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스럽다는 말 밖에 생각이 안난다.
그의 삶 모든 부분에 있어, 나로서는 따라갈 수 없는 위엄이 있다.
영문학과 생물학을 전공하고도, 결국 의사가 되기로 마음 먹은 이 사람.....
(도대체 공부를 얼마나 더 많이 해야하며, 머리가 얼마나 좋은거얌~~~)
암 선고를 받고도 좌절하지 않고 그것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질 수 있는 희망을 향해 나아간다.
의사로서, 환자로서 자신의 깊은 고뇌와 생각을 담담히 적어내려간 글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나를 감동 시킨 것은,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 미지수인.....머지않아 그날이 올 것이 분명한 남자와
그 남자를 남편으로 둔 아내가 내린 결정이
아이를 갖는다.....라는 것이었다.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일까, 우리 정서에......뱃속에 있는 아이도 낳아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할 것 같은데......
남편 없이 혼자 아이를 키워내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없지 않았을텐데,
아빠없이 자랄 아이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도 분명 생길걸 알고 있었을텐데,
이들은 그것에 집중하지 않고, 다만 그들의 사랑의 결실인 아이를 갖고 싶어했고
짧은 시간이나마 그 아이를 충분히 사랑해 주다 그는 갔다.
나 없이 혼자 아이를 키워내며 살아갈 아내, 그리고 아빠없는 아이에 대한 걱정이 아닌
나도 없는데 혼자 외롭게 살 아내를 걱정한다.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정서.
그러나 너무나도 존경할 만한 부분이었다.
(그만큼 사회적 편견도 우리보다 적고, 복지도 잘 되어 있겠지....뭐 어쨌든.....)
가장 가까운 가족이 오랫동안 아팠다가 세상을 떠나는 것을 경험한 나로서는,
특히나 신경외과의였던 그의 글들이 여러면에서 마음을 울렸다.
맞아....아빠도 그랬었지......
그리고....왜 우리는 이런 의사를 만나지 못했었던가......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수술 동의서를 받기 전 미팅에서, 생존율 몇 퍼센트, 사망율 몇 퍼센트.....어쩌구 저쩌구......
다가올 수술을 걱정하는 환자나 가족에 대한 위로는 전혀 없이, 혹시 모를 사고에 대한 면피에만 급급했던 그들이 생각났다.
유능한 의사일 뿐만 아니라 사색가이자 멋진 작가인 그가, 그리고 그의 가족들이 너무 존경스럽다.
그리고 그의 삶이 너무 안타깝다. 꿈을 좀 더 펼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은 사람이 되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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