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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읽기/2025년

김주혜『작은 땅의 야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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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갔다가, 간 김에 책구경을 하고 있었다.

작은 땅의 야수들

뭔가 제목이 엄청 매력적인 것 같아서 집어 들었는데 표지 또한 예뻤다.

그리고 좀 익숙했다. 내가 이 책에 대해 어디선가 들어본 것도 같은데.....

 

두껍지만 가독성이 좋은 소설이었다.

다른 하는 일이 있어 중간중간 멈춰야 했지만 그게 아니라면 쭉쭉 읽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한국계라고는 하지만 미국인이 영어로 쓴 글이라

문학작품을 읽는 감동보다는 신선한 줄거리를 읽는 즐거움이 클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문장이 좋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다.

원작이 좋았던건지 번역의 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영어로는 도저히 표현이 안되었을 것 같은 문장들이 심심찮게 보였던 것을 생각하면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읽던 중간 자주 책 얘기를 함께 하는 지인을 만났을 때 문득 생각났다.

아!! 이분이 해주셨던 말씀이 그거구나. 어디선가 본듯한 이야기들로만 꾸며진 것 같은 소설이라고.

작가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보신 것 같다고....

나는 한참 재미있게 읽던 중이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그 말에 공감하지 못했다.

 

책을 다 읽고 그 분이 왜 그런 말씀을 했는지 알게 되었다.

백번 양보해서 어차피 시대물이 한정된 정보를 가지고 허구의 이야기를 꾸며내는 것이니

겹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걸 감안하고 보더라도.....

하얼빈 저격과 자동차 회사의 건립과 모래시계에 갖힌 것 같은 사형수 이야기는 차라리 없었음 좋았겠다 싶었다.

역사에 전혀 있지 않았던 완전히 지어낸 독립운동가의 활동으로.....

자동차 회사하면 바로 생각나는 인물이 있는 그런 업종말고 다른 거....

그리고 건달 출신도 좋고 공산주의자도 좋고 사형수도 좋지만, 모래시계라는 단어만 빼고.....

옮긴이의 말에

'다만 현실에 기반을 둔 픽션인 만큼 정확한 역사적 고증보다는

의도적인 모티브 활용과 교차적 환유로 기능하는 요소들이 있음을 알려둔다'

라는 문장이 있는데 이 문장 하나가 위처럼 내가 했던 생각들을 다 일축시켜주는 것 같았다.

 

또한 마지막에 주인공이 제주로 가는 걸로 그냥 끝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설프게 잠시 언급된 해녀 이야기는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 건

몽땅 다 집어 넣고 싶은 작가의 욕심이 아니었나 싶었다.

감동과 재미와 슬픔과 역사적 시련과 사랑의 아픔 모두를 이리저리 다 때려넣은 소설인 것 같았다.

잘만하면 미스터션샤인 같은 아름다운 드라마로 만들어 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거 취소~

 

다 읽고 나서 다른 이들의 후기를 보니 별이 다섯개 아니면 한개였다.

소설 그 자체를 좋은 마음으로 받아들인 이들과 나같은 생각을 한 이들로 갈린 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소설을 높이 사고 싶다.

어쨌거나 이정도 서사를 써내기 위해 작가가 했을 노력과 고민들이 너무나 눈에 선했고,

비판적 사고를 조금만 넣어두고 본다면 뭐~ 전체적으로는 재미있는 소설이었으니까.

 

그나저나....너무 오래 연체를 해서 큰일이다.

중간에 연장버튼을 눌렀어야 하는데~ 간발의 차이로 ㅠ.ㅠ

예약했다가 받은 책이라 반납했다 다시 빌리려면 한참 걸릴듯 하여 걍 버티고 읽었다.

이렇게 연체 오래한거 첨인데....다음 기다리는 사람이 있담 완전 민폐...

빨리 반납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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