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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읽기/2024년

마이클 셸런버거『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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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책 빌리러 갔다가, 간 김에 책 구경 좀 하다가 문득 눈에 들어와 빌려온 책이다.

일단 제목이 너무 맘에 들었다.

우리가 어떤 착각을 하고 있는 걸까 궁금했다.

일단 작가가 원자력 옹호자라는 것이 살짝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뭐 그거랑 상관없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그동안 우리가 환경에 관해 어렴풋이 알고 있던 것들,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여러가지 근거를 제시하면서 이야기해 주었다.

물론 그들이 다 틀리고, 작가가 하는 말이 다 맞다고 전적으로 믿을 수는 없겠지만

양쪽의 얘기를 들어볼 필요는 있는 것 같았다.

원자력은 무조건 나쁘고 (왜 나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함)

태양광이나 풍령 발전은 무조건 좋다고 (에너지 밀도가 낮기 때문에 훨씬 더 넓은 땅이 요구된다)

우리는 보통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얘기도 해 준다.

 

선진국들이 본인들은 산업화를 통해 누리고 있는 각종 편리함과 혜택을,

환경을 보존한답시고 후진국 사람들은 누리지 못하게 막는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본인들은 그 혜택을 포기할 마음도 없으면서 말이다.

고릴라 사냥은 자기들이 해놓고, 고릴라를 보호하겠다고 원주민들을 쫓아내기도 하고~~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플라스틱이 개발됨에 따라 바다거북이나 코끼리가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고,

유전을 개발함으로서 더 이상 고래기름이 필요없어져 고래도 포획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고 한다.

 

책의 분량이 워낙 방대해서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무튼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를

아주 많이 해주는 책이다.

 


 

1_p87

나는 그에게 아마존이 지구 전체 산소의 주요 공급원이라는 말이 사실이냐고 물었다.
"헛소리예요." 넵스태드가 말했다. "그 말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어요. 아마존이 생산하는 산소가 엄청나게 많은 건 맞지만 호흡하는 과정에서 산소를 빨아들이니까 결국 마찬가지입니다.

 

2_p92

세계적으로 볼 때 숲이 차지하는 면적은 점점 넓어지는 중이다. 화재 발생 빈도도 낮아지고 있다. 1998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화재로 소실되는 숲의 면적은 25퍼센트나 줄어들었는데, 그 이유는 대부분 경제 성장 덕분이다. 경제 성장은 도시 일자리를 만들고, 도시로 몰려든 사람들은 화전민 생활을 청산하게 된다. 경제 성장은 농부가 불을 지르는 대신 기계를 이용해 숲을 개간할 수 있게 해 준다. 
전 세계적으로 지난 35년간 사라진 것보다 더 많은 숲이 새로 생겼다. 그 면적을 합치면 텍스사와 알래스카를 합친 정도가 된다. 1995년부터 2015년까지 유럽에는 벨기에, 네덜란드, 스위스, 덴마크를 합친 것과 비슷한 면적의 숲이 새로 생겨났다. 그레타 툰베리의 나라인 스웨덴에서는 지난 100년간 숲이 2배로 늘어났다.

 

3_p117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매년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9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 중 0.003퍼센트만이 빨대라는 사실을 생각해보자.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나 작은 변화일 뿐이다.
나는 2019년 말 피게너와 전화로 대화를 나누었다.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에 대해 피게너는 이렇게 말했다. "아주 중요한 환경 논의의 출발점이자 첫걸음이 되었죠. 하지만 그걸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요. 내가 바다에서 본 물건들은 일회용 컵, 스티로폼, 테이크아웃 컵, 비닐봉투 등 엄청 다양했거든요."

 

4_p138

브라질 남부 해안을 중심으로 대규모 조사를 수행한 결과 플라스틱 쓰레기만큼이나 어획으로 죽는 거북의 숫자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상업 어로나 밀렵으로 죽는 바다거북의 숫자는 정말 엄청나죠." 피게너가 설명했다. "지난 10여 년간 고기 그물에 걸려 죽은 올리브각시바다거북은 50만 마리가 넘어요. 게다가 경제 수역에서 확인된 숫자만 놓고 봤을 때 그래요. 공해상에서 벌어지는 일까지 다 합치면 얼마나 많은 거북이들이 죽는지 알 길이 없어요. 아마 수백만 마리가 매년 어선 때문에 목솜을 잃을 거예요."

 

5_140

캘리포니아는 비닐봉투를 금지했고 그 결과 종이봉투와 두툼한 가방인 '에코백'의 사용이 늘어났다. 문제는 이런 제품을 생산하면서 발생하는 탄소와 소비되는 에너지 양이 비닐봉투보다 더 많다는 데 있다. 종이봉투가 비닐봉투보다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버리기 전까지 44회 이상 재사용해야 한다. 비닐봉투는 해양에서 발견되는 플라스틱 쓰레기 중 고작 0.8퍼센트를 차지할 뿐이다.
유리병은 음료를 마실 때 느낌이 더 좋을 수는 있지만 유리병을 생산하고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유리병은 플라스틱병에 비해 생산 과정에서 170~250퍼센트의 에너지를 더 소비하며 200~400퍼센트의 이산화탄소를 추가 발생시킨다. 제작 공정상 들어가는 열에너지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6_p199

