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3박이 지나고 여행 4일째 되는 날이 밝았다.
오늘 오전 일정은 도쿄타워를 전망할 수 있는 카페에서 모닝커피 한잔 하기~
그리고 하라주쿠가서 라멘 먹기다!!
# 도쿄타워 전망
엊저녁 지나쳤던 아자부다이 힐스 34층에 가면 도쿄타워를 전망할 수 있는 카페가 하나 있다.
Skyroom Cafe & Bar
1층에서 34층까지 다이렉트로~~~ 오올~
아침으로 삼을 만한 건 딱히 팔지 않아 그냥 음료와 디저트를 주문해 놓고 기다리는 중
아직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한산하다.
그리고 울가을이~~~~좀 피곤해 보이는군.
뭐~ 당연하지. 매일같이 2만보 이상 걷고.....잠은 새벽 두세시가 넘어서 자고, 아침일찍 강행군을 했으니 ^^
그에 비한다면 우리 봄이는 참 체력이 강한편인듯 하다. 언제나 쌩쌩해~~~~
그닥 에너지가 넘치지 않는 집안에서 태어났다면 적당히 잘 맞았을 울 가을이는
하필 우리 집안에서 태어나는 바람에, 본인 의지와 체력과는 상관없이 아주 튼튼하게 길러지는 중 ㅋㅋㅋ
카페에서 계단을 조금 내려가면 이런 공간이 나온다.
여기서 먹는건 안되고~ 전망대 구경 온 사람들 앉아서 쉬라고 만들어 놓은 테이블인듯~
오~ 여기서 보니 또 색다르네!!
도쿄타워 방향 외에도 도쿄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창이 크게 나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가을양은 겨우 사진 몇 장 찍더니 피곤한지 테이블에 엎드려 버렸다.
봄이랑 나랑은 이동하기 전에 화장실에 가고 싶었고,
굳이 카페 있던 곳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여기서 바로 갈 수 있는 화장실이 있어서
가을이는 쉬게 놔두고 둘이 화장실로 갔다.
오늘은 뭐 중요한 일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바쁠 것도 없던터라~~~
둘이 천천히 볼일보고 사진찍고 하며 놀고 있는데 가을이에게 전화가 왔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엄마 어디냐며~~~~
ㅋㅋㅋㅋㅋ얼른 가봤더니 이러고 울고 있어.
엎드려 있다가 뭔가 쎄해서 일어나보니 엄마랑 언니는 안 보이고,
화장실에 갔나 싶어 가보니 없고.
(우리가 간 화장실이 있는지 모르고, 카페 쪽에 있는 화장실로 가보았나 봄)
엄마랑 언니가 자기만 놓고 간 줄 알고 무서웠단다.
아이고~ 울 애기~~~~~
내가 애가 셋도 아니고 넷도 아니고 달랑 둘인데~ 설마 널 놓고 갔겠냐니까
그래도.....깜빡했는 줄 알았다며 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죽겠네 ㅋㅋ
이런 순간이 오면 깨알같이 몰카 찍어주시는 율오빠 ㅋㅋㅋ
덕분에 나도 나중에 보면서 꽤 즐겁고~ 이런 점에 있어 손발이 아주 잘 맞는 봄이랑 나다.
가을이 어릴 때부터 남편님이 항상 나한테 뭐라고 했다.
왜 애 울려놓고 그렇게 좋아하냐고.....
우는 이유나, 우는 모습이나..... 너무 구여운데 어떡해 그럼~~~~ ^^
나중에 이때 얘기를 하면서,
전날 아사쿠사 그 번잡한 곳에서 엄마랑 떨어졌을 때는 태연하게 전화해서 찾더니
이 날은 왜 그렇게 서럽게 울었냐고 물었다.
아사쿠사는 워낙 사람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엄마랑 언니가 어디를 갔다기 보다는 그냥 자기 눈에 안 보이는 거라 생각했고,
여기는 우리 외에 거의 사람이 없는 곳이었는데 우리가 보이지 않아서 놀랐다고 한다.
뭐 나름대로~ 이유는 확실하네 ㅋㅋㅋ
아참!! 사람들이 입장료가 있다던데~ 난 입장료를 따로 낸 기억이 없었다.
뭐지? 하고 지금 영수증을 다시 확인해보니, 1인당 500엔씩 냈네 ㅋㅋ
그땐 영수증 제대로 안 보고 그냥 커피값이 너무 사악하구만~~하고 생각했었는데......
원래 커피값도 사악한데 입장료까지 내서 그랬던거였어!!
# 큐슈잔가라 라멘
이번 여행 마지막 일정은 하라주쿠였다.
도쿄타워에서 지하철역까지 걷고, 거기서 Chiyoda Line을 타고 몇 정거장을 가 메이지진구마에역에 내렸던 것 같다.
공항가는 나리타 익스프레스 타러 가기 전까지는 그냥 여기서 놀면 되므로~~~
점심 시간되서 사람들 몰리기 전에 먼저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요요기 공원 앞을 지나
18년 만에 다시 찾은 곳!! 큐슈잔가라 라멘집~~
아직까지 이 라멘집이 있는 것도 신기한데 외관이 거의 변한게 없어 더 놀랍다. 와우!!
