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한 줄은 진즉부터 알고 있었으나 역시 단편집이라 읽지 않았던......하지만 결국 좋아하는 작가 중에 하나라 읽게 되어버린 소설이다.
김영하 작가는........어쩐지 굉장히 진지하고 난해한 글을 쓸 것만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그렇지 않은 글을 쓴다.
재미있고 나름 이야기도 있고 가독성도 뛰어난.....하지만 결코 가볍지는 않은. 그래서 좋다 ^^
역시나 하나의 이야기로 한권을 맺는 두꺼운 소설이 아니라 조금은 아쉽다.
한참이 지난 후에 이책의 표지나 제목을 보고 있으면, 읽었다는 것만 기억하고 줄거리가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그래도 읽기를 잘했다.
- 오직 두 사람 : 아버지와의 특별한 관계 때문에 다른 가족들로부터 버림받고 아버지를 책임지며 살아가게 된 현주....누군가(아는 언니?)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금은 정상적이지 않지만 어쩌면 있을법한 일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병상에 누워있는 아버지에 대해 묘사하는 부분은, 슬프지만 사실적인 표현이 많아 짠하기도 했다. 주인공 동생의 이름이 현정으로 나온다. 소설 등에서 자주 쓰이는 이름이 아니라 반갑기도 하고, 책으로 읽는 내 이름이 어쩐지 낯설기도 하더군 ㅋ
- 아이를 찾습니다 : 인상깊은 소설이다. 자식을 키우는 사람들이만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본다. 혹여라도 아이를 잃어버리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그 아이를 찾기만 하면 모든게 아무 문제 없어질거라 막연히 상상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 다음에 대해 이야기 한다.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이라는......차라리 아이가 돌아오길 고대하고 살던 그때가 더 낫더라는~ 슬프기도 하고 어쩌면 좀 끔찍하기도 한 현실이다. 주인공인 윤석과 조현병에 거린 그의 아내 미라, 그리고 돌아온 성민.....세 사람 모두 안됬다.
- 인생의 원점 : 초등학교 때 좋아했던 여자친구 인아를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난 서진. 남편에게 맞고사는 인아가 안쓰럽고 다시 만나 새삼스레 사랑하게 된 서진이지만 자신이 위협을 받게 된 후 비겁해진다. 특히 인아가 사고를 쳤을때는 정말 찌질이로 변하더군. 마지막에 인아 남편 귀에 대고 속삭이는 서진을 보면서.....우리가 드라마에서 보는 주인공들은 정말 미화된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 속 주인공이 보다 현실에 더 가깝다. 뭐~ 이런 상황에 처하면....누구라도 그렇게 될 것도 같다.
- 옥수수와 나 : 제목이 꼭 70년대 소설 같다 ㅋㅋ작가인 주인공과 이혼한 아내 수지, 그리고 그녀가 일하는 출판사 사장과 그의 아내 영선.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며 시를 쓰는 친구와 시를 쓰면서 카페를 운영하는 친구....그런데 알고보니 그 철한은 카페의 아내와도 주인공 아내와도......푸훗~ 완전 촌철살인~ 주인공이 글을 쓰겠다며 간 뉴욕에 있는 사장의 오피스텔에서 만난 그의 아내 영선과는.....이거야 말로 드라마로 만들면 막장인데 소설로 읽다보니 웃음이 나온다. 어느 순간 말도 안되는 이야기로 펼쳐지다가 마지막엔 뭐지? 하고 끝나버림. 과연 그 주인공은 자신이 옥수수라고 생각을....아직도 하는 걸까 아닐까~
- 슈트 : 뉴욕에 살고 있는 주인공 부부의 집에 며칠 신세를 지러 운 후배 지훈. 탐정의 연락을 받고 아버지의 유골을 찾으러 왔다던 그가, 평생을 아버지가 추구하고 돈을 쓰던 아름다움(?) 혹해 그의 유골보다는 슈트를 얻은 것에 만족을 얻는다는 엉뚱한 이야기. 뭐라 딱히 말하기는 어렵지만.....작가가 어떤 메시지를 이야기 속에 숨겨놓은 것 같았다. 아무튼 이것도 피식 웃음이 나오는 이야기이다.
- 최은지와 박인수 : 사장인 나를 어느날 찾아와 곧 출산을 하게 될거라는 편집자 최은지, 그리고 사장의 친구이자 암환자인 박인수. 그 둘에 대해 화자가 번갈아 이야기 하는 것으로 소설은 이어지고 끝이 난다. 그 둘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지만 그 둘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는데 하나도 겉돌지가 않는다. 그게 바로 김영하 작가의 능력인가 보당~ 아무나 쓸 수 있을 것처럼 힘을 뺀 소설들인데 결국 아무나 못 쓸 소설 쓰는거....그게 바로 작가지.
- 신의 장난 : 요즘 유행하는 방탈출 게임을 게임이 아닌 현실로 경험중인 주인공 네명.....정은, 수지, 태준, 강재....결국 소설은 불친절하게도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고 끝이 나버린다.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고 이번에 알았다. 문학동네는 김영하 작가의 책 표지를 무슨무슨 전집처럼 똑같은 패턴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그렇게 되기 전에 구입한 검은꽃을 다시 사고 싶게 만드네~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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