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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읽기/밑줄긋기

공지영 『수도원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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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금을 얻기 위해서는 마음속에 가득찬 은을 버려야 하고

다이아몬드를 얻기 위해서는 또 어렵게 얻은 그 금마저 버려야 한다고....

버리면 얻는다. 그러나 버리면 얻는다는 것을 안다해도 버리는 일은

그것이 무엇이든 쉬운일이 아니다.

버리고 나서 오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까봐,

그 미지의 공허가 무서워서 우리는 하찮은 오늘에 집착하기도 한다.


2

" 예전보다 가톨릭 신자수도 줄었고, 수녀원 지망자들도 적어요.....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꼭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유럽인구의 99.9퍼센트가 신자였을 때 과연 거기서 몇 퍼센트가 진심이었을까요.

그러나 이제 여기오는 사람들은 진심이라는 것을 의심받지는 않아요.

몇백명을 수용하게 지어진 이 수도원에 지금은 47명이 사는데

그 나머지 수도원의 빈자리는 이제 복음으로 채워지는 거지요. "


3

천국이 있다면 혹 이런 느낌은 아닐까, 짧은 인연, 상대방이 잘된들

내게는 아무런 대가가 없는 인연에도

지극히 마음을 쏟아주는, 그래도 당신들에게는 아무런

보탬도 뺄 것도 없어서 결국은 보탬이 되고야 마는 그런.


4

生은 혼자가는 길, 혼자만이 걷고 걸어서 깨달아야만 하는 등산로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히말라야나 에베레스트 정상에 헬리콥터를 타고 간들

아무도 그가 산을 정복했다고 말해주지 않듯이, 그건 눈보라와 임벽과 싸워서

무엇보다 자기 앞에 놓인 시간과 싸워서

각자가 가야만 하는, 절대절명의 고독한 길어라는 걸........


5

진실은 너무 커서 당연히 늘 새롭고, 작고 낡아서 거짓으로 변해 버린 것들을

불편하게 하기 때문이다. 진리가 우리를 자유에 이르게 하는 유일안 길임에는 틀림없지만

그길로 가는 관문은 고통스럽다.

이 고통을 피하려는 자들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러므로 진리를

말하는 자들을 없애는 일이다.


6

젋다는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형벌이라고

나는 아직도 주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너무나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원칙과, 그

것은 어디까지나 가능성일뿐

우리가 택할 길은 몇 개 안된다는

현실과의 괴리가 괴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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