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우리 봄이 수능이 끝났다.
진즉부터 여행 계획을 세우고 싶었으나, 애 입시도 안 끝났는데 너무 설레발 치는 것 같아 잠자코 기다림 ㅋㅋ
드디어 시험이 끝났고, 수시전형에 지원했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수시에서 찰떡같이 합격하면 좋겠지만 설령 그러지 못하더라도 정시 지원하면 되었고,
예체능이 아닌 이상 1월에는 입시랑 관련해서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는 걸 알고 있기에 그때가 기회라고 생각했다.
혹자는 아직 결과도 안 나왔는데 괜찮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아마 괜찮을 것 같다.
수시가 성공이라면 기분이 좋을 것이고, 수시 실패 정시 지원 상태라면 어차피 기다리는거 외엔 할 수 있는게 없는데
집에서 마음 졸이며 앉아 있느니 그 시간을 즐겨야지.
만약 진짜 운 나쁘게 정시도 실패해서 재수를 하게 된다면.....본격적인 공부 시작 전 힐링의 시간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이게 나만의 생각이 아닌 우리 가족 사고의 기조 ㅋㅋ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우린 할 일을 다 해서 기쁠 뿐이고~~)
마침 남편님께서 25주년 근속 포상으로 받은 5일의 휴가가 있었다.
이제껏 임시직원이 이렇게 포상휴가를 대차게 쓰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며 ㅋㅋ 뭐, 쓰라고 준건데 써야지!!
원래는 여행하기 좋은 5월쯤 쓰면 좋겠다 생각했었는데 ㅋㅋㅋㅋ 생각해보니 대딩은 현체가 없다. 푸하핫~~
졸업한 지 하도 오래되어 조카한테 물어봄. 출석을 대신할 어떤 구제방법도 없다고. 걍 결석!
교수님 재량따라 깎이는 점수차가 있을 뿐이라고 함.
공부는 상황봐서 했지만 출석은 성실했던 나인지라~~ 대딩 출석일수를 엄마 재량으로 깎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동남아 갈 거 아니면 여행지 선정이 좀 쉽지 않은 겨울이지만 그래도 할 수 없으니 그 휴가를 이번에 쓰기로 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내가 두 아이를 네 살 터울로 키우면서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좋았다.
다들 한명 입시 끝나고 나면 둘째가 고딩인 경우가 태반이라 그냥 이어서 바로 다시 시작인데,
우리 가을이는 아직 중딩이지롱~~~으하하하~~~
뭐 중딩이라고 공부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고딩인 것보다는 낫잖아?
올해는 앞으로 3년간 쥐죽은 듯(이 살까? 내가? ㅋㅋ) 살 거 생각해서 올해 최대한 여행 많이 가는게 내 목표닷!
자, 다음은 여행지 선정이 관건이다.
가장 선호하는 곳은 단연 유럽이었지만 지금가면 거기도 겨울이다.
겨울에 가야 좋은 여행지가 아닌 이상 패딩입고 여행 비선호.....그리하여 패쑤~
날씨 생각해서 만만한 곳은 동남아 휴양지이지만 거긴 이미 가볼만큼 가 봤고,
이번엔 휴양보다 관광을 하고 싶다는 의견들이 지배적.
캐나다라는 옵션도 있었으나 기간이 좀 짧지 않나 하는 생각?
호주는? 어쨌거나 다녀 온 사람이 한 명 있어서....???
그러다가 이집트나 갈까!! 하는 얘기가 누군가의 입에서 나왔고, 오~~ 좋은데? 하는 동의가 이루어졌다.
남편님이 알아보니 1월은 이집트 여행하기 아주 좋은 계절이라고 한다. (더운 시즌에는 넘나 뜨거운 곳이라~~~)
그리하여 여행지는 이! 집! 트! 로 정해졌다.
자, 그렇다면~~~ 이집트에서 어딜 가고 뭘 할 것이냐!!
우선 이집트 하면 생각나는 건 사실 피라미드, 스핑크스, 미라, 사하라, 나일강, 투탕카멘, 람세스, 클레오파트라...
이정도 일 것이다. 이거 외에 아는 거 있어? ㅋㅋ별로 없을걸?
글고 저것들을 보려면 어디 가야 해?
굉장히 막막했고, 구체적인 여행 계획을 세우기 전에 이집트에 대해 아는 것이 먼저였다.
서울만 구경할 것인가, 경주를 다녀올 것인가, 설악산에 갈 것인가 뭐 그런거 알아야 하잖아.
그래서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하나투어/모두투어 이집트 여행 패키지 상품의 일정을 탐색해서
주요 여행지와 지명을 익히는 것이었고,
(지도와 이동 시간 등을 자세히 봄)
네이버 카페 [지바고]에 가입해서 그곳들에 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다.
