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청스럽다는 말....딱 이 책에 대해 이야기 할 때 필요한 말이다.
이 글에 등장하는 알란 칼손을 비롯한 대부분의 등장인물들,
그리고 그들을 만들어낸 작가...모두 너무나 능청스러운 사람들이다.
몇년 전 서점가에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진열대에서 내려오지 않았던 이 소설
몇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다가 결국 안 사고 있었는데, 이번에 중고 서점에 있길래 덥썩 집어왔다.
북유럽 소설을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대부분 블랙코미디 느낌이 있었고
때로는 그게 헛웃음을 웃게 하는, 허탈하면서도 재미있었다 기억되는 책이기도 했고,
때로는 그게 지나쳐 대체 머라는거야~ 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엔 선뜻 집어들지 않았던 것 같다.
자신의 100세 생일 기념 파티 날 창문을 넘어 요양원에서 도망친 알란 칼손
그의 요양원 탈출기와 더불어 이어지는 파란만장 했던 지난 과거에 대한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다가 맨 마지막에
그 두 이야기의 중간점.....요양원에 들어간 사연으로 소설은 끝났다.
여러 나라의 대통령들, 2차 세계대전에 관한 이야기, 원자폭탄 등 역사적 사실과 인물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
중간중간 머리를 갸우뚱 하며 한번씩 생각해 보게 된다. 어? 진짜인가?
사실은 대부분이 다 개뻥이라는거 ㅋㅋ 다 읽고 나면 느낌이 온다.
어쨌거나 사실과 허구를 적절히 섞어가며 이렇게 길고도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는 소설을 써 낸 이 작가....
게다가 처음부터 작가가 직업이 아니었고, 심지어 이게 첫 작품이라는 이 작가.....정말 멋지다.
그리고.....나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소설이기도 하다.
나는 지금 일년, 이년 한시라도 허투루 보낼까봐 전전긍긍하며 살고 있는데,
알란 칼손은 다이나믹한 삶 중간중간 10년 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비치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면서,
그렇지만 인생 전체를 봤을때 정말로 꽉찬 삶을 살면서 100년이란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나도 잠시 잠깐 쉬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처럼 오래 산다는 보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도 하나,
어릴적부터 내 목표는 100살까지 살기였으니 ^^ 기대감을 가지고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아무튼 오랫만에 유쾌한 소설을 읽어 책을 덮고 나서도 기분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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