여길 꼭 다시 와보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다.
2006년에 남편님과 도쿄 여행을 왔을 때 가이드북에 이 라멘집에 소개되어 있었다.
3대가 이어받아 운영하는 곳이고 몇십년동안 육수 끓이는 냄비에 불이 꺼진적이 없다며~~~
한국 TV에도 여러번 소개되었던 곳이라 한번 가보고 싶었었다.
그런데.....와~~~ 육수에서 나는 돼지누린내 같은 것 때문에 정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일본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걸 맛있다면서 먹는거지? 하고.....
이후 한국에서 먹은 일본 라멘은.....참 맛있었다.
그리고 일본 친구들한테 이곳 얘기를 했을 때도 다들 의아해 했었다.
그렇다고? 글쎄~ 큐슈 스타일로 끓여서 너무 전통의 맛이라 그렇게 느꼈나? 하면서....
그래서 도쿄에 다시 간다면 꼭 다시 한번 가보고 싶었다.
그때 우리 입맛이 너무 보수적이었던 건지.....아니면 아직도 그렇게 느낄지~
울 봄이가 생기기도 전에 왔던 곳인데.....이만큼 커서 같이 왔네 ^^
아빠도 같이 왔었담 참 좋았을것을~~~~
입구에서 주문을 한 후 자리를 잡으면 되는데, 이제껏 다닌 대부분의 식당이 그렇듯 이곳도
한국어로 되어 있는 메뉴판이 있어서, 주문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오우~ 내부 모습도 그때랑 거의 똑같아!!
달라진게 있다면 1인씩 앉아 먹을 수 있도록 칸막이로 나뉘어 있다는거~
코로나 땜에 생긴 거였는지 혼밥을 하거나 같이 와도 각자 자기거만 주로 먹는 일본사람들 습성 때문인지 모르겠다.
여러가지 맛 주문해서 같이 먹고자 했던 우리에겐 아주 불편했던 칸막이 ㅋ
기본라멘과 마늘이 들어간 라멘 (한국의 신라면 정도 맵기라고 적혀 있었던 듯), 그리고 덮밥을 주문했고
셋다 맛있었다.
아무래도 우리에겐 (사진에는 없는) 빨간 라멘이 젤 맛있긴 했고~~~
돼지고기는 그때와 다르게 슬라이스 되어 있었는데, 냄새가 전혀 안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라멘 맛을 해칠 정도는 아니었다.
아이들도 괜찮은데? 하면서 잘 먹음~~~
이거이 2006년에 우리가 사먹었던 기본맛과 마늘맛 라멘.....
저 두툼한 것들이 돼지비계였다 ㅋㅋㅋ
뭐 어쨌거나 이번에 다시 온 덕에~~~~~18년간 품었던 오해(?)는 푼걸로~ 후훗~~~
# 하라주쿠
어제 모모에와 아야코랑 얘기하다가~
나 내일은 어디가면 좋을까? 하라주쿠 아직 안 갔는데 도쿄타워 갔다가 거기 갈까?
하고 물으니 좋은 선택이라며~
하라주쿠 거리에 있는 길거리 음식점을 몇 군데 알려줬었다.
딱히 사진 남겨 놓은 것이 없어서 예전에 왔을 때 하라주쿠에서는 라멘 먹은 기억밖에 없었는데~~~
(그땐 아마도 신주쿠에서부터 요요기공원을 가로질러 여기까지 걸어온 터라,
너무 힘들어서 라멘만 먹고 간 것 같기도 하다.)
오~~ 이런 곳이었어!!
짧지만 아이들이 넘나 좋아했던 거리였다.
작년 오사카 갔을 때도.....이번 여행 중에도 보이기만 하면 꼭 들어가고야 말았던 뽑기가게
오늘도 어김없이 샅샅이 뒤지고 다니며 구경하다가 얼마 안 남은 용돈을 턴다.
내내 구경하면서 매번 내 눈을 사로잡았던 요녀석~
나도 기념삼아 하나 뽑았다.
색깔별로 있는데~~ 담에 오면 다른 색도 뽑아야지 ^^
매번 느끼는거지만......둘이라서......그리고 성별이 같아서 정말 다행이다.
부모 입장에서야 아들도 있고 딸도 있으면 좋겠지만,
아이들만 생각한다면......성별 같은게 진짜 짱인것 같다!!
눈길을 사로잡는~~~ 알록달록한 젤리들
그리고 쪼꼬미들~~~
간간히 한글로 된 아이템도 보이고~
(왼쪽 스티커엔 웬 누님 소리가 저리 많은지 ㅋㅋㅋ)
어제는 기모노 입은 사람에 인형얼굴,
오늘은 기모노 마네킹에 사람얼굴
그 와중에 또 울 아그들을 멈추게 한 토토로 인형들
호홋~ 한국 닭강정 집도 있다!!
아야코가 보내 준 길거리 음식점 중 하나~ 기~~다란 회오리 감자 파는 곳이다.
