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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읽기/2007년

야스미나 키드라『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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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다른 장르의 소설을 읽었다.
주로 담담하게 살아가는 이야기,
잔잔한 사랑 이야기 등이 주제인 책들을
섭렵해왔었는데...
아침 뉴스에 책소개 코너에서 소개된 신간에
흥미를 얻어 별 고민없이 집어든 책이다.

일단은 나에게 있어서는 전혀 생소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지역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는게 끌렸고, 거기다가 좀더
흥미로운건 주 줄거리가 자살폭탄테러에 관한 것이었다는것......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하는 자들은 누구이며,
그들은 어떤 심정으로 폭탄속으로 몸을 던지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알고 싶었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런 나의 기대와는 조금 벗어난 감이 없지 않았다.
실제 두 나라(?)간 분쟁이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평범하게 살아가던 한 외과의사가 부인의 자살폭탄테러 사건을 접하고 겪어가는 고통과
그것을 이겨내 가는 어려운 시간들에 대해
참 불편하게 엮어간 책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읽는 내내 내가 주인공이 된것처럼 답답한 마음이 계속 들었다.
도대체 주인공 아민의 부인은 왜 행복한 삶을 버리고 사지로 자신을 내몬것인지....
거의 책의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서서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녀를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것은....
삶이란 단지 일반적인 행복...그러니까 부와 명예와 겉으로 평화로워 보이는 인간관계등 만으로는
진정한 행복을 말할수 없다는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녀는 베두인에서 유대인으로....
팔레스타인의 국적을 가진 여자에서 이스라엘 국적을 가진 여자로 겉모습을 탈바꿈하고,
그에 걸맞는 부와 명예를 누리며 살았지만.....
여전히 고통을 겪고 있는 자신의 민족의 아픔을 외면하지 못했고,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며 살아왔던 것이다.

물론 자신만을 사랑하고 믿어주던 남편에게
크나큰 배신감을 준것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것 이상으로 그녀가 숙고했어야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리고 나라면 죽어도 그런 결심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얼마나 그들의 삶이 처절하고 절실한지
조금은 느낄수 있을것 같았다.
만약 그녀의 시각에서 이 소설을 다시 쓴다면....
겉으로 보이는 행복을 진정한 행복이라 믿고 사는 남편에 대한 허탈함,
민족의 아픔을 외면한채 달랑 국적을 바꿔서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모순적인 삶에 대해
그려지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통해 오랜만에 나의 삶 밖의 세상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조금이나마 관심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 두나라의 분쟁이....하루빨리 끝나기를 빈다.

글쓴날 : 2007.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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