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해리 1,2』

오랜만에 읽은 공지영 작가의 책이었다.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착한 여자

수도원 기행

봉순이 언니

냉정과 열정사이 - rosso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즐거운 나의 집

도가니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의자놀이

높고 푸른 사다리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2

별들의 들판

우와~ 그동안 정말 많이도 읽었다. 이 정도면 광팬이라 불릴만 하겠지.

하지만 나는 작가 공지영의 팬이었기 때문에, 어느 순간 그녀의 글을 읽는 것이 불편했던거 같다.

사실 그녀는 한번도 본인의 색채를 드러내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다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주변 사람들, 관계자들만 알았을 그녀의 성향을 모두가 알게 되었다는 것. 그게 문제다.

그녀가 내는 색이 싫은 것도, 그걸 비난하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욕을 먹는걸 듣기 싫었을 뿐.

그리고 그도 사회문제에서 잠시 한발짝 물러서서 그저 아름답기만 한 글도 좀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2015년을 끝으로 더 이상 그녀의 책을 찾아 읽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이 소설이 오랜만에 출간한 책인건 맞지만, 그렇다고 내가 그녀의 책을 다 읽은건 아니었으니까......

이 책이 나온걸 알고 있었지만 줄거리를 보고는 읽기를 주저하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언젠가는 읽어야지~ 하는 마음이 있었나보다. 도서관에서 보자마자 집어든 걸 보면.....

우선......역시 공지영은 공지영이다.

이렇게 글 잘쓰는 작가가 정치적, 사회적 목소리를 낸다는 이유로 욕을 먹는게 다시 한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걸 다 차치하고라도~~ 그녀의 책은 엄청 잘 읽힌다. 그런데 그 문장들이.....항상 멋지다.

두번째로는.....정말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은 아니라고 작가의 말에 밝혔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썼다는걸 모르는 이는 없다.

(모든 소설이 그렇듯이 이 소설은 허구에 의해 씌어졌다.

만일 당신이 이 소설을 읽으며 누군가를 떠올린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당신의 사정일 뿐이다.

작가의 말 중 발췌되어 책의 가장 앞쪽에 적힌 내용이다. 이거 읽고 피식 웃었네~ ㅋㅋ 면피도 멋지게 하십니다 ^^)

그리고 그 중 절반이 가톨릭에서 실제 일어난 일이라는 거에 경악했다. 그래도 가톨릭은 그럴줄 몰랐는데.....라는 생각. 많이들 할텐데~

한동안 떠들썩 했던 만삼신부 얘기를 접할때만 해도....비난받을 일이기는 하나 어찌되었든 신부 개인의 잘못.....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대구 희망원 사건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가톨릭이 정말로.....진짜로 그렇게 되었을까?

그리고 마지막으로.....결말이 맘에 안든다.

온갖 말도 안되는 일들을 벌이는 등장인물들에 대해 계속 의혹을 쏟아내기만 하고.....

결국은 아무것도 제대로 해결되거나 밝혀진 것 없이 소설이 끝나버린다. 아놔~ 아무리 열린 결말이라지만 이건 반칙 아닙니까!

이 사람은 왜 그랬을까? 저 사람은 또 왜 그랬을까? 읽다보면 이유가 나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숨차게 읽었는데 ㅠ.ㅠ

단지 소설로만 본다면 끔찍하지만 재미있었고,

실화를 바탕으로 썼다는 전제로 본다면 끔찍하고도 부끄러운 이야기다.

그리고......나는 여전히 작가 공지영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