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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읽기/밑줄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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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1 "옴마니밧메훔 옴은 우주, 마니는 지혜, 밧메는 자비, 훔은 마음. 우주의 지혜와 자비가 마음에 깃들기를 비는 말이래요. 계속 외우면 마음에 평화가 온다고 하던데요" 2 잠을 잘 수 있는 사람과 잠을 잘 수 없는 사람들 사이에는 거대한 심연이 있다. 그것은 인간의 종을 갈라놓는 중대한 경계 가운데 하나다. - 아이리스 머독 3 Tashidelek 타시델레 Good Look 히말라야 눈의 거처 산스크리트어 눈=히마, 집=알라야 초우타라 Chautara 돌을 쌓아 만든 플랫폼. 오가는 사람들이 무거운 짐이나 몸을 부려놓고 쉬는 쉼터 초르텐 Chorten 불탑 타르초 Tarcho 불교 경전을 새긴 오색 기도 깃발. 만국기처럼 줄에 매달아 놓음 룽타 Lung Ta 하나씩 세워다는 큰 깃발. '바람의 말' 이..
구경모 외 『여러 겹의 시간을 만나다』 1 우리는 일명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수천 년 존재했을 문화와 문명에 대하여 한편으로 경외심과 동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의 현대 문명이 과거의 그 어떤 문명보다 월등하고 진보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이것이야말로 우리들이 과거를 평가하는 이중적인 모습일 것이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모든 사회의 문명과 문화는 그 자체로 존재 이유와 방식을 내재하는 총체적인 결정체로 이해해야 한다. 새삼스럽게 문화상대주의를 내세우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교양 있음'으로 이해하는 '문명화됨'은 서구사회가 지난 2~3세기 동안 동시대의 다른 지역의 타문화를 열등한 것으로 규정하고 서구인들의 전통적인 미개인관을 발전시킨 토대가 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이 같은 서구식 ..
이승우 『生의 이면』 1 아이들은 대부분의 경우 자신들에게 가해지는 체벌의 정당한 까닭을 전혀 알지 못한 채로, 또는 어렴풋하게 짐작만 한 채로 억울하게 당한다는 걸 어른들은 모를 것이다. 2 옛날에 나는....어쩌고 하는 투의 자기과시를 곁들인 감상적인 회상이, 회상하는 개인을 제외한 다른 모든 사람에게 무슨 의미를 주겠는가. 모든 과거는 기억된 과거일 뿐이며, 모든 기억은 검열된, 또는 취사선택된 기억일 뿐이다. 시간은 독하고, 나의 자아는 너무 많은 층으로 둘러싸인 거대한-작은 우주다. 3 해갈의 물 한 방울도 준비해 두지 않고서 목마른 사막으로 나를 끌고 가지 마라. 욕망아, 너는 어쩌면 그렇게 갈증에 허덕이기만 하느냐. 이곳에 머물러라..... 4 '나'는 그 즉시 어떤 대답인가를 하지는 않는다. 한쪽이 말을 그치면..
오소희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 1 만약 이 사람이 오늘 밤 집에 돌아가 나와 아이를 떠올린다면, 그는 분명 우리의 얼굴을, 어쩌면 차림새까지도 기억해 낼지 모른다. 그러나 나의 삶은 어떠한가? 내가 대형 할인매장에서 고기를 살 때, 그 고기를 썰어주고 봉투에 넣어주고 내게 건네주며 감사하다 말한 그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는가? 나는 그 사람의 얼굴을 보지 않고 그 사람이 준 고기와 거기에 붙어 있는 가격표만을 살핀다. 한 사람이 내 앞에 있었으되 그 사람은 내 앞에 없었던 것이다. 2 "시간이 필요해. 시간이 흐르면 여행의 패턴이 정해질 거야. 너무 조급하게 이것저것 생각하지 말고, 힘들 땐 한 가지만 생각해. 지금 놓인 상황이 사실은 얼마나 오랫동안 바랐던 순간인지....." 3 아이는 아이가 보고 싶은 것을 본다. 내가 그림을 볼 ..
