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어쩐지 한강 작가의 책들은 나에게 조금 난해하게 느껴저서
읽을 생각을 안 하고 있다가 우연히 읽게 되었다.
제목만 보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는데, 5.18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쓴 책이다.
역시나 한강 작가 스타일답게 화자도 계속 바뀌고 가끔은 누가 말하는 건지 잘 모르겠을 때도 많아서
앞뒤를 넘겨가며 봐야 했다.
친구 정대와 정대의 누나 정희를 찾으러 나섰다가 민주화 운동에 합류하게 된 동호의 이야기, 어린 새
죽은 정대의 영혼이 읊조리는 검은 숨
동호와 함께 5.18을 겪었고 지금은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는 은숙의 이야기, 일곱개의 뺨
함께 끌려가 고초를 당했던 진수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교사가 꿈이었던 남자가 화자인 밤의 눈동자
마지막으로 동호의 어머니가 이야기하는 꽃 핀 쪽으로
그 사건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그 일을 겪은 개개인의 사연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인상깊게 읽었다.
에필로그 눈 덮인 램프에서 동호가 실존했던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한강 작가 가족과 조금 인연이 있었기에 글을 쓰는 마음이 더 절실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을 울리는 문장은 에필로그에 있었다.
허락이요? 물론 허락합니다. 대신 잘 써주셔야 합니다. 제대로 써야 합니다.
아무도 내 동생을 더이상 모독할 수 없도록 써주세요.
동호의 둘째형이 한 말이었다. 내내 덤덤하게 읽다가 이 부분에서 울컥했다.
제목이 왜 소년이 온다 였는지 책을 다 읽고서야 알게 되었다.
외가식구들 대부분이 광주에 사는데, 다들 장사를 내팽개치고 나가서 시위를 했다던데,
외가식구들은 그나마 아무일도 없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새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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