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 주문한 것이 쿠팡박스에 담겨 배송이 왔는데 겉에 쿠팡플레이에서 볼 수 있는
영화랑 드라마 제목들이 적혀 있었다.
무심히 눈길을 주었는데 거기에 '사랑후에 오는 것들'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 걸보고
음....저게 설마 그거? 하고 검색을 해봤는데.......설마가 아니었네. 진짜였어~
진짜로 내가 20여년 전에 읽었던, 공지영과 츠지 히토나리가 함께 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였다.
당장 보고 싶었지만, 소설은 내게 인상깊게 남아 있지만 이제는 가물가물한 구체적인 스토리를
먼저 책으로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책을 가지고 있어서 그걸 읽었는데 지금 보니 표지가 바뀌었다.
처음 것이 익숙해서일까~ 위 표지도 멋지긴 한데 난 원래 표지가 더 좋다 ^^
준고의 이야기를 먼저 읽어서 자꾸만 준고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었다는 그 옛날 후기를 읽고,
이번엔 홍이의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처음 읽었을 때도 그랬지만 다시 읽어도....좋은 소설이고 사랑 이야기이다.
(내가 좀 질척거리는 걸 좋아함 ㅋㅋ)
작가의 말에서 공지영 작가가 왜 하필 이 나이에~라는 표현을 썼었는데 ㅋㅋ
그 나이가 몇 살 정도였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충분히 현 청춘인 것처럼 잘 써주셨다.
번역의 묘도 조금은 가미가 되었겠지만 츠지 히토나리도 참 글을 잘 쓰는 작가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고.
이제 드라마보러 가야겠다 ^^
1
나는 자신이 있었다.
나는 내가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온 우주의 풍요로움이 나를 도와줄 거라고 굳게 믿었다.
문제는 사랑이 사랑 자신을 배반하는 일 같은 것을 상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랑에도 유효 기간이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사랑의 속성이었다.
우리는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믿게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사랑이 가지고 있는 속임수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사랑의 빛이 내 마음속에서 밝아질수록 외로움이라는 그림자가 그만큼 짙게 드리워진다는 건
세상천지가 다 아는 일이었지만,
나만은 다를 거라고, 우리의 사랑만은 다를 거라고 믿었다.
- 홍 -
2
사랑이 깨어지는 방식은 이래.
남자와 여자가 첫눈에 반한다. 대개는 남자가 먼저지.
그러다가 여자가 그 마음을 받아들인다.
사랑이 익숙해질수록 여자는 사랑을 조금씩 더 많이 주기 시작한다.
그러면 남자는 슬슬 여자가 지겨워지고 새로운 사람에 흥미를 느낀다.
여자는 더 집착하고 그럴수록 남자는 더 떠나고 싶어하고, 그럴수록 여자는 더 집착한다.
그리고 끝.
속편은 이거야.
여자는 친구를 붙들고 남자들은 다 똑같아, 나는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어, 라고 다짐하지.
마지막은 긴 눈물과 중무장한 분노, 그리고 냉소지.
하지만 어느 날인가 또다시 여자를 흥미 있게 생각하는 남자의 구애를 받게 되고
이렇게 끝도없이 다시 시작되는 거야.
- 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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