가 허락되었으면 좋겠다.

세상이 더 궁금한 사람은 순리대로 살고, 본인 스스로 생각해봤을때 이쯤이면 됬다 싶으면,

차분한 마음으로 천천히 주변을 정리하고 본인이 선택한 날짜에 신의 품으로 돌아가는거지.

일단 100살이 되기 전까지는, 다치거나 병에 걸려도 어느정도의 치료기간을 거치면, 다시 완전히 치료가 됬음 좋겠다.

그럼 사랑하는 사람이 먼저 떠나버릴까 전전긍긍하면서 살지 않아도 될텐데.......

말도 안되는 이야기 같지만, 지금의 과학 발달 속도로 보면 언젠간 이뤄질 것 같기도 하다.

모두들 이런 꿈같은 상상에 매달려 과학을 연구하고 있을테니까~

 

여러가지 필요한 생각, 쓸데없는 것 같지만 쓸데 있는(?) 상상을 해보게 되는 책이다.

작가님은 계속 글도 쓰고, 계속 어르신들께 좋은 친구가 되어주심 좋겠다.

이런 마음 잘 유지하고 계셨다가 지금보다 형편이 많이 좋아지셨을때

이 신념을 그대로 반영한 요양원도 하나 차리시고 ^^

 

치매에 걸린 어르신들께서는 본인에게 가장 강렬한 과거 어느시점을 끊임없이 기억하고 말씀하신다던데~

나라면 어떠할까?

언제적 어떤 이야기가 내 마음속에 가장 강력하게 남아 있을까?

(참고로 울아빠는 항상 부안에 가자고 하셨다. 성인이 되면서는 떠나온 고향인데 어릴때 기억이 많이 남으신건지.....

아빠 성화에 못 이겨 온 가족이 시골에 내려갔다가 올라 오던 길, 울 아파트 입구에 딱 들어서는데

여보! 부안 가자!! 라고 말씀하신거 듣고 우리 모두 빵 터졌던 기억이~~~~~

아빤 비록 아프셔서 생각이 왔다갔다 했지만, 그런 아빠와도 추억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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