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알라딘 쇼핑을 하다가 출간 사실을 알게 된 책이다.
예전엔 수시로 서점사이트 들어가서 베스트셀러 목록이랑 신간목록 보면서 읽고 싶은 책을 초이스했는데~
그러다가 생각치도 못한 귀한 책을 발견하기도 하는 재미가 쏠쏠했었다.
뭔가 내가 금손이 된 것 같은 착각도 들고~~~
(실은 이미 진가를 알아본 출판사에서 그걸 미느라고 베너로도 노출시키는 등등의 노력을 한건데, 것도 모르고 ㅋㅋㅋ)
암튼 그리하여 잽싸게~ 백신 요양 핑계대고 이틀 동안 소파와 한몸이 되어 홀딱 다 읽어버렸다.
우선......조국이라는 자연인과 그 가족들이 너무너무 안쓰럽다.
조국 스스로도 그 가족들도 그동안 큰 우여곡절 없이 살아 왔을테고, 그게 당연하다 여겼을테고........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되도록 법을 지키면서.....나름대로 '바르게' 살고 있다 자부했을 텐데
지나온 모든 삶을 부정 당하면서 대중에게 까발려 지는 그 기분.....과연 어떨까.
우리 봄이가 1학기 때 봉사상을 받았다. 봉사점수도 주지 않는 칠판닦기를 자처해서 한 것 빼고는,
간부를 맡아서 한 것도 아니고, 모두가 인정할만한 대단한 봉사를 한 것도 없었는데 말이다.
오~ 이런걸 받았네? 왜? 너 뭐했는데? 라고 물으니, 나도 몰라~ 라고 답한다.
그 이유는 담임선생님만 아실 것이고, 그럴만 하니까 봄이를 선정하셨을 것이다.
하지만 이걸 검찰이 마음 먹는다면, 부정한 수상을 만들어 버리는 것은 일도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국 자신이야 그동안 여러모로 사회의 주목을 받을만한 삶을 살아왔기에,
물론 인정받을만한 일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 욕먹을 각오도 되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가족들은 대체 뭔가.....멀쩡하게 잘하던 일들, 학업을 다 중단해야 하는 이 상황. 미칠 노릇일거 같다.
그의 딸이 다녔던 고등학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지인에 따르면,
한영외고는 선생님들이 정말 다들 열심이시라고 했다.
그 시절에는 입시제도 자체가 학종 스펙이 아주 중요한 시기였고, 그래서 그 선생님들은
제자들의 스펙을 만들어주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돕는데에 진심이었다고.......그 딸도 그 제자들 중 하나일 뿐이었다고.
없는 스펙을 가라로 만들어 준게 아니라, 스펙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걸 도왔다는 얘기다.
그런 기회조차 가지지 못한 흙수저들에게 미안하다고 몇 번이나 사과하는 조국이 참 안됬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조국이 부모에게 받은 것 하나없이 가난속에서 일어나 그 위치까지 올라갔다면?
그때는 당당하게 흙수저 청년들에게 나처럼 살으라 말할 수 있다는 건가?
타고난 환경을 대체 어쩌라는 말인건지......부처처럼 다 버리고 나왔어야 하는거야?
자기가 가진 환경안에서 열심히 살고, 그걸 토대로 나쁜짓 하지 않고, 옳은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했다면....된거 아닌가?
그 흙수저라는 사람들은 왜 조국 가족을 비난하고 그는 사과해야 하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솔직히 나도 부럽지~ 태생이 부자인 사람들.........그건 그냥 부러운 일인거다.
부자 부모 밑에서 태어나지 못한 것을 한탄하면서 그걸 누리며 사는 사람들을 욕하는거......그건 정의인가?
나는 잘 모르겠다.
수백, 수천 해먹은 놈들은 대부분 기존 보수정권에 몸담고 있던 사람들인데, 왜 조국이 사과를 하지?
그들 중에도 황금수저들이 한둘이 아닐텐데~ 그들 자녀들은 대부분 그걸 발판삼아
본인이 가진 능력보다 더 좋은 대학을 갔을텐데, 왜 그들은 사과하지 않지?
조국과 그 가족을 보면서 상태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하는 청년들의 꼬인 마음도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부러울 수는 있지만, 그걸 비난해봤자 나만 초라해진다는거 왜 모를까.......부러우면 진다는 말이 왜 나온지 모르나?
부모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쓰레기처럼 사는 사람들도 많다.
조국이 서울대가고, 그 딸이 한영외고 나와서 명문대에 진학한 것은 돈으로 발라서 되는 일이 아니었을거다.
대부분은 본인의 노력으로 한 일일것인데.....왜 그게 비난받아야 하는 일일까.
그렇다면, 그 흙수처 청년들 자신은, 부모가 돈만 많았다면 명문대에 진학할 자신이 있는가? 그만큼 열심히 공부했나?
진짜 답답하다.
아, 이 얘기를 하려던게 아닌데 하다보니 말이 길어졌다.
중요한건 검찰들의 하는 짓거리인데~
이미 여러매체를 통해 알고 있던 사실들이지만, 책을 통해 좀 더 디테일하게 알게 된 검찰들의 행태.......
그들도 나름 선한 포부를 가지고 검찰이 되었을텐데, 왜 그 집단에만 들어가면 그리도 악해지는걸까.
것도 이해가 안된다.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지들 하고 싶은대로 하고 있는데, 왜 그걸 막을 수 있는자가 아무도 없는 것일까.
왜 그렇게들 당하고만 있는 것이고, 왜 그들은 그렇게 뻔뻔한 것일까. 자식한테 안 부끄럽나.......
내가 남을 돕지는 못할 망정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나 스스로는 물론 부모자식에게 부끄럽지 않고 싶어서인데.
그들은.........그런 생각이 안 드는건가?
나와 남을 다른 잣대로 재려면 나는 좀 부끄럽던데........그런 양심 자체가 없는건가.......
한참 모든 매체가 조국에 대한 이야기만 할때 가장 듣고 싶지 않았던 뉴스는 '극단적 선택' 이라는 단어였다.
노무현, 노회찬 다음으로 이름을 올리는 사람이 되지는 않기를 간절히 바랬다.
(더 많이 해쳐먹은 놈들도 뻔뻔히 잘 살고 있는데, 이분들은 대체 왜들 그러신걸까. 안타까울 따름이다.)
다행히 조국은 심지가 굳은 사람인 것 같았다. 정말 다행이다.
꿋꿋하게 일어나서 본인과 가족에 대한 혐의를 다 벗고,
편안한 마음으로 온가족이 모여 웃을 수 있는 시간이 어서 오기를 바란다.
(그때까지 그의 아내가 건강했으면 좋겠다. 이런일로 많이 아파버리면, 인생이 너무 억울할 것 같다.)
정치적 이념 이런거 다 떠나서, 조국이라는 한 인간에 대한 연민이다.
꼭 다시 일어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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