게다가 도시는 인구 집중을 불러온다. 반대로 말하면 더 많은 교외 지역이 야생의 품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도시는 얼어붙지 않은 지표면 중 고작 0.5퍼센트만을 차지할 뿐이다. 지구 전체를 놓고 볼 때 포장도로와 건물이 차지하는 면적 또한 0.5퍼센터 미만에 지나지 않는다.
농업 생산량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초원, 숲, 야생의 영억은 넓어진다. 세계적으로 보자면 삼림 회복 속도가 느린 삼림 파괴 속도를 따라 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7_p226

이 과정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의 직관과 반대되기 때문이다. MIT의 기후학자인 케리 이매뉴얼의 설명을 들어 보자. "2070년까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최소화하고 싶다면 인도의 석탄 화력 발전을 더욱 늘려야 해요. 말도 안 되는 소리처럼 들리죠. 석탄은 끔찍한 탄소 배출원이니까. 하지만 석탄을 더 많이 땐다는 것은 인도 사람들이 더 부유해진다는 말과 같아요. 더 부유해지면 아이를 덜 낳겠죠. 아이를 덜 낳으면 인구 성장이 멈추고, 인구가 줄어들면 탄소 배출량이 낮아집니다. 그럼 2070년쯤에는 사정이 훨씬 나아질 거예요."

 

8_p392

곤충 무리는 먼 거리를 이동할 때 특정한 기류를 사용한다. 그리고 풍력 발전기를 그런 기류를 활용할 수 있는 높이로 건설된다. 오클라호마주에서 곤충의 비행을 연구한 과학자들은 곤충들이 150~250미터 상공에서 가장 높은 밀도를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런데 오클라호마는 풍력 발전이 가장 성행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로, 거대한 풍력 발전기는 대부분 지상에서 60~220미터 사이에 건설된다.
게다가 풍력 발전으로 인해 곤충이 죽는 시점은 곤충의 번식에 가장 중요하고 취약한 시기와 겹친다. 보고서에 따르면 "곤충은 산란기를 앞두고 활동이 많아진다. 장거리 이동을 하며 재생산을 하는데 그 직전에 죽게 된다면 곤충 군집의 개체 수에 더욱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

 

9_p398

버몬트양키 원전을 폐쇄해 발생한 전력 손실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디어필드 규모의 풍력 단지를 56곳이나 지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버몬트양키 원전은 미국 전역에서 당시 가동 중이던 원전 중 가장 규모가 작은 축에 속했다. 버몬트주는 언젠가 버몬트양키 원전을 폐쇄해 발생한 전력 손실을 '깨끗한 에너지'로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추세라면 아마 2104년 무렵이 되겠지만 말이다.

 

10_p422

제리 브라운은 왜 이렇게 열성적으로 반핵 운동에 몰두했던 걸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극히 이념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브라운은 핵무기 반대와 기후 변화 대응 운동을 함께 해 나간 환경주의자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진실은 훨씬 복잡하고 추잡하다.
........브라운 일가가 독점 수입하는 인도네시아산 석유가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11_p447

"솔직히 위선적이죠. 기후 변화가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지 떠벌이면서 전용 제트기를 타고 세계를 돌아다니니."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셀러브리티들이 고에너지 소비 생활을 과시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 본인들은 그런 삶을 즐기면서 남들에게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 올바른 삶인 양 떠벌리는 게 문제다. .......그레타 툰베리는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정말로 환경을 위하는 셀러브리티 단 한 사람만 이름을 대 보세요! 단 한 사람도 비행기를 타고 사치스럽게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걸 포기하지 않잖아요!"
하지만 툰베리가 곧 깨달았듯이, 비행기를 타고 사치스럽게 세계를 돌아다니지 않는 것이 반드시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2019년 8월 툰베리는 유럽에서 뉴욕까지 배를 타고 갔다. 탄소 배출 없는 삶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툰베리가 신재생 에너지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한 일은 비행기보다 4배나 많은 탄소를 배출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 항해에는 배를 몰 사람들이 필요했고 그 사람들은 다시 비행기를 타고 집에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12_p500

그럼 북극곰 문제는 어땠을까? 그 문제라면 "기후 변화 회의론자"들이 맞았다. 북극곰의 개체 수가 심각하게 줄어드는 일은 현실에서 발생하지 않았다. 굶주린 북극곰 영상을 촬영한 사람들 스스로가 그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개별 동물의 죽음과 기후 변화 사이의 연관성은 거의 불분명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자막을 너무 과하게 붙였다." 영상 촬영자 중 한 사람은 이렇게 말하며 책임을 회사 측에 떠넘기려 했다. 그러나 이들이 탐험에 나섰던 가장 큰 목적은 기후 변화 때문에 북극곰이 죽어 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있었다." 야생 동물에게 미치는 [기후 변화의] 영향을 다큐멘터리로 기록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프로젝트가 쉽게 진행되지 않았던 건 북극곰이 굶어 죽고 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북극곰은 19개의 하위집단으로 분류된다. 그중 두 하위 집단의 개체 수는 늘었고, 네 하위집단은 줄어들었고, 다섯 하위집단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나머지 여덟 하위집단은 전혀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다. 전반적인 추세를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북극의 얼음 면적이 줄어들어 북극곰의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을 가능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늘 존재한다. 가령 사냥이 그렇다. 1963년부터 2016년까지 사냥당한 북극곰은 약 5만 3500마리다. 오늘날 남아 있는 북극곰은 2만 6000여 마리로 추산되는데 그 2배에 달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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