(이집트 게시판 10페이지 상당의 글을 모두 정독함)
그리고 누군가의 글에서 발견한 침착맨 유튜브에 곽민수 소장이 출연한 에피소드를 모두 봤다.
(모두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
여행 상품을 보니 아스완까지 비행기로 가는 방법, 기차나 버스로 가는 방법이 있었고,
거기 가서는 크루즈로 이동하는 것이 지배적인 일정이었다.
예전에 인도에서 만난 앙이 이집트에 살다 왔었는데 나일강에서 크루즈를 탄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
이거이 그거였더구만~~~
첨엔 이집트에 대해 아는게 너무 없으니까 그냥 패키지로 갈까도 생각해봤는데,
우리 가족 여행 스타일이 패키지랑은 안 맞는데다
(내가 꼭 가고 싶던) 사막 일정이 없는 것,
그리고 (물이 차서 수영도 못할) 겨울에 굳이 가야 하나 싶은 후루가다 올인클루시브 리조트 2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배가 정박해 있는 사이 강뷰를 바라보며 힐링하고 싶어 크루즈를 선택했는데
방에서 보는 뷰는 그냥 '옆에 정박한 배의 옆구리'라는 누군가의 글을 보고 크루즈도 패쑤했고~~~
(이게 알고나면 정말 별거 아닌 것들인데 알기 전에는 정말 막막하다.)
그래서 결정된 것이 카이로, 룩소르, 아스완&아부심벨 그리고 바하리야 사막이었다.
바하리야가 추가된 것은 순전히 정유정 작가 때문이다.
소설 「영원한 천국」에 바하리야 사막 이야기가 나왔고, 사진을 찾아봤고,
그때부터 그곳은 내 여행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되었다.
(시와를 가는 분들도 많지만 난 이번엔 무조건 바하리야!! 였다.)
그런데 사막에서의 1박이 추가가 되니 여행 계획 짜기가 너무 어려웠다.
사막에 다녀 온 후 또는 밤기차를 탄 후 한번은 씻지도 못 한 채로 그날 저녁 밤기차를 타든 비행기를 타든 해야 하는.....
진짜 몇날 며칠을 고민하고 생각한 끝에 가족들을 모아놓고 물었다.
"일단...일정이 되게 빡셀거야. 괜찮지?" → (가족 모두) 끄덕끄덕
"숙소에선 거의 잠만 잘거라 좋은데는 안 갈거야. 괜찮지?" → (가족 모두) 끄덕끄덕
"사막에서 하루 자려니까 일정이 더 빡세졌어. 사막... 괜찮지?" → (가족 모두) 끄더...??
<다음은 대부분 남편님과 나의 대화, 가끔 아이들 추임새>
"사막을 안 가면 되지 않아? 자고 오지 말거나." → "안돼. 꼭 가야 하고, 꼭 자고 와야 해." → "왜지?" → "밤에 별 봐야 하니까." → "별 보고 돌아오는 일정도 있대." → "싫어." → "왜?" → "해 지는 것도 봐야하고, 달 뜨는 것도 봐야 하고, 쏟아지는 별도 봐야 하고, 달 지는 것도 해 뜨는 것도 봐야 해. 사막에서의 모닥불도...." → "그럼 너무 일정이 빡세다며." → "그래서 묻잖아. 괜찮냐고." → "1월엔 사막 되게 춥대." → "알아. 그들이 침낭이랑 담요 준대고 불도 피워준대. 글고 옷 잘 챙겨가면 돼." → "화장실은?" → "없어. everywhere~~래." → "아~ 화장실 에반데~~" → "좋아, 그럼 이번엔 사막 일정 뺄게. 대신 훗날 언젠가 나 혼자 이집트 다시 간다고 할 때 군말없이 보내줘." → "싫어." → "왜?" → "배 아프니까." → "그럼 이번에 가." → "빡세다며." → "아, 어쩌라구!!" → "담에 나 퇴직하면 같이 가." → "아, 언제 기다려. 그냥 혼자 보내줘." → "싫어."
ㅋㅋㅋ봄이가 듣다듣다 한마디 했다.
"아~ 진짜 엄마나 아빠나~~~ 걍 나중에 보내준다고 하면 되잖아. 글고 엄마는 결정 다 해놓고 왜 물어?"
ㅋㅋㅋㅋ아빠는 빈말을 못하는 사람이고, 엄마는 여행가서 욕듣느니 미리 듣자는 계산인거다 ㅋㅋㅋㅋㅋ
사막을 반대하는 남편님, 다른건 괜찮은데 화장실이 조금 걱정된다는 가을,
내 얘기듣다가 설득 당해서 사막 괜찮을지도? 하면서 내쪽으로 기운 봄이
그래서 내가 다른 옵션을 제시했다. 가고 싶은 사람만 가고 나머지는 카이로에서 놀든 알렉산드리아를 다녀오든 하자고.
