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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읽기/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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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애트우드 『시녀 이야기』 한국에서 배로 부친 내 책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 봄이네 학교 도서관을 어슬렁 거리다 집어든 책이다. 제목이 뭔가 낯설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하여 집어든.... 사실은 표지의 여자 아이 그림이 너무 예뻐서 더 흥미가 생긴 책이었다. 소설에서 '나' 라는 화자가 살고 있는 세상.... 처음에는 시녀가 어쩌고 하인이 어쩌고 해서 과거의 어느 시점이 배경인지 알았는데, 알고보니 현재보다 한참 미래의 이야기였다. 그것이 언제쯤인지, 어쩌다가 그런 세상이 생겨버렸는지, 화자가 살고 있는 나라 밖의 세상도 다 마찬가지인지 아니면 그 나라만 그렇다는 것인지.... 뭔가 구체적인 정황과 시대의 묘사는 없지만 쭉 읽어내려가다 보면 얼핏 얼핏 끼워맞춰 지는 부분도 있고 끝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는 부분도 있다. 어찌 되..
이청준 『당신들의 천국』 재미있지만 재미만이 다가 아니고 쉽지만 쉽게 읽었기 때문에 쉬울 뿐이다. 하나하나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굉장한 심오함으로 가득찬 소설이고, 그걸 눈치채지 못하고 그냥 재미나게 읽는다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알듯 말듯, 이해할 듯 말듯 한 부분부분들을 짚기도 하고 넘기기도 하면서 일단은 다 읽었다. 우선은 재미있는 소설이고,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대충 알것도 같았다. 하지만 놓친 부분이 있을 듯 하여 들은 빨간책방...... 내가 완벽하게 이해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되도록 좋게 봐주려고, 좋은 쪽으로 해석하려고 노력하게 되던 주인공 조백헌 원장. 왠지 안쓰러웠던 그 사람... 마지막 장에서 나무뿌리를 캐다가 대화를 나누며 그을..
도리스 레싱 『다섯째 아이』 요즘 정말 빨책이 내 책 고르는 첫번째 기준이 된 것 같다. 어쩌면 유일한.... 빨책이 아니었다면 읽어볼 생각도 하지 못했을 소설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아 우리나라에 유명해 졌다고는 하지만 나에게는 그저 낯선 작가일 뿐인 도리스 레싱.....그녀 역시 처음 알게 되었다. 대책없이 천진하고 강한 가족애를 가진 데이비드와 헤리엇 사이에서 태어난 다섯째 아이 벤 헤리엇은 그 아이를 악마라고도 하고 동물 같다고도 하고 고대적 유전자를 타고난 (네안데르탈인?) 아이라고도 한다. 그 아이로 인해 가족들 간의 유대나 행복 등은 모두 깨져버렸지만 헤리엇은 어쩔 수 없는 모성애로 벤을 포기하지 못한다. 나라면 어땠을까.....출산을 앞둔 산모라면 읽지 않는게 좋을법한 소설이기도 하다. 고전치고는 분량도 적고 쭉쭉 읽히는..
정유정 『종의 기원』 인도에 사느라 정유정 작가의 신작이 나온줄도 모르고 있었다. 다음 1년 동안 읽을 책 고르다가 발견하고 어떤 내용인지도 안보고 무조건 구입한 책. 그만큼 이제 나에게는 믿고 보는 작가다. 당연히.....그 맹목적 믿음이 안 아까울만한 책이었고....... 한번 쭉 읽고....읽으면서 생각하고, 다시 앞을 펼쳐보다가 책을 끝까지 다 읽은 후 다시 처음으로 되돌려서 다시 읽게 만드는 책. 앞뒤 이야기의 상관관계를 생각하고, 사건의 순서를 복기하면서 읽어야 제대로 이해가 되는 소설이다. 나 책읽으면서 왠만하면 그런짓 잘 안하는데 도저히 안되겠어서 급기야 연도별로 사건과 주인공 나이를 적어가며 읽음 ㅋ 소설 초반엔 선도 악도 아닌듯 보이는 유진이 사실은 악이라는 것......(그것도 아주 오래전부터) 을 스스로..
