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책 소개를 듣고 제목을 적어놨었다.
세상의 끝, 오로라
뭔가 굉장히 낭만적인 책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사진작가와 여행작가가 오로라를 보기위해 극한의 추위를 뚫고 유럽의 북쪽 끝까지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에세이이다.
누군가 북유럽 여행을 갔다왔다고 하길래 난 너무나 당연하게
"오로라 보고 왔어?" 라고 물었고 "그게 아무나 아무데서나 보는건지 아나~" 라는 답을 들었었다.
이 책에도 작가는 계속해서 이야기 한다.
오로라는 신이 주는 선물이라고......
근데 좀 의아함도 있다. 목적을 오로라라고 두고 한 여행이라면 왜 굳이 파리에서 캠핑카를 타고 긴 여정을 돌고 돌아
힘들게 유럽을 한바퀴 도는 것일까......나로서는 잘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야 물론 오로라 하나만을 놓고 글과 그림을 담아 책을 내기엔 좀 부족해서였겠지.....
하지만 오로라를 찾아가는 여정이 그려지고 그 막바지에 드디어 그 멋진 오로라를 만나고 책을 끝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좀 남았다.
제목에 떡하니 오로라~~라는 말을 집어 넣고, 오로라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고 해 놓고는
오로라를 보고 난 후에도 여행을 계속 하는게 왠지 좀 구색이 안맞는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게다가 천천히 여행하는게 좋지만 일정상 빨리 떠나야 해서 아쉽다는 작가의 말도 자주 등장한다.
다음날 일찍 출발해야 하므로 밤에라도 잠시 나가 돌아다녔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뭐하러?
나라면 차라리 비행기를 타고 최대한 가까이까지 이동한 다음에 거기서부터 여행기를 시작해서 오로라를 보고 책을 끝냈을 것이다.
분량이 적더라도.......주제가 "캠핑카로 유럽 한바퀴"는 아니었으니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굳이 캠핑카를 타고 파리서부터 매일같이 미친듯이 운전해 바쁘게 움직인 여정만을 적을 것이 아니라,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를 돌며, 빈둥거리며, 그곳에 대한 감상을 적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를 하고,
그리고 오로라에 대해 말하는 것이 훨씬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여행을 한 후 펴낸 책이 아니라, 책을 펴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여행을 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딱 하나 이 책을 구입한 돈이 덜 아깝다 여겨지게 하는건
끝내주게 아름다운 오로라 사진이 담겨 있다는 것......
하지만 사실 그마저도 웹서핑을 통해 얼마든지 감상 할 수 있다는게 함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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