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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읽기/2019년

박향『에메랄드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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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중고서점에 갔다가 문득 집어 온 책

좀 가벼운 소설을 읽고도 싶었고(그런 듯 보였었음), 세계문학상 대상작이라 하니 믿음이 가서

제목도 작가 이름도 낯설지만 충동구매를 해버렸다.


에메랄드 모텔에서 일어나는 많은 이들의 이야기

(제목을 '에메랄드 모텔'이 아닌, '에메랄드 궁'이라 지은 것도 참 역설적이다.)

처음엔 모텔을 찾는 이들에 대한 연희의 적나라한 냉소가 그리 편하지 않았다.

사실이긴 하지만.....모텔을 찾는 이들을 모두 싸잡아 그렇게 나쁘게만 표현할 일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우리나라에 모텔에 엄청 많고 잘 되는 이유 중에 하나. 많은 이들이 결혼 전까지 부모와 함께 살기 때문이란다.

그게 서양 문화와 굉장히 다른 점이기도 하고.....그 점을 감안한다면 뭐~ 진짜 사랑인 사람들도 많을거잖아.)


그런데 계속 읽어 나가면서.....그리고 그들의 사연을 읽어 나가면서.....이제 그냥 그저 그런 소설이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문학상 대상은 아무한테나 주는게 아니었지, 맞아~ 라는 생각도......


사랑 때문에 모든 걸 다 버리고 잃었지만 어쩌지 못하고 살아가는 연희와 상만....그리고 명옥

역시나 사랑 때문에 꿋꿋하게 힘든 길을 선택했고 이겨 내는 줄 알았으나 결국 고통 앞에 무릎을 꿇고 만 경석과 혜미....그리고 다현

또 역시나 사랑 때문에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 선정......

그리고 또.....사랑 때문에 삶을 포기할 뻔한 벙어리 남자..... 결국 다 사랑이네.

그 많은 사연들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사랑.....바로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다.

내 너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며 씨앗도 심지 않은 화분을 주면서, 

그 씨가 나무가 되고 꽃이 필때까지 자기를 기다려 달라 했다던 그 할아버지.....아우~ 멋져~~~


잘 읽히는 소설이다.

그렇다고 해서 가볍지만은 않은 소설이기도 하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여 밤새워 읽고 나니.....잔잔한 여운이 남는다.

가난은 사람에게 극한 선택을 하게도 한다는 연희의 말도 생각난다.

부유하게 살아본 적도 없지만, 처절한 가난을 겪어본 적도 없는 나로서는.......그 극한 선택을 하게 되는 상황을 다는 모를 것이다.

모르고 살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고.......내 아이들도 절대 모르게 하고 싶다.

열심히 살아야지~~ (결론이 이상해 ㅋㅋㅋ)


더 웃긴 결론 한마디 더 하자면......모텔 장사는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야....아무나 할 일은 아닌듯~ 푸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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