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램과 하는 도쿄 여행, 그 두번째 날이 밝았다.
별로 일찍 일어나지도 않아놓고, 꾸미는데만 백만년 걸리는 딸램들~
뭐....같은 여자로서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쿨럭 ㅋㅋ
# 시모기타자와
오늘 오후엔 해리포터 스튜디오에 가는 걸로 티켓을 예매해 두었으므로,
오전엔 시모기타자와 방면으로 가 보기로 했다.
사실 이쪽은 들어본 적도 없는 곳이었는데, 봄이가 가고 싶어하는 카페가 있어서 관심을 갖게 된 곳이다.
알고보니 이 동네도 나름대로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곳 중 하나였고,
나에게는 기대 이상으로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이유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예전 이대 뒷골목을 연상케 하는 구제샵들 때문이었다.
우선 우리의 목적지가 세타가야다이타역과 가까웠으므로 Odaky Line을 타야했다.
고로 아쉽지만, 메트로패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티켓을 따로 끊어야 했다는 거지.
물론 메트로만을 이용해서 여러번 환승해서 올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아까우니까~
하늘은 맑고, 거리는 정갈하고, 엄마는 신났다 ㅋㅋ
이거.....인도 가기 직전에 산 원피스인데~~~
생각해보면 나도 참 과감했다.
인도인들의 복식은 차치하고라도, 한국 사회 자체가 굉장히 보수적이었던 그 시절 첸나이에서
이런 미니스커트를 막 입고 다니고~~ㅋㅋ
내가 처음 미니스커트 입고 성당에 나타났을 때 실로 깜짝 놀랐다는 친구의 말이 생각난다. 후훗~~~
사실 무엇보다 우리를 움츠려들게 한 건 다름아닌 윗 사모님들의 시선이었는데,
그점에 있어선 나는 정말 우리 사모님께 감사한다.
내 복장에 대해서 한번도 뭐라고 하신적이 없음~~~헤헷~
이때 나는 사실 여행 떠나기 직전 시달리던 방광염이 도져서 완전 고통스러운 상태였다.
딸램들의 여행을 그런 일 때문에 망치게 할 수가 없어서 굉장한 참을성을 발휘하고 있던 시간이었는데......
사진으로 보니 그런게 하나도 안 느껴지고, 너는 참 즐겁구나 ㅋㅋ
(인도에 있는 사람이 전화까지해서, 어디가서 어떤 약 사야하는지 친절히 알려주고 걱정해 준 유코언니 고마워요~~~♡)
이제 양갈래 땋기 정도는 껌이징~~~ ^^
# 토토로카페
여기가 바로 일명 토토로카페, 시라히게노 슈크림 공방이다.
봄이가 주워들은 정보에 의하면 일본에서는 저작권 문제 때문에 지브리 캐릭터를 차용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 곳은 미야자키 하야오와 관계가 있는 사람이 운영하는 곳이라 가능하다고 한다.
입구를 들어서는 순간, 리자매는 환호성을 질렀다.
그토록 사랑하는 토토로가 우리를 반겨주니 그럴만도 하지~
우리 고등학교 때 먼지인형 브로치가 유행이던 시절이 있었더랬지~~
그 소녀는 벌써 이만큼 자라서.....40대가 되었구나!!
그나저나 이 사진들은 웰케 마담처럼 나온거야? 아까 뒷모습은 발랄하기 그지없더구만~~ㅋ
뒷모습이 더 예쁜 안타까운 중년이여~
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런 소품과 미니어처들이 막 진열되어 있고
슈크림토토로랑 쿠키 같은 것들도 보인다.
무언의 환호성을 계속 질러가며 한참을 구경하다가 디저트를 주문하려고 하니
이 곳은 테이크아웃 주문만 받는 곳이고 먹고 가려면 2층으로 가라고 한다.
2층에 올라갔더니 조그마한 카페가 이미 만석이라 슬플뻔 했는데,
(나름 서두른다고 서두른거였으나, 부지런한 사람들은 따로 있더군. 쿨럭~)
다행히 구석에 방이 하나 있었다.
아싸~~ 오히려 좋아~~~ ^^
주문한 메뉴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명품백 하나씩 들고 영애 어쩌구 하면서 둘이 연기를 하다가 웃참에 실패해 버렸다 ㅋㅋ
두 딸램들 노는 거 보면 관전잼이 쏠쏠하다.
봄이가 갑자기 파우치를 꺼내더니 폰카메라에 화장을 시킨다.
요즘 유행하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필터사진 찍는 방법이라나~~~
한참을 사진 찍고 놀다보니, 우리가 주문한 것들이 나왔다.
와~ 이 토토로는 대체 어떻게 만들었을까!! 볼수록 신기~~
또 한번 토토로를 들고 한참 연기를 하던 봄~
역시나 웃참 실패 ㅋㅋㅋ
고딩이가 되었는데도 활짝 웃으면 유아 때 얼굴이 고대로 보이는 울 봄이~~~
엄만 이 얼굴이 더 좋다. 가와이~~~~
가을양은 웃참하고 예쁜척 사진찍기 성공 ^^
아공~ 구여운 것들......나 너네 언제 먹을 수 있오?
이번 여행의 포토제닉이다 ㅋㅋㅋ
문제는.....토토로의 구여움에 있었다.
저렇게 뽀짝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데 도저히 칼질을 못 하겠어서 첨엔 몸땡이만 먹음 ㅋㅋㅋ
하지만 어쩌겠냐. 이것이 너희들의 운명인것을~~~~
어쩐지 좀 잔인하군 ㅋ
슈크림이 잔뜩 들어가 있는 토토로, 구엽기만 한것이 아니라 맛도 있었다 ^^
담에 도쿄 여행가면 또 들르고 싶은 곳~
여행 첫날, 일정 짜고 지하철표 보면서 노선 정하고 하는 건 에미가 할테니
목적지까지 구글맵 보면서 찾아가는 건 늬들이 하라고 미션을 줬었다.
