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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읽기/2005년

공지영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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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공지영의 책이 나와서 반가운 마음에 얼른 사들었다.
되도록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읽고 싶어서, 주변 정보를 수집하지 않고 그냥 읽기 시작했지...

처음엔....공지영의 문체가 너무 맘에 안들었다. 전에는 참 좋았던거 같은데....
뭐랄까....말 장난하는거 같다고 해야 하나...꼬리에 꼬리를 무는 묘사라고 해야 하나.....
내가 좋아하는 대부분의 작가들이... 상황에 대한 설명보다는 느낌에 대한 묘사를 주로 하긴 하지만,
공지영도 그래왔고 그런게 좋았었지만.... 웬지 이건 좀 극에 달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유정이라는 주인공의 "자살을 세번이나 시도..."했다는 얘기도 너무 자주 나오는거 같고.....

그래도 어쨌거나....내용면으로 봤을때는... 중세나 박해시대를 배경으로 한거 말고...
현대문학에서 천주교를 배경으로 일반 작가가 소설을 쓴건 별로 본적이 없었던거 같은데....
수녀님이 줄거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게 신기하기도 했고...
사형수라는 보기드문 소재가 맘을 끌었기에 차분히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우선은 블루노트....윤수의 고백이 자꾸만 마음에 와 닿았다.
블루노트 부분만 쭉~~ 읽고 싶은 바램이 점점 들도록...
중반쯤 접어 들면서 유정의 이야기도 나를 들쑤시는거 같았고.... 천천히 천천히 읽고 싶어졌다.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눈은 자꾸만 다음줄로 넘어가지만
한줄 한줄 차분히 새겨가면서 읽고 싶어졌다.

윤수가 죽을거라는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웬지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
그 흔한 반전 조차도 이 책에는 없었고...그래서 더 슬펐던거 같다.

마지막 부분은 버스에서 읽게 되었다.
끝에 20페이지 정도가 남았던거 같은데.... 시간이 날때까지 기다리지를 못하겠어서, 버스에서 펴들었다.
(원래 난 버스에서 멀미가 나서 책을 못읽는데 이날은 신기하게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자꾸만 눈시울이 붉어지는데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책으로 얼굴을 가리고 끝까지 읽었다.

윤수가 죽기도 한참 전부터 계속 마음이 짠하고.... 불쌍하고....
그리고 작가가 계속적으로 말하고 싶은것이 뭔지 알것 같았다.
원래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간접경험을 하는거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도 나에게서 멀리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보기는 처음이었다. 유정이처럼....

윤수의 뉘우침과 억울함..그리고 회한...
유정이의 깨달음과 슬픔....이런것들이 자꾸만 맘속에서 꿈틀댄다.
다시 한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아닌거 같고....
한참이 지난 후에 꼭 다시 한번 읽어야 겠다.

공지영의....대표작이라 할만하다...

글쓴날 : 2005.10.18


영화 후기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Maundy Thursday,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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