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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읽기/밑줄긋기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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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 아르망 푸조는 정확히 어떻게 회사 푸조를 창조했을까?

그 방식은 역사를 통틀어 사제와 마술사가 신과 악마를 창조해 낸 방식과 매우 비슷했다. 오늘날 수천 명의 프랑스 신부들이 일요일마다 교구 성당에서 여전히 성체를 창조해내는 것과도 대단히 유사하다. 그 모두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그리고 그 이야기를 믿게 만드는 것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활동들이다. 프랑스 신부의 경우에는 가톨릭 교회에서 말하는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핵심이다. 신성한 복장을 한 가톨릭 신부가 적절한 순간에 엄숙하게 말을 하면, 평범한 빵과 포도주가 신의 살과 피로 바뀐다. 신부가 라틴어로 "Hoc Est Corpus Meum.(이것은 내 몸이다)"이라고 야릇한 주문을 외우면, 빵은 그리스도의 살로 전환된다. 신부가 모든 절차를 정성스럽게 준수하는 것을 본 프랑스의 경건한 가톨릭 신자 수백만 명은 축성을 받은 빵과 포도주에 정말 하느님이 임한 것처럼 행동한다.

(가톨릭 신자로서 그러면 안되는데.....야릇한 주문이라는 표현에서 완전 빵터졌다 ㅋㅋㅋㅋ)

 

 

2

 

오늘날 결혼 생활을 특징짓는 잦은 불륜, 높은 이혼율, 나아가 아이들과 어른들이 모두 겪는 갖가지 심리적 콤플렉스들은 어디에 연원을 두고 있을까. '고대 공동체' 이론의 지지자들은 사람들에게 인간의 생물학적 소프트웨어와 맞지 않는 핵가족과 일부일처제로 살도록 강제한 탓이라고 주장한다.

(내 결혼관이랑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네~ 후훗~~~)

 

 

3

 

농업혁명은 안락한 새 시대를 열지 못했다. 그러기는커녕, 농부들은 대체로 수렵채집인들보다 더욱 힘들고 불만스럽게 살았다. 수렵채집인들은 그보다 더 활기차고 다양한 방식으로 시간을 보냈고 기아와 질병의 위험이 적었다. 농업혁명 덕분에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식량의 총량이 확대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여분의 식량이 곧 더 나은 식사나 더 많은 여유시간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인구폭발과 방자한 엘리트를 낳았다. 평균적인 농부는 평균적인 수렵채집인보다 더 열심히 일했으며 그 대가로 더 열악한 식사를 했다. 농업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였다.

(충격적인 사실이다. 왜 사회는 계속 발전하는데 인간은 점점 더 행복해지지는 않는지 하는 물음에 대한 답처럼 들린다.)

 

 

4

 

함무라비 법전과 마찬가지로 미국 독립선언문은 사람들이 그 문서의 신성한 원치을 따라 행동한다면 수백만 명이 효과적으로 협동할 수 있을 것이며 공정하고 번영한 사회에서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한다. 미국 독립선언문은 함무라비 법전과 마찬가지로 그 당시 그 시대의 문서만이 아니었고, 후손들에 의해서도 받아들여졌다. 미국의 학생들은 2백 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것을 베끼고 암송해왔다.

이 두 문서는 우리에게 명백한 딜레마를 제시한다. 둘 다 스스로 보편적이고 영원한 정의의 원리를 약속한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인들에 따르면 모든 사람이 평등한 반면 바빌론인들에 따르면 사람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물론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옳고 바빌론 사람들이 틀렸다고 말할 것이다. 함무라비는 당연히 자신이 옳고 미국인들이 틀렸다고 받아칠 것이다. 사실은 모두가 틀렸다. 함무라비나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모두 평등이나 위계질서 같은 보편적이고 변치않는 정의의 원리가 지배하는 현실을 상상했지만, 그런 보편적 원리가 존재하는 장소는 오직 한 곳, 사피엔스의 풍부한 상상력과 그들이 지어내어 서로 들려주는 신화 속뿐이다. 이런 원리들에 객관적 타당성은 없다.

