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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난 수화기 코드를 손가락에 감는다. 일라이저의 곱슬머리 같다.
"....그럴 일 아니지."
그렇지, 라고 말하고 다케오는 희미하게 웃었다.
나는 가슴이 서걱거린다.
2
"우리 세 사람에게 완벽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데."
하나코는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
"우리 세사람?"
되묻자 하나코는 그럼 누굴 위해서겠느냐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는 살 곳이 생기고,
너는 집세 부담을 덜 수 있고,
그리고 다케오 씨는 걱정 안 해도 되잖아, 라고 설명한다.
나는 헐미에물이 스미는 것 같은 아픔을 느낀다.
3
다케오와의 만남은 하늘을 바라보는 것하고 비슷하다. 내가 먼저 도착해서 책을 읽으며 기다리고 있는데 다케오가 나타났다. 내 얼굴을 보자 한 손을 얼굴 앞에 대고 고개를 꾸벅한다. 시계를 보니 겨우 5분밖에 늦지 않았다. "늦어서 미안한거야?" 장난스럽게 나는 물었다. "아니면, 불러내서 미안한 건가?" 아니면, 이라 말하고 맛없는 커피를 홀짝거리니, 나는 내가 몹시 심술궂고 바삭바삭 메마른 생물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
4
"호의를 보이는 것은 자기 마음이지만,
자기 멋대로 물 줘 놓고
화분에 물 주는 것처럼
거대하는 건 곤란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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