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포스터 한장만 보고, 아! 저 영화 보러 가야겠다~ 라고 생각했었다.
네가 없는 너의 생일....이라기에 아이들 중 한명이 이 세상에 없지만, 가족끼리 그 생일을 기념하는
그냥 슬프면서도 밝은 가족드라마인줄로만 알았다.
설경구와 전도연이 주연이라기에~ 두번 고민할 필요도 없이 보고 싶어졌었다.
그런데.....아이고~ 알고 보니 세월호에 관한 이야기였다.
어쩐지....애들하고 이거 보러 가자, 라고 했더니 남편님이 바로 오케이! 를 하시더군.
이미 알고 있었고 나도 아는 줄 알았단다.
미디어를 잘 접하지도 않고, 인터넷 기사도 제목만 읽다보니.....영화 보러 가기 전에 미리 영화에 대한 사전 조사를 하는 타입도 아니고...
알 턱이 있나.
아우~ 영화 보면서 죽는지 알았네. 옆에 아무도 없었으면 통곡하다 왔을 듯.
단지 영화가 슬퍼서, 주인공들이 울고 있어서......가 아니다. 저 일을 겪은 그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자식이 먼저 간 사람이 그들 뿐은 아니겠지만, 충분히 살릴 수도 있었다는 그 회한과 원망은 평생을 살아도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내가 가족이라면 이 영화 못 볼 것 같다.
인도에 있을때, 잠깐 짬이나 인터넷 기사를 검색하다가 세월호에 관한 기사가 뜬 걸 봤었다.
다행히 전원 구조 되었다는 기사가.....오보가....그때는 떠 있었다. 그로부터 몇시간 후.....휴~
한동안 모이기만 하면 이 얘기하면서 눈물을 글썽이곤 했던 기억이 난다. 다들 자식키우는 사람들이라.....너무나 마음이 아팠다능~
조카의 친구는 이 사건으로 가족을 둘이나 잃었다고 한다.
수학여행을 가던 동생과 딸을 잃은 충격으로 잠시 집에 다녀오겠다며 가더니 그길로 뛰어내리신 엄마.....
남은 가족들은 대체 무슨 수로 살아 갈까......
영화나 드라마 보면서 툭하면 우는 나를 보고 매번 깨알같이 놀리던 남편님도 울고, 봄이도 울고......
아직 9살인 가을이는.....그 와중에 엄마 나 핸드폰 봐도 돼? ㅋㅋ나원~
중간에 설경구가 출입국 사무소에 가서 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영화 시작때부터 나랑 나란히 앉아서 부시럭 부시럭 팝콘을 먹던 20대의 청년~ 너도 팝콘 어지간히 좋아하는 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그 장면이 나오니까 자꾸만 옆에서 흐흐흐~~ 흐흐흐~~ 그러는거다.
뭐야, 남은 진지하게 영화 보는데 웃기냐? 라며 속으로 욕하고 있었는데 어쩜~~~
완전 통곡을 하고 계시더군. 옆에 여자친구 앉아 있는 것도 잠시 잊은 듯.......
아무래도 남자라.....아빠의 아픔이 더 와닿았나보다.
반대로 나는 전도연이 아이의 방을 그대로 두고, 애인같았던 다정한 아들을 그리워하며 미소짓고,
때마다 새옷을 사다 걸어두는 모습에.....
그리고 그러다 참지 못하고 폭발하여 꺼이꺼이 우는 장면을 보고 너무너무 슬펐다. 아우~
잊을만하면 들리는 그 통곡소리에 이제는 지겹다 말하고 한숨을 쉬지만 결코 그 마음을 이해 못하지 않는 이웃들의 심정도.....오죽할까.
영화 끝나고 나오는데 뒤에 따라오던 한 커플의 대화
난 내 옆에 앉은 아줌마 유가족인 줄~
왜?
영화 중반부터 끝날때 까지 완전 대성통곡......(나 아님 ㅋ)
그 아줌마 왜 그랬는지 나는 알겠다. 그 아줌마도 엄마라서 이겠지......
아무튼 이런 영화다.
아마도 다들 비슷한 마음으로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역시.....설경구는 설경구다.
그리고 전도연도 역시.....전도연이다.
둘다 참~~~~연기 잘한다. 멋져~
***
그리고.....세월호 5주기를 맞아 요즘 여기저기에서 세월호 얘기가 부쩍 많이 언급된다.
그 중에 꼭 한명씩 있다. 진짜 이상한 사람들......지겹다고 그만 좀 하라는 사람들......정치적으로 이용 좀 하지 말라는 사람들.....
우리 아파트 커뮤니티에 어떤 사람은 신물이 난다고 하더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지? 미쳤나봐.
다른 적절한 표현을 못 찾겠다. 그냥.....미친게 분명해~
나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돕고 동참하는 부류는 되지 못하지만, 적어도 그들의 아픔이 남일 같지 않고,
그들이 그 아픔을 잊을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납득은 갈 수 있도록 낱낱히 파헤쳐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이없이 대통령 기록 보관실에 파묻어 버린 그 진실......얼른 세상으로 나올 수 있기를~
그리고 아무리 시간이 지난다 한들 옅어질리 없는 아픔이겠지만, 그래도 아주 조금씩이라도 나아지기를......
아~ 내가 그 부모라면....평소에도 물론 제정신으로 살기 힘들겠지만 4월만 되면 진정 미쳐죽을거 같아......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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