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우린~ 늘 그래왔듯 성탄 이브 파티를 하기로 했다.
올해엔 작년의 경험을 거울 삼아 성당 가기 전에 먼저 필요한 것들을 장 봐 두었다.
성당에 가기 전 잠시 나갔다 오겠다며 홀연히 사라진 두 녀석~
성탄기념 스티커 사진 ^^
점점 갈수록 돈독해지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군~
좀 쉬다가 성당에 갔고, 성탄 전야 미사에 참석했고, 특송을 기깔나게 잘 불렀다.
그리고 부랴부랴 집으로~~~
나는 미리 준비해 두었던 찜닭을 마무리 하고, 야채튀김을 하고,
남편님은 연어를 썰고,
아이들은 디저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 런 - 데 !!
갑자기 남편님이 빨리, 대충 하라며 짜증(?)을 내가 시작하는 거다. 자기 배고프다고~
급기야 훽 토라져서는 방에 가서 누워버렸다.
생전 배고프다고 짜증낸 적도 없고, 한끼 정도 굶어도 아무말도 안 하던 사람인데
당췌 이 무슨 일인건지~
결국 아이들은 계획했던 디저트를 다 만들지 못하고......
막 되는대로 대충~ 마무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중요한 사실을 하나 깨닫긴 했지. 디저트는 성당 가기 전에 미리 만들어 두어도 됐었는데...
왜 우린 그 생각을 못하고 놀고 있었을까? ㅋㅋㅋ)
그래도 기념 사진은 찍어야 하지 않겠냐며 자리를 잡았는데....
남편님은 덥다고 이미 웃옷을 벗은 상태였다. (흰색 난닝구 차림!!)
싫다는 걸 억지로 빨간티를 다시 입고 오라고 했더니
"우리가 무슨 SNS 가족이야?"
라며 투털거린다.
와~~~
우리 가족 중에 가장 발빠르게 SNS에 근황을 업로드 하는게 바로 자신이라는 걸 모르고 하는 얘기인가?
게다가 이건 자랑용이 아니라 기념용인데.....무슨 그런 말을~
급기야 나름 아빠한테 맞춰 준다고 조용히 하고 있던 봄이가 한마디 했다.
기념으로 사진 한 장 찍자는데 그게 뭐가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고~~
결국 기쁜 날을 망칠 수 없다는 각자의 생각들이 모아져
가까스로 험악한(?) 분위기를 봉합한 후 기념 사진 찍기~
에휴~ 어렵다 어려워~~~
하도 눈치가 보여서 음식 사진도 제대로 못 찍었네.
찜닭도 있고 연어도 있고 야채 튀김도 있었눈뎅 ㅠ.ㅠ
몇 숟가락 드시더니 마음이 조금 풀렸는지 말을 하기 시작한 남편님!
20년 간 같이 살면서 배고프다고 짜증 부리는 건 또 처음 보네. 쿨럭~
뭐 아무튼 어쨌거나 우리의 성탄 만찬이 아름답게 마무리 되긴 했다.
식사를 하던 중 전부터 해왔던 얘기~ 과연 눈을 감고 콜라와 사이다를 구분할 수 있을까?
나는 실제로 방송에서 실험하는 걸 봤다고, 어렵다고 했고
남편님은 맛이 확연히 다른데 그게 뭐가 어렵냐고 했다.
그래! 그럼 우리가 실험을 해보자!!
와~ ㅋㅋㅋ 남편님 땜에 웃겨 죽을 뻔 했네.
이게 영상으로 보는 것만큼 쉽지가 않더군. 푸훗~
남아서 굳은 쪼꼬렛들~ 봄이 뭐하니? ㅋㅋㅋ
그리고 다음날!! 다같이 영화 하얼빈을 보러 갔다.
영화 본다고 안경 챙겨간 삼박!!
어쩌다보니 셋다 비슷한 스탈의 테를 골랐더군 ^^
영화를 본 후 저녁을 먹고~
백화점 구경도 잠시 한 후에 집으로 GoGo~~~
"우리 올해도 성탄 전날 파티 하나?" 라는 나의 물음에
"당연하지! 우리집 전통이잖아~~" 대답해 준 아이들
그리 여겨주니 다행이고,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전통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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