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땅의 야수들을 괜찮게 읽었던 터라, 그 책을 집필한 작가의 새 소설이라는 광고에 낚여서(?)
가을이 문제집 사면서 함께 구매해 두었던 책이다.
바느질을 취미를 살짝 넘어서 하다보니 예전엔 잠시라도 틈이 나면 책을 잡았었는데,
이젠 바늘을 잡게 되어버려서 ㅠ.ㅠ 독서의 흐름이 자꾸만 끊긴다.
뭔가 큰 덩어리로 하는 일은 없는데, 이래저래 공사가 다망하다보니 더더욱......
그러다 어쩌다가 짬이 나서 책을 들고 소파에 앉으면 잠시 메시지 확인하려고 들었던 휴대폰이,
또는 몇 장만 읽고 나면 뻐근해지는 나의 늙어가는 눈이 또 독서를 방해한다.
흑 ㅠ.ㅠ 너무 슬포.
책읽기에 푹 빠져 밤을 새곤 했던 날들이 새삼 그리운 요즘이다.
예전보다 분명 시간적으론 더 여유가 있는데 왜 그럴까 ㅠ.ㅠ
독서 후기를 쓰겠다고 앉아서 이런 넋두리를 하고 있는 이유는......그러저러한 핑계들 때문에
이 소설을 너무 띠~엄 띠~엄 읽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등장인물들의 러시아계 이름들이 어려워서 헷깔리니....
다시 잡았을땐 앞에 몇 장을 다시 읽어야 내용이 이어질 지경이었다.
나타샤, 니나, 세료자, 안드레이, 소피야.....어릴적 발레 학교를 함께 다니던 친구들
성인이 되어 입단한 볼쇼이 발레단의 인연들 시샤와 드미트리, 그리고 레옹
그들 사이에서 꽃피는 발레를 향한 열정, 사랑, 우정 등에 관한 소설
이라고 정리하면 될까?
(근데 왜 안드루샤라고 했다가 안드레이라고 했다가~ 하는지 잘 이해가 안됨.
번역 실수인건지, 실명과 애칭을 혼재해서 사용한건지....)
우선 책을 읽는 내내 존경스러웠던 점은.....
만약 작가가 발레를 배운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쓰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을 거라는거다.
발레의 용어들 동작들 그 세계가 돌아가는 방식들, 겪어보지 않고 쓴다는건 말이 안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에겐 낯선 것 투성이들이니까~
그리고 읽는 동안 좀 불편했던 부분은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게 순간순간 좀 헷깔린다는거다.
물론 내가 한번에 쭉 읽지 못하고 장기간에 걸쳐 책을 읽어서 일수도 있긴 한데.....아무튼 그랬다.
책의 두께에 비해 수월하게 읽히는 책이고, 나에겐 생소한 세계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되기도 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소설을 읽고 난 후의 깊은 감동, 또는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것 같은 깨달음, 기쁨.....
그런건 크게 없었던 듯.
굴곡없는 평지를 걷다가 목적지에 도착한 것 같은 심정으로 마지막 장을 덮었다.
그러고나니 갑자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어릴때에 비해 말캉하지 않은 심장과 뇌를 가지고 책을 읽다보니 감동에 이르는 것이 어려워진걸까....
1
가난보다 더 수치스러운 것은 가난하게 행동하는 것, 즉 더 많이 가진 자의 관대함을 기대하는 것이었다.
2
십 대의 무한한 활기를 지닌 우리는 현재 모습보다 우리가 바라는 미래의 모습에 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3
십 대에서 이십 대까지의 아름다움은 남에게서 받은 것이다.
그러다 서른을 넘어가면서부터 그 반대로 남에게 무엇을 주느냐에 따라 외모가 달라진다.
생김새만으로도 자기 자신에게, 세상에 뭘 베푸는지 알 수 있다.
4
중장년까지 서서히 무르익다가 특정 나이에 이르렀을 때 무척 편안한 듯 그 나이에 정착하여
그 후로는 하루도 더 늙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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