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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초당마을에 가면 늘 가는 두부집에 항상 사람이 많아 대기를 걸어놓고 주변을 산책하곤 했다.
그때마다 별 감흥없이 둘러보던게 허난설헌,허균의 생가.....
역사적 인물의 생가라는 것이 그저 민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옥집일 뿐이기에 뭐 그다지 별다를것도 없었고, 그렇기에 별로 기억에 남는것도 없었다. 그저 바닷가 마을 소나무숲 사이에 있는 한적한 한옥집이라는거 밖에....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읽고 나서....다시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간다면....조금은 다른 눈으로 그 집을 둘러보게 될 것 같다.
홍길동전을 쓴 허균의 누이....유명한 여류시인....이라는거 밖에....그녀의 싯구 하나 기억에 남는것 없고,
정확히 어떤 인물인지 별로 아는것도 관심도 없었는데.....
소설속의 그녀는 나를 확 잡아끌어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썼을 것이고, 거기에 작가의 상상력이 보태졌을테니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의 경계는 모호하지만, 소설에 나오는 내용 그 자체가 허난설헌의 삶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소설은 사실적이고 디테일했다. "수를 놓듯 소설속에 담았다" 라는 출판사 서평이 딱 어울리는 그런 책이다.
역사속 여인을 주인공삼아 쓴 글이라는 점에서 얼마전 읽은 덕혜옹주와 비슷한 점을 찾을 수 있지만 다 읽고 나서의 감동은 판이하게 달랐다. 잔잔하게 묘사하고 써내려간 글솜씨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하게 느껴졌다...적어도 나에게는.....
결혼전 친정에서 처럼 여성의 글솜씨를 존중받을 수 있었다면 그녀의 천재성이 더욱 빛날 수 있었을까.....아니면 억제된 시댁에서의 삶이 그녀를 보다 더 감성적일 수 있도록 자극제가 되었을까.... 어느쪽이 되었든.....글을 읽고 쓰는 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조선여인의 삶이 참 안쓰러울 뿐이다. 오~ 내가 그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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