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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봄/2024.열여덟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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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딩이 봄이 아침에 일어나니 봄이 학교 등교시간이 30분 늦춰졌다는 메시지가 와 있다.잠 좀 더 자라고 두었다가~ 일어나야 할 시간이 되어서.....그리고 장난끼가 발동하여~ (당연히 놀라서 벌떡 일어나면서 뭐라고 할 줄 알고) "일어나~ 8시 반이야. 학교 안 가? 엄마가 몇 번이나 깨웠어~~~"(부스스 눈을 뜨더니 느릿한 말투로)"으음~~ 어쩌...지"이 반응 모지? ㅋㅋ 나중에 아침 먹으면서 물어봤다. 늦었다는데 넌 왜 그리 덤덤하냐고.왜 제때에 깨우지 않았냐고 엄마한테 뭐라고 할 법도 한데~~ "엄마가 몇 번이나 깨웠다며. 내가 안 일어난건데 뭐 어떻게 해...."우리 봄이 참 순하다. 엄마한테 짜증 한번을 안 내고.....  학교 갈 준비를 다 했는데 시간이 또 늦춰져서~~~같이 나가서 눈사람 만들었다 ㅋㅋ..
시간 참 빠르네!! 거리에 중고생 아이들이 넘쳐난다. 수능 준비 땜에 단축수업~~ 내일 수능보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괜히 내가 떨리고, 이제 울 봄이가 고3이라고 생각하면 아찔하고 아득하다. 이랬던 아기가 벌써 다 커 고3 이라니~~~ 현실에 찌들어 많이 힘들텐데 그래도여전히 엄마보면 방글방글 웃어주는 울 봄이!! 1년만 버텨보자!!
우리집 회장님들 처음 한국 돌아왔을 때 반장 한번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니까 구찮게 그런 건 뭐하러 하냐고 하던 봄, 그리고 밖에 나가면 무쟈게 샤이해져서 공약 발표나 할 수 있을까 싶었던 가을..... 여러모로 많이 변했다, 울 딸들 ㅋㅋ 봉사정신이 샘솟은건가, 권력의 맛을 알게 된건가...ㅋㅋ 난...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매년 반장 선거에 나갔다. (물론 늘 당첨되었고 ㅋ) 그걸 그만둔 건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 예전엔 아이가 반장이면 엄마도 (돈을 좀 쓰는) 반장엄마가 되어야 하는데, 울아빤 그런데에 돈 쓰는 걸 극도로 싫어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래몰래 날 지원해 주시는 엄마에 대한 미안함과 걍 시대가 그러하니 좀 호응해주지...하는 아빠에 대한 서운함으로 모범생으로 사는거 때려쳤다. (반장을 못한다..
봄이의 이성친구 새학기를 맞아 아이들에 대해 파악하고자, 개인상담 전 설문조사서를 나눠주신 봄이의 담임쌤 친한 친구를 적으라는 란에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 이름을 적었단다. 그 밑에 이성친구가 있는지 없는지 표시하는 란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단다. 친한 친구란에 남자애들 이름도 다 적었는데 뭘 또 표시를 하라고 하실까....하면서 '있다'에 표시를 했단다. 개인상담 시간....성적에 대한 얘기도 하고, 친한 친구 얘기도 하시다가 그래, 그러면 이성친구는.....어느 학교니, 하고 물으셨단다. 음...우리학교에도 있고, 다른 학교에도 있고, 두루두루 있어요. 순간 빵터지신 선생님......속으로 나쁜년!! 이라고 생각하셨단다. 아니~~~ 이성인 '친구'를 쓰랬잖아. 그럴거면 애인, 사귀는 사람, 남자친구 이런 단어를 썼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