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책읽기/2023년

이꽃님『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728x90
728x90

 

 

가을이가 학교 책따세 책으로 읽는 중인 책인데

너어~~~~무 너무 재미있다며 조잘조잘 얘기를 했다.

나도 제목이 익숙한 걸로 보아 작년 담임쌤께서 방학 동안 읽을 권장도서에 넣어주셨던 책인듯 한데~~~

딱히 흥미가 없었는데 읽다보니 너무 잼있다며 엄마도 읽어보란다.

마침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길래 얼른 빌려왔지 ^^

 

주인공 두 사람이 서로 편지를 주고 받는 형식의 소설인데,

첫 번째 챕터, 그러니까 첫 번째 편지의 말투가 너무 딱 한심한 중딩이 같은 느낌이어서

되게 유치할 거 같다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고,

두 번째 편지, 그러니까 과거 은유가 미래 은유에게 보낸 답장은 진짜 딱 초딩이가 쓴 글 같은데다

옛날 얘기들이 잘 묘사되어 있어서 조금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과거 은유가 자라면서 말투 변하는 것도 읽는 재미를 느끼는데 한몫 했다. 작가가 신경 많이 써서 글 쓴게 느껴짐.)

작가는 나보다 열살은 어린 것 같은데~~~ 과거 은유는 내 세대의 이야기를 잘도 알고 있었다.

아마도 자료조사를 열심히 하신거겠지?

 


 

!! 지금부터 스포 시작 !!

책 읽으실 분들은 여기서 멈추고 나가세요~ 훠~이 훠~이

 

지금 중2인 은유는 아빠를 따라서 억지로 느리게 가는 우체통에 자기 자신에게 쓴 편지를 넣는다. 1년 후에 도착한다능~

그런데 1982년에 살고 있는 초3 은유에게 답장이 온다. 언니 미친사람 아니냐며~

여기서부터 둘은 계속 편지를 주고 받게 되는데 재미있는건 둘의 시간이 다르게 흐르고 있다는거다.

미래의 은유가 1년을 살 동안, 과거의 은유는 10살짜리 초딩이에서 20대 후반의 어른으로까지 성장한다.

그래서 처음엔 미래의 은유에게 언니라고 부르던 과거의 은유는 어느 순간 동갑이 되고,

나중엔 입장이 바뀌어 미래의 은유가 과거의 은유에게 언니라고 부르게 된다.

(이 부분이 보통의 시간을 넘나드는 이야기들과 다른점이었고, 되게 신선하게 느껴졌다.)

과거의 은유는 미래의 은유가 무심한 아빠 때문에 힘들고, 엄마에 대해 전혀 알려주지 않아 슬픈걸 알고,

은유 부모님을 찾아내 딸에게 좀 잘해주라고 하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어쩌다보니 그 과정에서 미래의 은유 아빠랑 친구가 되어버렸다.

은유 아빠의 여러 여자친구들 중 마지막, 딱 미래의 은유 엄마일걸로 추정되는 여자의 사진을 보내주는데

놀랍게도 그 여자는 미래의 은유 새엄마가 될 사람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은유가 과거 은유와 다정이를 헷깔렸다고 생각했다. 새엄마 될 사람은 꼭 과거의 은유같아서.)

 

그렇게 편지를 주고 받던 중 1년이 지났고, 은유 아빠가 느리게 가는 우체통에 넣은 편지가 은유에게 도착한다.

아빠는 과거의 은유와 친구로 지내다가 결혼하게 되고 아이를 가졌는데, 그게 바로 미래의 은유.

과거의 은유는 죽을 병에 걸려서 임신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미래의 은유를 있게 하기 위해 자신을 포기한다.

(죽을병을 소재로 썼는데 식상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

아빠는 엄마가 죽던 날 태어난 은유를 마음껏 사랑하지도 못했고, 이름을 부르지도 못했으며, 생일을 챙겨주지도 못했다.

은유는 도대체 아빠가 왜 그러는지 서운하기만 했는데 그날이 바로 엄마의 기일이라서이고,

이런 사연을 알려주면 은유가 너무 자책감에 시달릴까봐 그래왔었나보다.

아빠가 준 편지안에는 엄마가 마지막으로 쓴 편지도 있었는데, 아마 아빠는 그걸 뜯어보지 않았었나보다.

은유와 은유엄마 사이는 전혀 모르는 듯.....

은유엄마는 자신의 전생애에 걸쳐 친구로 지내던 아이가 자기 아이였다는 걸 깨닫게 되었을때 얼마나 놀라웠을까.

 

시간을 넘어 주고 받는 편지라든가 암이라든가 하는 아주 식상한 소재들을 가지고 이런 신선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쳐 주고 싶다.

청소년 소설이 아니라 어른을 위한 소설로 써도 좋았겠다 싶다.

편지글이다보니 보통의 소설에 녹아있는 '묘사'가 거의 없는데, 그런 것도 좀 같이 넣어서...

그리고 아무리 독자의 상상력에 맡긴다지만, 미래의 은유는 편지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처음엔 강원도에 여행가서 느리게 가는 우체통에 넣었다지만 그 다음은?

그리고 딱 한가지 아쉬웠던 점......

미래의 은유가 편지에 자신의 사진을 넣어줬다면 어땠을까.

그럼 엄마는 아직 뱃속에 있는 자기 딸의 성장한 모습도 볼 수 있었을텐데.....그랬다면 더 감동적이었을 것 같다.

 

아무튼 가을이 덕분에 재미있는 청소년 소설 하나 읽었다 ^^

가끔 아이들하고 같은 책을 읽고 얘기하는거....참 좋다~~

 

 

728x90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