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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읽기/2021년

손병관 『비극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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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출간되자마자 이슈가 되었었던 것인지~~

요런 책이 있다는 걸 안 이후 한동안 도서관앱을 전전했는데 구하지 못했다.

도서관마다 대출중, 예약인원 초과.....인기만발~

근데 얼마전 확인해보니 비치가 되어 있네.

그간 읽을 사람은 다 읽은건가? 원하는 이들이 많아 추가로 비치를 한건가?

뭐 암튼.....

 

두께가 꽤 있는 책인데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가독성도 좋고,

내용도 웬만한 소설 못지않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여.....

 

개인적으로 박원순 사건을 접하면서 굉장히 의문이었던 것은 바로 

왜? 갑자기? 였다.

비서실 근무 4년이 괴로웠다면 그러는 동안에 뭔가 액션을 취했어야 할 것이고,

(전보요청이나 주변에 알리는 것은 했다는데.....그게 효과가 없으면 그때 고소를 하등가~)

혹시 그렇게 했을때 돌아올 파장 때문에 못했다면 부서 이동을 한 후에 바로 했어야 할 것이고,

(있는동안에는 사실 그러기 힘들었다는 건 나도 알겠다. 완전 쎄해진 그 상황 어쩔꺼야~)

그조차도 앞으로의 직장 생활에 누가 될까 걱정됬다면 1:1로 사과를 받았어야 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나라면 그랬을 것이라고...... (뭐 안겪어봤으니 장담할 순 없겠지만....)

 

이 책을 통해 내가 몰랐던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는데

(발표가 되었던 모양인데 ㅠ.ㅠ 찾아읽지를 않아서 그런건지, 난 알지 못했당...쩝~)

김잔디(그 비서님의 가명)씨가 다른 동료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건이 먼저였다는 것.....

그런데 책에서 그 중간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지를 않았다.

그 사람을 고소했고, 그에 대한 서울시의 대처가 미흡하다 여겼다는 건 알겠는데,

그게 왜 박원순 고소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음.

 그에게는 이 두 사건이 각각이고, 원래 박원순도 고소하려고 했었는데 순서가 바뀐 것 뿐인지,

그 사건 관련 대처 땜에 빡쳐서 걍 묻으려다가 한건지,

아님 다른 계기가 있었던건지......책을 다 읽고도 그건 모르겠더군. 연결고리가 없어.....

 

그 외 다른 얘기는 하지 않겠다. 나름대로는 이러저러한 생각들이 있지만.....걍 안하는 걸로.

그래도 이 얘기는 하고 싶다.

그 페미니즘 이라는 것에 대해........

나 자신이 페미니스트인가 아닌가에 대해 정의내리기 전에......

나는 생각이 좀 앞서가는 사람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 어릴때, 아직 우리 사회에서 이런 생각들이 넘쳐나기 전부터 나는,

그런 나의 가치관 때문에 직장생활에서의 차별도

결혼 후 겪은 남녀의 차별도 다 너무 힘들었다.

그치만 요즘 페미니스트라고 하는 사람들의 주장들을 보고 있으면 조금 한숨이 나온다.

휴~ 마음은 알겠는데..... 너무 그렇게 극단적일 것까지 있을까 싶다.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다수가.....그러니까 남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그 평등이란 것은......

 

그 김잔디씨가 왜 그러는지는 내가 직접 대화해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뭐 분명 이유는 있을거라 생각한다. 다만~

박원순이 죽지 않고 대처를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인정할 부분이 있다면 인정하고, 아닌 부분이 있다면 명백하게 밝히고,

개인적으로 사과할 일이 있다면 사과하고,

공직자로서 부끄러운 일이 있다면 반성하고 필요하다면 처벌 받고.....

혹시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해서든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남을 위해서 싸우는게 일이던 사람이 왜 정작 자신을 위해서는 싸우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는지.....

그동안 자신이 해온 말과 행동이 있기 땜에 그렇다고?

물론 중요하다. 언행일치는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그 언행 좀 일치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게 죽을 이유까지야 될 수 있을까~

진짜 쓰레기같은 인간들도 뻔뻔하게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계속 정치한다고 왔다갔다 하는데....

그러는 과정 중에 겪을 쪽팔림 때문에 목숨을 포기한다고......

그건 진짜 비극이다.

 

내가 직장에 다닐때만해도 미투같은건 상상도 못하는 분위기였다.

우린 그냥 그들 뒷담하고, 그는 그런 놈이라고 여자동료들끼리 널리널리 소문내고 하는걸로

소심한 복수를 했던 것 같다.

출산휴가 갔다 돌아온지 얼마 안되어 간 회식자리에서 누군가

수유 중 아니냐고,  술 마셔도 아기한테 괜찮으냐고  걱정을 해주니

(아주 젠틀하셨던 남자 상사)

옆에 있던 다른 누군가가 비실비실 웃으면서 한마디 던졌다.

남편이 취하는거 아니야?

씹새~

그 전에도 이후로도 나에게 잘해줬으나, 이 되도않는 농담하나로 그는 나에게서 아웃됬다.

(물론 나한테 아웃된다고 해서 그에게 가는 데미지는 없었지만 ㅋ 제길~)

이런걸 견뎌가며 직장생활을 했다고 자랑하는게 아니다.

그냥 넘어갈수 없을만큼 수치심을 느꼈다면 먼저 그를 찾아가 사과를 받고,

잘못을 시인하지 않거나 이후로도 같은 언행을 반복한다면 회사에 알리고,

그래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법적으로 처리하는 것.....

나는 이게 순서라고 생각한다.

지는 농담이랍시고 웃으면서 던졌는데 그 자리에서는 아무일도 없다는 듯 넘어가놓고

한달쯤 후에 그걸 이슈화시키면.......잘잘못을 떠나서 그 사람 입장에서도 뒤통수 아닐까.

 

박원순 사건과 비슷한 맥락은 아니지만, 아무튼 내 생각은 그렇다는거다.

사과할 기회를 먼저 주자고~~~

아 물론 이건 경미한 추행일때를 얘기하는거다. 무력을 이용한 성폭행을 했다면 얘기가 달라지지.

그건 절대 농담이 아니니까.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고 그렇게 되기까지의 절차가 어땠는지 자세히 모르므로

누가 잘했고 잘못했고 판단을 내릴순 없었다.

다만 그것이 누군가의 죽음으로 연결되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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