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신 작가의 『순례』를 읽다가 알게 된 책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소설이고 화자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박범신 작가의 얘기를 듣는 것 같았다.
특히 카일라스니 만트라니 하는 단어들이 나올 때면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를 읽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
조금 집중이 안되는 감도 없지 않았다.
아마도 이건 이 소설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내 책읽기의 순서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마스테를 먼저 읽고 순례를 읽었어야 맞을 것 같다.
미국 LA폭동으로 상처를 입었던 주인공 신우와
대한민국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 때문에 고통받는 카밀, 그리고 그의 동료들의 이야기다.
읽다가 깜짝 놀라서 소설이 발간된 해가 언제인지 찾아봤다.
다행히도 2005년....꽤 오래전에 연재되었고 소설로 엮인 글이다.
다행히도...라는 건 적어도 지금은 이정도는 아닐 것이라 믿고 싶은 마음?
읽는 내내 너무 바보 같은 신우와 피해자인 것 같지만 사실 신우 입장에서 본다면 너무나 이기적인 카밀,
그리고 내내 얄미운 사비나 때문에 가슴이 답답했다.
마지막 장에서 애린과 사비나 아들 카밀이 만나는 장면도......
감동적이라기 보다는 카밀에 대한 배신감이 느껴졌던 것 같다.
아무리 사비나가 매달려서 그런거라고 해도......카밀이 애린보다 동생이면 안되지.....그건 신우한테 너무 가혹하지.
또 한가지 좀 이해하기 어려웠던 점.....한국으로 오느라 진 빚 때문에 빈손으로는 절대 못 돌아간다며 고생고생을 했는데,
결국 네팔로 돌아간 사비나는 성공한 사업가가 되었고, 덴징도 못지않게 먹고 살만해 졌다는 것이다.
둘다 빈손으로 돌아갔는데?
근데 그 정도 성공했다고?
그렇다면.....애초에 왜 한국에 와서 그렇게 고생을 했냐는 거다. 몸버리고 마음버리고.....
그냥 고국에서 열심히 사는게 오히려 그들에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얻지 못했다.
지금은....예전엔 잘못된 정책, 비양심적인 사람들 때문에 고통받았을지라도,
적어도 지금은.....꿈을 안고 우리나라에 왔다가 상처만 받고 돌아가는 외국인 노동자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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