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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읽기/2024년

귀스타브 플로베르『마담 보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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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익히들어 알고 있는 유명한 고전이지만 여지껏 읽지 않았던 소설들을

큰 맘 먹고 한 권씩 읽자는 게 나름 목표라면 목표였고,

그리하여 이번에 선택한 책은 바로 요거.... 마담 보바리, 또는 보바리 부인이었다.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10개 작품'의 2위에 링크된 책이라는 것이 선택에 한 몫 하기도 했다.

 

한 줄 소감을 이야기하라면....

이 전에 읽었던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읽었던) 고전들에 비하면 훨~~~씬 가독성이 뛰어나다는 것이고,

좀 더 내 감상을 추가해 이야기하라면, 무려 160여년 전에 작가는 어떻게 이런 글을 썼을까 신기하다는 것이다.

문장이 유려한 것도 있지만 (번역가의 능력일까?) 그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묘사했고,

그것들이 현대인의 사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바람기가 다분한 보바리 부인의 철없는 인생사

어찌보면 요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는 간단한 줄거리로 어떻게 이런 소설을 써냈을까.

작가은 역시......작가다. 역시는 역시다.

 

 


 

1

그래서 부상을 입은 환자의 침상 옆에서 자신의 선생님들이 취하던 태도를 머릿속에 떠올리면서 그는 여러 가지 좋은 말로 환자를 격려했는데 그야말로 메스에 바르는 기름 같은 외과 의학적 애무였다.

 

2

백만장자가 한번도 나온 적이 없는 걸 보면 천벌을 받은 직업이 농사였던 것이다.

 

3

<맙소사, 내가 어쩌자고 결혼을 했던가?>
그녀는 우연의 다른 짝맞춤으로 누군가 딴 남자를 만날 도리는 없었을까를 자문했다. 그리고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그 사건들, 달라졌을 그 생활, 알지 못하는 그 남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를 상상해 보려고 애썼다.

 

4

그녀는 혼자말을 되풀이했다. <내게 애인이 생긴 거야! 애인이!> 이렇게 생각하자 마치 갑작스레 또 한번의 사춘기를 맞이 한 것처럼 기쁨이 솟구쳤다.

 

5

그녀는 초조해져서 속이 탔다. 할 수만 있다면 그녀는 두 눈의 힘으로 그를 창문 밖으로 내던져버리고만 싶었다.

 

6

그 시절은 얼마나 행복했던가! 얼마나 많은 자유! 희망! 얼마나 풍성한 환상에 차 있었던가! 지금은 이미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다! 그녀는 처녀 시절, 결혼, 연애, 이렇게 차례로 모든 환경들을 거치면서 갖가지 영혼의 모험들에 그걸 다 소비해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 마치 길가의 여관에 묵을 때마다 재산을 조금씩 흘려놓고 온 나그네처럼 그녀는 인생길 구비구비에서 그것들을 끊임없이 잃어온 것이다.

 

7

그리하여 얼마 안 되는 그의 돈이 마치 요양원에 들어간 듯 의사의 집에서 영양을 잔뜩 섭취하여 언젠가는 몰라보게 살이 찌고 자루가 터지도록 불어나가지고 그에게로 되돌아왔으면 싶었다.

 

8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은 자기들이 겪었던 괴로움의 동기들을 점점 더 자세히 털어놓았던 것이다. 이야기가 진행되어감에 따라 각자는 점차로 깊이 들어가는 속내 이야기에서 흥분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때때로 자기의 마음속에 있는 생각을 남김없이 다 말하지는 못한 채 말을 멈추었고 그럴 때면 그 생각을 얼마만큼이라도 나타낼 수 있는 표현을 찾아보려고 애를 썼다. 그녀는 자신이 다른 남자에게 품었던 정열은 고백하지 않았고 그 또한 그녀를 잊고 있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9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들을 비방하다 보면 우리는 늘 그들에게서 어느 정도 멀어지게 마련이다. 우상에는 손을 대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 칠해 놓은 금박이 손에 묻어나는 것이다.

 

10

그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만일 그만한 돈을 가지고 있었다면 틀림없이 내어주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그런 선심을 쓰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긴 하지만, 돈을 요구한다는 것은 사랑을 덮치는 모든 돌풍들 가운데서도 가장 싸늘한 바람이어서 사랑을 뿌리째 뽑아버리는 것이다.

 

11

오, 오! 성서의 구절에 대한 얘기라면 역사책을 펼쳐보십시오. 예수회가 그것을 날조했다는 것쯤은 누구나가 아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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