그러다 결국.....남편님께서 두손 두발 다 들었다. 그래! 가자, 가!! 사막 가자!!
얏호~~~ ㅋㅋ그럼 동의한거다? → 바로 예약 들어감~~~
이것이 바로 설득의 의지? 협상의 기술? 놉~~ 답정너가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고집 ㅋㅋㅋ
(저 놈의 OOO이 고집 한번만 꺾어보는게 소원이라고 한 20년 전 남편님께서 하신 말씀이 귓전에 맴도는구려~~)
그렇게 해서 우리의 여행 일정이 정해졌고, 필요한 것들을 순서대로 예약했고,
혹여나 잘못 알고 있는 정보 때문에 현지에서 애먹지 않을까 저어되어 필요한 사항들을 열심히 메모했다.
자신이 P이고 여행은 발길 닿는대로 가면 되는거 아니냐고 하고,
파워 J들을 약간 답답(?)하게 산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제대로 계획하고 예약하지 않은 채로 대체 이런 여행을 어떻게 하는 걸까?
한달 또는 1년씩 여행하는 장기 여행자들이라면 인정....그게 아니라면.....
가서 뭘 좀 하려고 하면 이미 자리가 없어서 일정을 미뤄야 하거나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수두룩 할텐데.....
못가면 안가고, 못하면 말면 된다고?
그러기엔 정해진 시간과 자원이 너무 아깝던데 나는.....
충분히 알아보고 계획은 하되 그게 조금 틀어지더라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다른 좋은 방향으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2안, 3안까지 고려해 두는게 맞다고 생각하는 나는
이렇게 낯선 곳으로 긴 여행을 할 때 그걸 준비하는 기간이 상당하다.
4인 가족만을 위한 준비라고 하기엔 너무 아까울 정도로.....이런거 하려고 빡센 직업을 안 갖는거 같기도 하고 ㅋ
(주변에 누구 이집트 가고 싶은 사람 엄써요? 내가 A부터 Z까지 모두 알려주고 도와줄 수 있는뎅~~~)
그렇게 우리는 아주 잘~ 이집트 여행을 다녀왔다.
매일 새벽같이 시간 맞춰 어딘가에 가야 하는 일정의 주 책임자인 나는
내가 잘못해서 일이 틀어질까봐 노심초사 하느라 마음이 조금 힘들었다.
(내 여행 인생 중 난이도 최상이었음)
우리의 보호자, 짐꾼, 길잡이 노릇을 하느라 남편님은 몸이 힘들었을거고.....
다른 가족들이라면 절대 시도조차 하지 않을 말도 안 되는 일정을 군소리 한마디 없이 소화하면서
(기안84보다 더 하드한 여행을 하는 가족이라며 ㅋㅋ)
그 시간, 장소들을 즐겨 준 우리 딸램들한테 정말 고맙고,
결국 다 지 하고 싶은거 다 한 나를 (가끔은 헛웃음을 웃으며) 지지해 준 남편님께 감사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결국 어행 끝에는 칭찬도 해줬다.
와~ 이걸 어떻게 다 알아보고 다 짰냐.....
사막에 다녀온 것도 가족 모두 다녀오길 잘했다고 말해주었고,
다녀와서 계산해보니 4인 가족이 8박 9일 동안 다녀온 여행, 그리고 할 거 다 한 거 치고 경비도 많이 안 들었다.
매번 가족여행을 할 때마다, 그리고 가족 외의 다른 이들과 여행하면서 느끼는거지만.....
우리 가족만한 여행 버디들이 없다.
잘 먹고, 잘 자고, 불평불만 없고, 긍정적이고, 체력 너무 좋고, 여행가서 잘 아프지도 않고....
진짜 최고인듯!!
여행 다녀와서 이래저래 너무 바빠 두달이나 지나 여행기를 쓰는 지금.....
나는 또 다른 여행을 꿈꾸며 기다리고 있다 ㅋㅋ
아, 참!!
그....숙소가....ㅋㅋㅋㅋ문제라면 숙소가 문제였다.
일정상 저녁 늦게 들어가 새벽같이 나와야 하는 일이 많아서 숙소는 진짜 잠만 잘거라
정말 저렴한 곳들로 정했다. 4인 1박 3만원 정도인 곳도 있었음 ㅋㅋㅋ
아무리 이집트 물가가 저렴한 편이라지만 그건 진짜 싼거 ㅋㅋ
여행 다녀와서 남편님이 말씀하심.
"앞으로 숙소는 내가 잡을게."
"나도 좋은 숙소 잡을 줄 알아~ 현실적인 고려를 한거지."
"알아. 그래도 숙소는...내가 잡을게."
(이거 ㅋㅋ스위스&이탈리아 여행 후에 들은 얘기랑 똑같음 ㅋㅋ)
ㅋㅋㅋㅋ숙소에 관한 자세한 얘기는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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