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가 시작되는 저녁
영화 한 편 볼까 하고 맥주를 들고 앉았다.
언젠가 한번 봐볼까~ 하고 눌러봤다가 중국 영화라 껐던 요 영화가 목록에 있었다.
바느질 하면서 봐야 했던 때라~ 안되겠다 싶어 껐던 것 같다.
자막까지 읽어가면서 손을 움직이는건 불가하므로~~~~~
개인적으로 중국 영화는 그닥 즐겨보지 않는다.
중국어의 발음 자체가 진지함과는 멀게 느껴지는 느낌적인 느낌이 있는데다
영어와 일본어와는 달리 자막 없이는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듣는 재미가 없다.
(아! 딱 두마디 알아 들었다. 워아이니랑 메이요 ㅋㅋ)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그냥 봐야지.......하고 요 녀석을 눌렀다.
(그런데 영어 제목은 왜 뜬금없이 Us and Them 일까? 왜일까~~~~)
아무 기대없이 시작했다가 띵 받은 영화라고 해야 하나......
이런 여운 남는 영화 같으니!!
두꺼운 코트에 목도리를 둘둘 둘러싼 하얀 겨울의 풍경부터, 장난끼 넘치는 여주의 캐릭터....
어린 시절 서툴렀던 사랑, 그리고 먼 훗날의 우연한 재회.....후회.....휴~~~
(여주인공 주동우 넘나 매력적이다. 눈이 처진게 구엽기도 하고~ 완전 예쁨!!)
사실 앞부분은 크게 와닿는거 없이 영화가 진행됬다.
베이징에서 정착하고 싶어서 결혼할 만한 적당한 남자를 찾아다니는 샤오샤오가 한심하기도 하고,
그런 샤오샤오한테 좋아한단 말도 못하는 젠칭이 바보 같기도 하고~
스토리도 뭐 그닥 특별할 것도 없는것 같고.......
어린 시절 연인이었다가 한참 후에 재회하는 설정이야 뭐 그리 새로울 것도 없으니까.
그런데 어쩐지 보는 동안 괜히 가슴이 저릿저릿 했다.
그럴 상황도 아닌데 그냥 괜히.....
그러다가....아마 그때부터 였던 것 같다.
"남자가 여자를 결국 못 찾으면 어떻게 돼?"
"그럼 세상이 흑백으로 변해."
왜 과거는 컬러이고 현재가 흑백인지 이유를 아는 순간......어쩐지 가슴이 철렁했다.
그런 과거를 지닌 두 사람이 비행기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 그렇게 싱긋 웃어버리다니~
그때 네가 그렇게 나를 떠나지 않았더라면.....
그때 네가 용기를 내서 지하철을 탔더라면........
그때 우리가 돈이 많았더라면......
지나간 일에 대해 가정법으로 말해보지만, 결국 후회만 남는 과거일 뿐이다.
그 지하철이 진짜 마지막이었다면, 그냥 그럴 수 있지 했을텐데....
이후에 같이 고향에 내려가기도 했었다는걸 알고 나니 그 둘이 더 짠했다.
기회가 있었음에도 잡지 못한게 더 후회스러울일이지~~~
샤오샤오가 말한다.
"I miss you."
젠칭이 대답한다.
"나도 보고 싶었어."
하지만 샤오샤오의 miss는 그립다는 뜻이 아니었다.
"아니, 내가 너를 놓쳤다고...."
둘이 끌어안고 우는 장면........어쩔거야~~ ㅠ.ㅠ
하지만 진짜 나를 울린건 얘네들이 아니었다.
샤오샤오에게 쓴 젠칭 아빠의 편지......아놔~ 이 장면에서 참았던 눈물이 쏟아져버렸네.
영화가 끝날 즈음.....
"소중한 이를 잃기 전에 미안하다고 말하세요. 더 늦기 전에 사랑한다 말하세요."
라는 자막이 나온다. 우리 인생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영화가 말해주는 것 같다.
마지막 쿠키 영상도 넘나 인상적이다.
나에게 그런 영상을 남기라고 한다면.....난 누구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
이언은 켈리를 영원히 사랑해!!
이 영화 언젠간 다시 한번 봐야할 것 같다 ^^
아참! 주인공들이 친구들하고 노래방에 간 장면이 나오는데
안재욱의 '친구'를 불러서 순간 깜놀함 ㅋㅋㅋㅋ
리메이크 곡이었다는걸 잠시 까먹고~~~이 노래가 중국에서도 이리 유명했던게야? 라고 생각했음.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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