이번엔 가을이가 길잡이를 해 줄 차례, 우리 저쪽으로 가보자!!
그나저나.......나도 어디가서 다리 굵다는 얘기는 안 듣는 사람인데~
가을양 옆에 서니까 완전 코끼리 다리네 OTL
이녀석 어쩌다 이런 얇음을 가지고 태어난건지~~~~부러울 따름이다 ㅋ
# 구제샵
구제샵들이 많다는 시모기타자와역 방향으로 걸어가보기로 했다.
유코언니 말로는 이 동네가 약간 부촌이라던데.....과연 집들도 좋아보이고 거리도 넘나 깨끗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구석구석 이런 카페들이 숨어 있오~
자판기 배경으로 사진 찍는게 유행인게냐~
왜 자꾸 자판기 앞에서 사진을 찍는거지? ㅋㅋ
뭐 우리나라도.....바닥에 쓰레기 버리는 사람 잘 없고, 도시가 깨끗하긴 하다만
일본의 그것을 따라가긴 참 힘든 것 같다.
동네든 술집이 즐비한 번화가든 그 흔한 담배꽁초 하나 없는 것은 물론,
종량제봉투 같은 생활쓰레기조차 생전 볼 수가 없다.
대체 쓰레기는 언제 어떻게 버리는거지?
설마 쓰레기차가 지나갈때 들고 나오는건가? 에이~ 설마~~~
오만잡다한 악세사리와 신기한 옷들이 잔뜩 있는 구제샵
나름 멋부린다고 긴팔 셔츠를 입고 나온 가을양, 결국 포기하고 벗어던져 버렸다.
(이게 사진으로 보면 별로 감이 안와서 그렇지, 8월 중순의 도쿄는 엄청나게 덥다 ㅋ)
그리고 깨알같이 챙겨다니는 각종 소품들......저 선풍기도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울 봄이는 덥고 말지, 선풍기 따위는 짐 된다며 절대 들고 다니지 않는다.
자매지만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 두 아이~~ㅋ
우리집에서 유일하게 모자 썼을 때 괜찮은 사람 가을양 ㅋㅋ
베레모도 잘 어울리네~
뭘 그렇게 뚫어져라 보고 계십니까~~ ㅋㅋ
사실 구제샵들이~~ 뭔가 되게 신기하긴 한데, 딱히 살 건 없더군 ㅋ
요 구두는 쫌 맘에 들었지만 참았다, 내가~
20대 때 였담 망설이다 결국 사고 말았을 듯...
이런 안경은....대체 어디다 쓰라고 파는 걸까 ㅋㅋ
나름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
아...이 청자켓 ㅠ.ㅠ 넘나 유니크한 디자인이 완전 맘에 들었눈데, 딸램들이 찬성을 안 해준다.
하필 오늘 입은 치마가 꽃무늬라 그런지 너무 과하다는 둥, 엄마한테 커보인다는 둥~
이게 옷자체가 막 큰게 아니라, 핏트되는 스타일이 아닌 것 뿐이었는뎅....
몇번이고 들었다놨다,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하면서 고민했는데,
동행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니 혹시 집에 가서 후회할 정도인가? 싶어서 걍 안 샀다.
나중에 집에와서 사진을 보니 역시나 아쉽더군. 남편님도 사지 그랬냐고 하고.....흑~ 까비~
울 애기는 아직도 이런거 해보라면 좋~다고 가서 한다 ㅋㅋ
내가 보기엔 일본이 쪼꼼쪼꼼한 소품의 천국인데,
막상 일본 아이들은 또 한국에 와서 가와이~를 외쳐대고......
결국 중요한건 새로움 인가보다 ^^
# 점심
해리포터 스튜디오 쪽으로 넘어가기 전에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레스토랑 이름이 아마도 Rainbow
시간이 여유롭지가 않아서 검색할 새도 없이, 그냥 지나가다가 들어갔는데 대략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새로운 방식의 사진찍기 기술을 선보이는 중이신 가을양
넘 웃겨서 동영상을 올리고 싶은데 ㅋㅋ 혼날까봐 참는다.
결과물에 만족 중 ^^
실제로보면 쪼꼬매가지고 걍 애기 같은데, 사진상으론 완전 대학생 언니 같으네~
울 시언니가 같이 여행가서 우리가족 노는거 보고 부러워했었는데,
지나고 나서 이렇게 사진을 보고 있자니, 나도 저 시간들 속에 있는 내가 부럽다.
계속 수다떨고 깔깔거리고~~
봄이가 중간고사 공부하다가 힘들어서 잠시 쉬며 일본 여행 사진을 보는데,
저때 넘나 즐거웠었다며.....그 시간들이 새록 생각나 넘 좋았다고 한다. 다행이다 ^^
에피타이저로 주는 샐러드에 무친 콩나물이 들어 있는 것이 굉장히 특이했던 기억이 나네~
파스타도 다 맛있었음!!
자! 이제 아이들이 가장 기다린 일정 중에 하나, 해리포터 스튜디오로 이동할 시간이다.
Oedo Line 도시마엔 역으로 가야 했고, 아마도 Odaky Line을 타고 신주쿠로 갔다가 메트로로 환승을 했던 것 같다.
오전 내내 돌아다니느라 피곤했던 딸램들은 떡실신을 하고.....
내릴 때 놓칠까봐 에미는 잠도 못 자고....
둘이서 여행하면~~~ 지하철 라인 끝까지 가겠어, 아주 그냥~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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