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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수가 나를 모욕했다면 참아 주었을 것을.
나를 미워하는 자가 맞서 왔다면 비켜나 숨었을 것을.
그러나 너였도다, 내 동배, 내 동무, 내 친구
정다웁게 서로 같이 사귀었던 너,
축제의 모임에서 주님의 집을 함께 거닐던 너였도다 (시편 55,13-15)
- "시편과 아가" 중에서
2
노동은 기도 다음으로 신성하게 여겨지는데 이것이 주는 또 하나의 유익은 영혼의 고양이다.
베네딕도 성인은 '한가함은 영혼의 원수'라고 했다.
작가 박경리도 소설 "토지"에서 비슷한 말을 했다.
수많은 시련을 겪는 여인들이 빨래터에서 빨랫방망이를 두드리며 말한다.
"일이 보배다. 일이 보배야."
물론 나도 안다.
마음이 교착상태에 이르렀을 때 육체를 움직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말이다.
결국 노동은 건강한 구원이며 치유라는 말이다.
3
물론 나는 안다.
이 지상에서 겪는 고통이 그리 만만한 것은 결코 아니다.
'아이가 죽었고 하느님의 은총으로 극복했어. 끝!'이 아니다.
사실 사람은 어쩌면 큰일이 닥칠 당시에는 얼결에 용기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삶은 지속된다.
격렬한 사고가 지나간 후, 일상으로 그것을 버텨 내야 한다.
그것은 순교보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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