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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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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수,문정『1cm 다이빙』 이 책이 어떻게 우리집으로 오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언젠가부터 책꽂이에 꽂혀 있었는데 아무도 모른대 ㅋㅋ 뭐지? 아무튼 얇고 글밥이 많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을 듯 하여 한번 읽어봤다. 나랑은 결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라 되게 공감하거나 하지는 못했지만, 덕분에 나랑은 다르게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의 속마음도 조금 알게 된 듯 하다. 작가님들이 이 책을 계기로 좀 더 힘을 낼 수 있게 되었기를 바래본다.
김영하『퀴즈쇼』 김영하 작가에 대해서는 조금 안다고 생각했었다. 그의 책을 다섯권이나 읽었으니~ 그런데 알고보니 아는게 하나도 없었다. 그 다섯권 외엔 그에 책에 대해 아는게 없다는걸 이제야 알게 됨. 중고서점을 기웃거리다 김영하라는 이름을 보고 그냥 집어 들었다. 처음보는 제목이었다. 사실 제목이 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건 크게 상관이 없을 것도 같았다. 나에게 있어 소설은 줄거리나 가독성 만큼이나, 어쩌면 그 이상으로 중요한게 문체인데, 그 '문체' 때문에 믿고 보는 작가들이 있다. 그들은 주로 젊은 시절 쓴 책들의 문체가 아주 유려하고 현란하다. 걸작이라 추앙받는 외국 소설들을 읽을 때 느껴지는 감정은 대부분 '주절거린다'인데, 이 작가들은 그런 것도 아니다. 우리말에서 구사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문장을 최..
엘런 L. 워커『아이 없는 완전한 삶』 문지혁 작가의 중급한국어....또는 초급 한국어에서 이런 책이 있다는 걸 알고 제목이 흥미로워 찾아 읽어보게 되었다. 아이가 없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 장단점에 대해 나열한 책~ 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흥미롭게 읽기는 했으나, 한 권을 다 읽고 난 소감은 비슷한 얘기가 계속 반복된다는 것이었다. 아이를 가지면 노후에 함께 할 자식이 있고 키우는 재미를 느낄 수는 있겠지만 돈도 많이 들고, 모든 삶이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자아실현이 어려울 것이라는 것. 아이를 가지지 않으면 조금 외롭고 노후에 배우자가 먼저 죽고자면 더욱 고독해질 수도 있겠지만 그건 노후대비를 잘 해놓으면 될 것이고, 사는 동안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할 수 있고 시간적으로 여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는 것..
한강『소년이 온다』 제목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어쩐지 한강 작가의 책들은 나에게 조금 난해하게 느껴저서 읽을 생각을 안 하고 있다가 우연히 읽게 되었다. 제목만 보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는데, 5.18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쓴 책이다. 역시나 한강 작가 스타일답게 화자도 계속 바뀌고 가끔은 누가 말하는 건지 잘 모르겠을 때도 많아서 앞뒤를 넘겨가며 봐야 했다. 친구 정대와 정대의 누나 정희를 찾으러 나섰다가 민주화 운동에 합류하게 된 동호의 이야기, 어린 새 죽은 정대의 영혼이 읊조리는 검은 숨 동호와 함께 5.18을 겪었고 지금은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는 은숙의 이야기, 일곱개의 뺨 함께 끌려가 고초를 당했던 진수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교사가 꿈이었던 남자가 화자인 밤의 눈동자 마지막으로 동호의 어머니가 이야기..
최진영『구의 증명』 여행 갈 때 가져간 책을 다 읽어버려서~~~ 함께 간 조카가 들고 온 책을 빌려 읽었다. 어땠어? 음.....좀 난해해요. 어릴 때부터 친구였다가 연인이 된 구와 담이의 이야기 책 소개글에는 사랑하는 연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겪게 되는 상실과 애도의 과정을 통해 삶의 의미 혹은 죽음의 의미를 되묻는 소설이다. 라고 되어 있다. 누군가의 100자평에는 식인이란 소재를 이렇게 가슴 절절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라고 되어 있다. 책을 다 읽고 난 내 마음 속에는 굳이 이렇게까지 했어야만 했을까? 라는 생각이 남아 있다. 처음에는 이게 뭐지? 하는 마음으로 읽다가 어느 순간 몰입이 되서 읽기는 했다. 구와 담이의 끊을 수 없는 서로에 대한 사랑.....좋다. 그런데 꼭 그렇게 극단적인 소재..
문지혁『중급 한국어』 초급 한국어의 다음 이야기 주인공 문지혁이 한국으로 돌아와 글쓰기 강사로 일하면서 겪는 소소한 일상에 관한 이야기이다. 대학에서 강의를 한다고 해서 모두 고소득 교수님이 아니라는 뼈아픈 사실, 아이가 잘 생기지 않을 때 부부가 하는 고민, 갈등들..... 아이를 키우면서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기쁨이나 어려움 등에 대해서........ 예전에 비해서 책을 내기가 훨씬 수월해졌지만, 그래서 어쩐지 다들 나도 책 한 권쯤 낼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책을 냈다고 해서 모두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현실, 몇 십년 후에 읽는다면 맞아, 이런 일도 있었지...라는 생각이 들게 할 코로나 시국의 우리들.... 뭐 그런 사소하고도 중요한 일들을 재미있게 풀어낸 소설이다. 엄청난 임팩트는 없지만 읽는 내내 공감가..
문지혁『초급 한국어』 알라딘 중고서점에 구경갔다가 '중급 한국어'라는 책을 발견했다. 요즘 내가 한국어에 관심이 많아서~~~ 뭔가 하고 집어 들었는데 표지가 되게 예쁜 소설이네? 그런데 '초급 한국어'가 먼저 나왔다는 거 아니겠어? 그래서 얼른 주문했다. 초급부터 읽는게 순서일 것 같아서~~~ ('고급 한국어'를 내놓으라는 독자들의 독촉도 보이더군 ^^) 끝에 붙어 있는 작가의 말에 순수하게 픽션이라고 하는데~~~ 어쩐지 공지영님의 먼바다 작가의 말을 읽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말은 그렇게 해도....대부분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죠? 하는? 게다가 소설의 주인공이 작가님 자신의 이름이니...... 읽다가 다시 한 번 앞뒤를 살폈다. 이거 에세이인가? 미국에서 대학원을 마치고 초급 한국어를 가르치는 문지혁씨에 대한 이야기..
고명재『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 시집도 너무 좋은데 이 산문집 역시 정말 좋다는 리뷰를 읽고 나도 찾아 읽어봤다. 작가에 대한 아무 정보없이 다 읽고 나서 프로필을 찾아보고 깜짝 놀랐다. 나보다 한참이나 어린데........세상을 많이 겪은 사람이 쓴 글 같은 이 분위기 무엇~ 글이 참 따뜻하고 예뻐서 좋았다. 자라면서 여러가지 힘든 일도 많았던 듯 싶어 그게 안쓰럽다가도, 그러나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자란 사람이라는게 느껴져 되게 따뜻하기도 했다. 산문집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도 읽으면서, 읽고 나서 이 책이 점점 좋아졌다. 작가의 사고가 아주 기발하기도 했다. 돌돌돌~ ㅋㅋ 일생을 두고 사랑했다던, 자신을 길러준 비구니가 대체 누구였는지는 끝까지 말해주지 않음 ㅠ.ㅠ 왜 잠시 절에 살았고 왜 비구니의 손에 길러졌는지 알려주셔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