넘나 예쁘고 몽실몽실한 솜사탕 집도 있었고~
수십가지 종류의 크레페집도 있다.
다들 줄서서 먹는 집들~
그 중 우리가 선택한 곳은 바로 여기!!
쉽게 말하자면 사과탕후루 집이었다.
사과는.....경우에 따라 신맛이 강하기도 해서 사과 탕후루는 잘 감이 안왔지만
아이들이 상콤한게 땡긴다하여 여기로 왔었는데,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완전 아삭아삭하고 달달하고~~~~ 맛있었오~~~
다니다보니 이런 것도 있어서 들어가봤다.
한국식 분식집.....라면 끓여먹는 집.......일본에 이런게 있다니 신기하네~
번화한 쇼핑스트리트가 끝나는 지점이다.
한참을 어슬렁거리다 보니, 이제 가야할 시간이 되었다.
# 집으로
마지막으로 지하철을 타고 다시 신주쿠로 갔다.
호텔에 맡겨두고 온 짐을 찾아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타러 가야 한다.
여행 기간 내내 정말 요긴하게 썼던 메트로패스~~ 안녕~~~
공항에 와서 또다시 토토로 인형을 발견한 봄이!!
엄마한테 받은 용돈 거의 안 쓰고 아끼더니 여기서 털기로 했다.
내내 지켜봤는데 여기거가 가장 퀄리티가 좋고 싸다며~~~
그런거 보면 울 봄이도 참 소비에 꼼꼼한 편이다.
봄이는 두고두고 아껴가며 쓰는 타입, 가을이는 초반에 써버리고 나중엔 돈 없음 안 쓰는 타입 ㅋㅋ
일반적으로 많은 첫째와 막내가 가진 특성을 요 아이들도 고대로 가지고 있는게 신기하다.
그리고 며칠간 외로웠을 남편님을 위한 일본산 위스키
최근 일본 여행 다녀온 지인들이 현금이 많이 필요하다고 해서 우리도 적지 않게 환전을 해 갔었다.
카드 수수료나 환전 수수료나 큰 차이가 없을 거 같긴 했지만....
또 혹시라도 현금이 없어 뭘 못하면 안되니까~
숙박비 등 큰 돈 쓸 때 외에는 거의 현금만 사용한 결과
공항에 와서 저녁까지 먹고 나니 딱 저만큼 남았다.
물을 사고 싶다고 하여 일단 들고가보고 부족하면 와, 카드 줄게~~ 하고 보냈는데 물을 사왔다.
1엔이 부족했는데 편의점 직원분이 깎아줬다며 ㅋㅋㅋㅋ고마워라~
결국 동전 한 닢 안 남기고 탈탈 털어 쓰고 왔네.
(물론 초반에 적었던.....율리에게 주었던 1000엔 봉투는 고스란히 집에 모셔져 있었다 ㅋㅋ
그건 얼마전 엄니랑 언니랑 오사카 여행 가실 때 증정해 드렸지 ^^)
자, 엄마! 엄마 아들이야~~~하면서 봄이가 찍어 준 사진 ㅋㅋㅋ
오우~ 잘 생겼다, 우리 아들~~~~
뭐만 타기만 하면 떡실신 하는 딸램들. 비행기에서도 결국....푸훗~
그래도 자매가 다정하게 저러고 자고 있는거보니 좋더구만.
맨날 놀리고 구박하면서도 동생한테 무릎베개 해주는 츤데레 봄이 ^^
누가 지 아빠 딸 아니랄까봐~~~~
3박 4일 간의 세모녀 도쿄 여행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앞서 언급한 바와같이 두시간이나 연착된 뱅기가 도착하길 기다렸다가 우릴 픽업해 주신 남편님 덕에
네 식구 함께 집에 돌아올 수 있었고.
지진이고 태풍이고 전혀 느끼지도 못하고 여행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고,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커서 스스로 즐길 줄 아는 나이가 되니 더 재미있었고,
벌써 10년 넘은 인연이 되어 버린 일본 친구들도 잠깐이나마 얼굴 보고 올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여행 다녀온 지 3개월 밖에 안 지났는데.....
사진 보고 있으니 또 가고 싶다 ㅠ.ㅠ
우리 가족이 이렇게 서로 친하고 화목한 이유 중 상당 부분은 여행 덕분인 것 같다는 봄이의 의견,
그런 것 같다.
잠시나마 현실에서 벗어나 오로지 우리끼리 함께 웃고 장난치고 하는 시간들이 쌓여서
밝은 가정 분위기가 정착되는 듯 ^^
그럼....우리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갈까?
얼마 전 봄이가 점토로 만든 토토로와 가오나시를 보고 우리 모두 깜짝 놀랐었다.
대체 이런 재주를 두고 왜 미술쪽으로 진로를 잡지 않는건지 아까울 따름~
이번에 여행가서 사온 아이템들과, 내가 가지고 있던 가오나시 저금통들을 함께 세워두니
뭐가 만든거고 산건지 잘 구분이 안될 정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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