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스물일곱 청년이 쓴 책인 줄 알았다.
항해사라는 직업은 남자...와 연결해서 생각해 온 버릇이 있었던 것 같다.
문체가 어쩐지 부드럽고 감성이 여성스러워, 이 청년 참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군! 하면서 읽었다 ㅋㅋㅋㅋ
초반에 본인이 여성이라 밝힌 부분에서 뭬야? 하고 다시 둘러봄 ㅋㅋㅋ
왜 표지에 여자 그림이 있었는지 그때 알았네.
승주라는 이름은.......중성적인 이름이라 더 의심하지 않았었나보다.
어릴때(?) 알던(알기만 하던?) 사람 중에 한국해양대학을 다니던 사람이 있었다.
아날로그 시대였으므로 편지를 자주 주고 받았었는데......
실습 나가면 한참 동안 육지에 돌아오지 못한다며......자기는 막내라 맨날 갈매기똥 치우는게 일이라며~ ㅋ
배타는 사람 = 한국해양대학 학생 = 내가 알던 그 사람 = 깔끔한 제복 = 잘생긴 청년
이런 공식이 나에겐 좀 있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정말 깜짝 놀란 것은!
작가가 항해사가 되기 전에는 1년에 한두권 책을 읽을까 말까 했었다는 것.
근데 이렇게 잘 쓴다고?
내용도 좋고, 글도 정말 수려하게 잘 쓴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그게 독서를 통해 얻어진게 아니라는거에 놀랐다.
그저 특이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쓴 에세이....라고 단정짓기엔 많이 아쉬울만큼
글이 좋은 사람이다. 작가로 전업해도 될 듯
내가 작가보다 나이가 어렸다면 굉장히 동경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을 것이다.
지금은 그 반대이므로......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는 경험해보지 못한 일을 하고 있기는 하나 그래봤자 사회생활 3년.....
수없이 다양한 인생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연애는 언제 하나?
같은 배에 탄 사람 중에 타이타닉 디카프리오 같은 남자 한명 있기를 기도해주고 싶다.
작가도 그 점을 아쉬워 하는 것 같다. 육지에서의 시간이 짧다는 것.
20대....그 나이에 할 수 있는 것.....그게 따로 있는것인데~
남들이 못하는 경험을 하는 것도 정말 대단한 일이긴 하지만, 남들 다하는거 못하는것도 나중엔 많이 아쉬울것 같다.
어쨌거나 개인적으로는 부럽다.
책에 수록된 사진에서 보이는 풍경들이 숨막히게 아름다워서......실제로 보면 얼마나 엄청날까.
한 3개월 정도만 배 얻어타고 따라다니고 싶다. ^^
이후의 삶도 응원해주고 싶다. 이런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뭘해도 잘할것 같다.
다만 배에 있는 시간 동안 외롭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거 같던데......
통신이라도 좀 빵빵 터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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