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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말에 혹해서 얼른 구입했다.
최근에는 많이 못 읽었지만, 초창기 내가 읽은 세계문학상 수상작들은 대부분 기발하고 유쾌했기에
이 책도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비록 주제가 간병과 돌봄에 관한 것일지라도 이를 위트있게 풀어낸 책일거라
막연히 생각했다.
내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
소설은 전체적으로 어두웠고, 주인공 명주의 삶은 말 그대로 처참하다.
본인 스스로도 돈 벌이를 할 수 있는 몸 상태도 아니고,
치매를 앓던 엄마를 돌보느라 힘들기도 했기 때문에 이야기는 당연히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옆집 준성도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처지.....
게다가 명주는 상상하기 힘든 폐륜을 저질렀다.
문제는, 우리가 명주의 선택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동화되어 그를 이해하려 애쓰며 책을 읽게 된다는 거다.
간병의 늪은 한번 빠지면 쉽사리 헤어나오기 힘든 일이라는 것도 충분히 알고,
그걸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유일한 자식이라는 것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울지 이해한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명주를 이해하면 안되는 건데 말이다.
아마도 누군가는 겪고 있고 누군가는 겪을 일이기에
한번쯤 그런 상황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날씨도 쌀쌀하고 개인적으로 감정이 좋지 않아서
결말이 엄청 슬플거라 예상하고 간만에 책 읽으면서 한번 펑펑 울어보자, 하는 마음으로 샀는데
소설은 처절하긴 하나 슬프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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