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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읽기/밑줄긋기

조정래 『정글만리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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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맘 놓고 울음을 터트리니까 슬픔이 더 진해지고,

그 슬픔은 울음을 더 복받치게 만들고,

새롭게 솟는 울음은 사무치는 서러움이 되고,

그 서러움은 억울함이 되면서 새로운 울음을 또 밀어 올리고 있었다.

 

 

2

 

"중국에서는 아버지도 가짜랬어요."

 

 

3

 

런타이둬는 "사람이 너무 많아!" 하는 불만에 찬 부정적인 말이었다.

그 말은 "런둬"와 함께 중국사람들이 입버릇처럼 많이 하는 말이었다.

사람이 많이 북적거리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툭툭 튀어나오는 소리였고, 중국은 어디를 가나 사람들이 바글바글 넘쳐나지 않는 곳이 없었다.

"그 말 속에 생략된 말이 있지. 사람이 너무 많아. '한 3억은 없어져야 돼' 하는 말이지. 그런데 그 생략된 말 속에 또 한마디가 감춰져 있어. '나 빼고' 하는 말이지. 그러니까 사람들이 런타이둬 할 때마다 '나 빼고 한 3억은 없어져야 돼' 하는 생각을 하는 셈이지.

애들 까지도 그 말을 입에 달고 사니까 중국사람들 전체가 그런 의식에 젖어 있는 거나 마찬가지야.

나 빼고 3억쯤 없어져 10억 정도로 줄면 좀 살기 편해지고 좋아지겠지 하는 생각인 게야.

이게 중국과 중국사람들을 이해해 나가는 중요한 키포인트의 하나가 될 수 있겠지.

너무 심하게 나밖에 모르고, 남의 일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철저한 이기심과 무관심 같은 것들을 비롯해서....."

어느 젊은 교수의 설명이었다.

 

 

4

 

'문제 삼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문제 삼으니까 문제가 된다.'

 

 

5

 

그녀가 가장 무서워하는 게 파출부에게 변고가 생기는 것이었다.

그건 그녀만 그러는 게 아니었다.

중국땅에서 파출부 부리며 편케 살아온 주재원 부인들은 다 그랬다.

파출부가 무슨 일로 하루만 안 와도 그녀들은 오만상을 찌푸리기 일쑤였다.

손 놓고 살아온 잡다한 일거리를 하루라도 만지기 싫은 얍삽한 마음이었다.

그녀처럼 중국 생활이 오래될수록 그 정도는 더 심했다.

.......

.....

편케 사는 여자들은 자기네 손으로 잠시라도 집안일 하는 것을 뱀이라도 만지는 것처럼 질색을 했다.

편할수록 편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었다.

(약간 과장이 좀 있긴 하지만, 같은 주재원 부인으로서 좀 공감이 가고 찔리는 내용이다. ㅋ)

 

 

6

 

'중국에 대해서 알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고, 중국에 대해서 안다고 하는 것은 더욱 어리석은 일이다.'

 

 

7

 

'나라에 정책이 있으면 우리에게는 대책이 있다.'

 

 

8

 

변기 고장을 고치는 데 일주일이 걸리는 것은 사람이 미칠 일이었다.

기술 미숙만이 아니었다.

무책임이라기보다 무사태평의 기질이 문제였다.

집안 잔치가 있어서 하루 빼먹고, 친구가 사고를 당했다고 일하다 말고 가서는 안 와버리고, 부속품이 안 맞는다고 구하러 가서 하루 보내버리고 하는 식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마상(곧, 금방)" "마상커이(곧 간다, 금방 된다)"를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러니 더 밉고 괘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고 보니 인도 사람들하고 중국 사람들 기질이 비슷한가보다. 우리도 이런 문제로 기가 질려버렸는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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