한강 『채식주의자』 빨간책방에 출연하신 한강 작가님의 목소리를 들은 후 작가의 책을 한번은 꼭 읽어보고 싶었다. 미처 그러지 못하고 있던 사이 한국에서 날아든 좋은 소식.....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을 받았다는 거다. 한글 사용 국가가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와 북한밖에 없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국가적 명예가 아닐 수 없다. 나랑 일면식도 없는 작가 이지만 왠지 내 일처럼 기뻤다. 한편으로는 번역자가 함께 상을 탔다는 얘기를 듣고 조금 아쉽기도 했다. 한글 그 자체로 읽어야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감성과 정확한 의미를 읽어내려 갈 수 있을텐데..... 한글 사용 국가가 적다보니 문학계에선 소외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아쉽고, 번역의 힘이 컸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음에 안타까움도 있었..
이신애 『잠수네 아이들의 소문난 영어공부법』 잠수네에 대해 들어본적은 있었으나 한동안 잊고 있었다. 같이 인도에 살다가 한국에 먼저 복귀한 언니가 아이들 영어를 어떻게 유지시켜 줄까 고민 중이라며 이 책을 읽고 있었다. 당장은 그곳 환경에 의존할 수 있다지만 나 역시 얼마후 같은 고민을 해야 하므로 당장 책을 사서 읽어봤다. 학원에 의존하지 않고 원어민 수준으로 영어를 잘 할 수 있도록 아이를 교육하는 비법 중에 비법이 담긴 책이다. 하지만 그 비법엔 굉장한 수고와 노력과 인내와 포기.....그리고 아이의 자질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좋은 재료를 끊임없이 공급하는 엄마의 수고와 노력은 물론이고, 잘 따라주지 않는 아이들 독려하고 타이르고 야단치며 이끌어갈 엄마의 인내가 꼭 필요하다. 또한 일단 영어를 선택한 만큼 그 밖의 것들.....가령 예체능이..
히가시노 게이고 『가면산장 살인사건』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다. 용의자 x의 헌신을 읽고 나서도 느꼈지만 추리소설계의 대가라 불리울만한 작가이다. 오히려 아가사 크리스티의 글을 읽고 난 후에는 좀 실망을 느끼기도 했었는데 비슷한 배경의 이 소설은 전혀 다른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여기서 부터 스포일러 포함 되었으니 아직 책 안 읽으신 분, 그러나 읽을 예정이신 분 퇴장하소서. 결혼 일주일을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해 죽은 도모미의 약혼자였던 다카유키. 도모미 아버지의 초대로 가족 모임에 참석하게 된다. 도모미의 부모와 오빠, 현재는 작가로 활동중인 친했던 친구와 사촌 여동생. 그리고 그녀를 좋아하는 듯한 먼 친척인 주치의. 마지막으로 도모미 아버지의 비서. 그를 포함해 8명이 한자리에 모였고 예상치 못하게 침입한 강도가 그들의 모임을 망치면서 ..
줌파 라히리 『축복받은 집』 이럴때 빨책에 감사한다. 나 스스로라면 절대로 고르지 않았을 책 표지에, 전혀 흥미를 가지지 않았을 먼나라 작가의 소설..... 빨책에서 소개하면서 두 임자께서 하도 극찬을 하길래 한국가면 한번 사볼까~~하고 있던 차 봄이 학교 도서관을 어슬렁 거리다가 발견한 책이다. 아메리칸 스쿨 미들하이 도서관에서 어슬렁거린 나도 기특하고, 이 책을 추천도서로 선정하여 학교에 비치하도록 하게 한 그 장본인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이다. 어쨌거나 눈이 번쩍뜨여 즉시 대여를 했더란다. 사실 난 단편집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하나하나의 글이 좋을지라도 나중되면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게중 몇개는 괜찮지만, 일부는 끼워팔기 한 듯 보이는 글들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그런 기준에서 본다면.....이 단편집은 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