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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삶/미디어의 세계

서울의 봄 (12.12: THE DAY,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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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12.12 사태라는게 있었다는 것을 인지한 것은 어릴 때....엄마께서 해주신 말씀 때문이었다.

10월 26일 밤에 군인이셨던 아빠가 부대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전쟁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라고 빨리 부대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아빠는 무슨일인지 모르고 일단 부대로 가시면서,

북한이 쳐들어온거 일수도 있으니까 피난 갈 준비하고 기다리다가,

혹 내가 못 오더라도 부대에서 피난길로 인도하면 따라가라고 하셨단다.

엄마는 아직 어린 꼬맹이랑 애기를 데리고 피난 갈 생각에 막막했는데 새벽녘에 아빠가 돌아오셨다고 한다.

이게 바로 박대통령 사망 사건

그리고 그로부터 얼마 후 12월 12일날 전두환이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것이었다.

 

전두환이 군대 내에서 힘이 있긴 했으나 최고사령관도 아니었는데 그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영화는 그 일련의 과정에 대해서 보여주고 있다.

다만......실존 인물들(과 매칭되는 극 중 인물)에 대해 잘 모르고, 군대 조직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영화의 내용이 확! 와닿지는 않는다는 거.

나도 처음에는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헤아리느라 바빴고, 12세 관람가라고 해서 데려간 울 가을이는

첨엔 맛난 간식 먹으며 먹방을 찍더니, 잠시 졸고 일어나서, 저건 왜저래? 저사람은 왜저래? 하는데....ㅋㅋㅋ

나도 설명을 명쾌히 못해주겠는거지.

영화가 끝날 즈음에 가서야 대략 파악도 되고, 승질도 났다.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평을 몇 자 적어보자면, 일단 초반에는 좀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중반부를 지나면서 좀 재미있어 지기는 했지만 어쨌거나 되게 박진감 넘치는 류의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다들 전화통 붙들고 소리만 질러 ㅠ.ㅠ

배우 황정민과 전두환이 어떻게 매칭이 되지? 했는데....와~ 분장술의 위대함!

약간 꾸부정한 자세까지 진짜 비슷해서 신기했다.

 

그리고 정우성....사실 정우성이 연기한 인물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별로 없어서 아쉬웠다.

사전 검색을 좀 하고 갈 걸 그랬어.

정우성은 한참 리즈시절엔 사실 연기로는 그닥 빛을 발하지 못했었다.

잘 생긴거에 가려졌거나, 잘 생긴거 하나로 연기력과는 상관없이 떴거나, 둘 중 하나겠지.

그런데....나이가 들수록.....그러니까 중년이 넘어간 이후부터는 연기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얼굴이 너무 멋있었다. 톰크루즈 생각이 났어.

톰크루즈 보다 낫지. 정우성은 키도 크니까 ^^

잘 생긴 사람은 나이 들어도 잘 생겼구나, 하는게 첫 번째로 든 생각.

남자 배우들은 이렇게 자연스레 늙어가니까 넘 멋있는데, 여자 배우들은 자꾸만 얼굴에 손을 대서

오히려 젊을 때보다 안 예뻐지는 경우가 훨씬 많아서 아쉽다는 게 두 번째로 든 생각.

 

그때 전두환의 쿠데타를 막아내고 최규화 대통령이 잠시 집권하면서 나라를 안정시킨 다음에

제대로 선거해서 제대로 된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면 어땠을까.

적어도 정치적인 면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성숙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었을까.

아쉬운 마음이 좀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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