우리는 사람을 '귀족'과 '평민'으로 구분하는 것이 상상의 산물이라는 말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사상 또한 신화다. 어떤 의미에서 모든 인간이 서로 평등하다는 것인가? 인간의 상상력을 벗어난 어딘가에 우리가 진정으로 평등한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세계가 있단 말인가? 모든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평등한가? 미국 독립선언문의 가장 유명한 구절을 생물학 용어로 한번 번역해보자.

"우리는 다음 진리가 자명하다고 믿는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되었으며, 이들은 창조주에게 생명, 자유, 행복의 추구를 포함하는 양도 불가능한 권리부여받았다."

.....

........

따라서 미국 독립선언문의 해당 구절을 생물학 용어로 번역하면 이렇게 된다.

"우리는 다음의 진리가 자명하다고 본다. 모든 사람들은 각기 다르게 진화했으며, 이들은 변이가 가능한 모종의 특질을 지니고 태어났고 여기에는 생명과 쾌락의 추구가 포함된다."

(이 양반 완전 똘똘하심!)

 

 

5

 

쓰기는 인간의 의식을 돕는 하인으로 탄생했지만, 점점 더 우리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다. 컴퓨터는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말하고 느끼고 꿈꾸는지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우리는 호모 사피엔스에게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숫자 언어로 말하고 느끼고 꿈꾸라고 가르치고 있다. 게다가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인공지능 분야는 오로지 컴퓨터의 이진부호에 기반을 둔 새로운 종류의 지능을 만들어내려고 하고 있다. <매트릭스>나 <터미네이터> 같은 SF 영화는 이런 이진부호가 인간이 씌운 굴레를 벗어던지는 날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이 반항적인 문자체계를 다시 통제하려고 하자, 그 체계들은 그 반응으로 인류를 쓸어버리려고 한다.

(원헌드레드에서 베카1이 원자폭탄을 마구마구 터트리던 장면이 생각나네~)

 

 

6

 

세 번째 유형의 생물학적 설명은 완력이나 폭력성은 덜 중요하게 보고, 대신 수백만 년에 걸친 진화를 통해 남녀가 각기 다른 생존 및 번식 전략을 발전시켰다고 설명한다. 남자들이 가임기 여성을 임신시킬 기회를 놓고 서로 경쟁할 때, 번식에 성공할 확률은 무엇보다도 다른 남자들을 넘어서서 이기는 능력에 달려 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가장 야심 차고 공격적이며 경쟁적인 남자의 남성적인 유전자들이 후대에 물려지게 되었다.

반면에 여자들은 자신을 임신시킬 남자를 찾는 데 어려움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나중에 자신에게 손주들을 안겨줄 아이를 원한다면, 자궁 속에 9개월간 아기를 힘들게 품어야 했고 출산 후에는 오랫동안 양육해야 했다. 이 기간 동안에는 식량을 구할 기회가 평소보다 줄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필요했다. 그녀는 남자가 필요했다. 자신과 자녀의 생존을 보장하려면, 남자가 내세운 조건은 뭐든 받아들이는 수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래야 함께 지내면서 부담을 나눌 수 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순종적이고 집안을 잘 돌보는 여자의 여성적 유전자가 후대에 전해지게 되었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싸우는 데 시간을 너무 많이 들인 여자는 자신의 강력한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남기지 못했다.

(동서를 불문하고 예로부터 남녀차별이 있을 수 밖에 없던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말해주는 것 같다. 남녀가 많이 평등해졌다고 하는 현대에 와서도......아이가 있는 여자가 그렇지 않은 여자보다 출세하기 훨씬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생물학적으로 그리 태어났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고는 하나......어쩐지 씁쓸한건 사실이다.)

 

 

7

 

제2차 세계대전 당시 BBC 뉴스는 나치 점령하의 유럽에 방송을 내보냈다. 모든 뉴스 프로그램은 첫머리에 영국 국회의사당 시계탑의 시계 소리를 생방송으로 들려주었다. 이것은 자유를 상징하는 마법의 소리였다. 독일의 천재 물리학자들은 생방송에 나오는 딩동 소리의 톤이 날씨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난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를 토대로 런던의 기상상황을 파악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그 정보는 독일 공군에게 귀중한 도움이 되었다. 영국 정보부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는 그 유명한 시계 소리를 녹음 방송으로 바꿨다.

(와~ 진짜 위대한 과학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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