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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읽기/밑줄긋기

박지영 『지나치게 사적인 그의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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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랬다. 역사는 과거에 쓰인 것이 아니라 미래의 시점에서, 성공한 자의 관점에서 다시 쓰이는 것이었다.

개인의 역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므로 해리에겐 역사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보관될만한 과거 따윈 없었다.

매일의 그럴 수 있었던 순간들이 그렇게 되지 못해서 만들어진 게 지금의 해리였다.

 

 

2

 

인간은 누구나 어느 정도 악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

오렌지를 짜면 즙이 나오듯, 사람을 쥐어짜면 일정 성분의 악이 나오기 마련이었다.

인간이란 자신의 악의로 가득한 과즙을 숨겨둔 채, 타인이 쥐어짠 그 신 과즙을 은밀히 마시고 싶어 하는 건지도 모른다.

 

 

3

 

자신의 과거를 제대로 쓰지 못한 사람에게도 미래의 시간과 가능성이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은 공평함이 아니라 불공평함이다.

과거를 열심히 쌓아 올리지 않았다면, 미래 역시 주어지지 않는 편이 정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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