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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읽기/밑줄긋기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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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를 사랑한다! 그녀가 나를 사랑하게 된 이후 <나>라는 인간이 얼마나 귀중한 존재가 되었는지 모른다.

나는 얼마나 스스로를 존경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2

 

"인간의 본성에는 한계가 있어요" 하고 나는 이야기를 계속 했다.

"기쁨, 슬픔, 괴로움 등 희로애락의 감정을 참는 데도 한도가 있는 법이고, 그 한도를 넘으면 당장에 파멸하고 말아요.

따라서 이런 경우 어떤 사람이 강하다 약하다 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일이건 육체적인 일이건 간에 자기의 고통의 한도를 견디어낼 수 있는가 없는가가 문제지요.

따라서 나는 자기의 목숨을 스스로 끊는 사람을 비겁하다고 부르는 것은 마치 악성 열병에 걸려 죽어가는 사람을

겁쟁이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3

 

이것을 옆에서 바라보고 있다가, "어리석은 여자야! 좀 기다렸다면, 시간이 흘러서 때가 오면 정말도 가라앉을 것이고

반드시 다른 남자가 나타나서 위로해 주었을 텐데" 라고 태연자약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오히려 한심한 사람이지요.

그것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거나 다름없어요.

"열병을 앓고 죽다니 참 어리석은 놈이야. 체력이 회복되고 원기가 좀 생겨서 혈액의 혼란이 가라앉을 때까지만

기다려보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고 말이오

 

 

4

 

아아, 내 가슴은 너무나 들끓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납득하지 못한 채 헤어지고 말았어.

이 세상에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것일까!

 

 

5

 

그렇지만 이런 일은 산을 넘어가야 하는 나그네처럼 꼭 참고 체념할 수밖에 없어요.

물론 산이 없으면 가는 길은 훨씬 편하고 거리도 한결 가까워지겠지요.

그러나 산은 이제 엄연히 가로놓여 있으니, 넘어가지 않을 수 없어요.

 

 

6

 

때때로 나는 이애할 수가 없다.

내가 이다지도 외곬으로 그녀만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녀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지,

다른 사람을 사랑해도 되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나는 그녀 외에는 아무것도, 아무도 모르고, 또 그녀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데!

 

 

7

 

그녀의 검은 눈동자를 쳐다보기만 해도 나는 벌써 행복에 잠긴다!

그런데 은근히 화가 치미는 것은, 알베르트가 ----만약에 내가 그 사람이라면 행복해할 만큼---- 그렇게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는 이런 대시 따위를 함부로 죽죽 긋도 싶지는 않다.

그렇지만 다르게 표현할 도리가 없고, 또 내겐 이것으로도 충분히 명백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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