나쓰메 소세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1 세상은 무엇이든 적극적인 자가 남들로 하여금 그들 흉내를 내게 하도록 되어 있다. 2 인간은 옛날부터 멍청이다. 그러므로 겨우 최근에 이르러서야 운동의 효능을 선전하거나 해수욕의 이점을 떠들어대며 무슨 큰 발명이나 한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나 같은 고양이는 태어나기 전부터 그 정도는 잘 알고 있다. 다른 건 두고라도 바닷물이 왜 약이 되는가 하는 건 잠깐 바다에 가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 아닌가? 그 넓은 바다에 물고기가 몇 마리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많은 물고기 중에 병들어서 의사의 치료를 받은 예는 단 한 마리도 없다. 모두 다 건강하게 헤엄치고 있다. 병에 걸리면 몸이 말을 안 듣게 된다. 죽으면 반드시 물 위에 뜬다. 그러므로 물고기의 왕생을 '뜨다' 라고 하고, 생의 훙거를 '떨..
리안 모리아티 『허즈번드 시크릿』 1 "남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거지?" 오늘 아침 세실리아는 브리짓에게 혀를 차며 말했다. 시카고에 있는 존 폴이 렌터카 열쇠를 잃어버렸다는 소식을 들은 뒤였다. 존 폴이 보낸 문자는 세실리아를 화나게 했을 뿐이다. 도대체 나보고 뭘 어쩌라고? 분명히 존 폴도 세실리아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 거다. 그런데도 그런 문자를 보내다니! 2 인생이 아무 문제 업시 흘러갈 때도 학교 엄마들과는 어울리기가 힘들었다. 끊임없이 이야기를 쏟아내고, 엄청나게 웃어대고, 따뜻하고 친절했찌만 (학교 엄마들은 대부분 지나치게 친절했다.) 그 모든 것의 저변엔 서로에 대한 시기가 깔려 있다. 3 친구들과 대화할 땐 상대방의 말이 끝날을 때 잠시라도 뜸을 들이면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절..
공지영 『별들의 들판』 1 어떤 시인이었던가. 바람이 불지 않아도 낙엽이 떨어지는 건, 지구 한끝에서 누군가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 과거의 회상은 현재의 처지가 어떠냐에 따라 흐뭇하게도 남루하게도 다가오는 거니까. 3 나도 결혼하기 전에는 신자들의 결혼에 대한 가지가지의 고해를 들으면 말해주었지. 용서하라고, 사랑했던 때를 생각하라고.... 그런데 자기가 결혼생활을 해보니까 가장 용서할 수 없는 상대가 바로 배우자라는 걸 알게 되었다고. 만일 다시 신부가 되어 고해를 듣는다면 절대로 예전처럼 쉽게 용서하라는 말은 하지 못할거라고, 그러면 그건 거짓이고 위선이 되니까. 그런 의미에서 사제들이 왜 독신이어야 하는지 알 거 같다고 하셨대요. 결코 별에 도달할 수 없는 사람들이지만 별이 되고 싶은 사람들에..
더글라스 케네디 『빅 픽처』 1 누구나 인생의 비상을 갈망한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가족이라는 덫에 더 깊이 파묻고 산다. 가볍게 여행하기를 꿈꾸면서도, 무거운 짐을 지고 한 곳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만큼 많은 걸 축적하고 산다. 다른 사람 탓이 아닌다. 순전히 자기 자신 탓이다. 누구나 탈출을 바라지만 의무를 저버리지 못한다. 경력, 집, 가족, 빚. 그런 것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발판이기도 한다. 우리에게 안전을, 아침에 일어날 이유를 제공하니까. 선택은 좁아지지만 안정을 준다. 누구나 가정이 지워주는 짐 때문에 막다른 길에 다다르지만, 우리는 기꺼이 그 짐을 떠안는다. 2 질문. '지붕을 깨끗이 치웠을 때, 얻는 것은?' 답. '텅 빈 지붕' 다른 답. '자유' 누구나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그러나 그런 자유, 그 텅 빈 지붕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