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책방의 추천으로 읽은 책. 역시 빨간책방....날 실망시키지 않는다.
처음 "파이 이야기" 라는 제목을 듣고.....예전에 아메리칸 파이인가? 그런 영화 제목이 떠올라서
디게 유치한 미국식 소설이 아닐까 막연히 생각했는데.....
인도 소년 파이가 태평양을 떠다니면서 겪은 일에 대해 적은 전혀 유치하지 않은 표류기 였다.
소설 초반의 배경이 되는 곳은 파이의 고향 인도 타밀나두주의 폰디체리....
바로 내가 사는 첸나이의 옆동네다. 심지어 내가 가본 도시이기도 하고....
그닥 인도를 사랑하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니나, 내가 아는 외국 동네의 이야기가 나오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파이가 하는 이야기들 상당수가 익숙한 단어들이어서 정겹기 까지 했다.
파이가 태평양을 표류하는 동안의 이야기는 신기하기도 하고 조금은 끔찍하기도 하고
그리고 아주 재미있는....진짜 파이가 들려주는 이야기였다.
배에 대한 묘사 부분에서는 내가 구명보트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므로 와닿지 않는 부분도 많긴 했지만
대충 상상하며 읽어 내려갈 수 있었고, 파이의 절실한, 살아남기 위한 노력들이 안타깝기도 했다.
과연 내가 저런 상황이 되면 점잖은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저런 모습이 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궁금하기도 하고...
(파이가 점잖치 않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생선 내장까지 생으로 먹을 수 있는 그때를 말하고자 함이다.)
식충섬에 대한 부분은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진짜 있을 수 있는 일인지 찾아보기 까지 했다.
그만큼 진짜인것 처럼....정말 잘 썼다 ㅋ
마지막 반전 부분....
파이 이야기의 두번째 버전....아~ 정말 끔찍했다.
동물이 나오는 이야기와 그렇지 않은 이야기 중 어느 것이 더 낫냐는 파이의 질문이 서글프기 까지 했다.
리차드 파커는 갔다는.....사실일 수도 있고 상징일 수도 있는 그 말도....
아무튼 감명깊게 읽은 소설이다.
이제 영화를 볼 차례.....영화까지 보고 나서 빨책을 한번 더 들으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소설 중에 하나가 될 것 같다.
#. 그런데 역자 설명 중에 덧붙이고 싶은 부분이 있어 적어본다.
1. 아우로빈도 아슈람
힌두교 은자의 암자.... 라고 옮긴이는 적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공동체 마을 오로빌을 창시한 스리 오로빈도 아쉬람이 수행을 하던 곳이고, 지금은 명상센터, 박물관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암자라고 하면...꼭 산속에 있는 사원처럼 여겨지잖아. 폰디체리 도시 한가운데에 있는데 말이지~~
2. 우타르 프라데시
인도에서 다섯번째로 넓은 도시...라고 적혀있었으나...내가 알기로 우타르 프라데시는 "도시" 가 아니라 "주"의 이름이다. 뉴델리에 인접해 있는 "주" 이며 주도는 "러크나우"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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