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파친코가 화제가 되던 당시 나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스터디에서 이 책을 읽자고 했을때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었다.
근데 책을 읽다보니......넘 잼있는거지!!
그래서 열심히 읽었고, 빨리 다 읽고 드라마를 보고 싶었다.
영어 원서로 읽다보니 속도가 그리 빠르지가 않아, 그리고 스터디에서 같이 양을 정해서 읽다보니,
거의 5개월이 걸렸던 것 같다.
그리고 결국~~~ 책을 다 읽고, 드라마를 봤다.
일단! 영어 원서로 읽을때 딱히 생각해보지 않았다가 드라마를 보고 빙긋 웃게 되었던 사실.
주인공이 부산 출신이라는거다.
영어로는 표현할 수 없었던 정겨운 부산사투리~ 드라마 내내 재미있게 들렸다.
(직장에서, 인도에서 경상도 출신 사람들과 하도 가깝게 지내다보니 ㅋㅋ 넘나 익숙함)
그리고 캐스팅도 다 너무 맘에 들었다.
예쁘지는 않지만 매력적인 선자, 나쁜놈이어도 어쨌거나 멋있는 한수,
양쪽 보조개가 넘나 매력적인 양진, 책에서 묘사한 것처럼 실제로도 멋진 이삭,
다리도 아프고 구개염이 있는데다 말도 느린......책이랑 똑같이 묘사하고 표현한 훈이,
부잣집 출신인데다 예쁘기까지 한 경희 등등
그리고 오프닝 때 배우들이 파친코를 배경으로 춤추는 장면이 나오는데,
컬트스러운 배경음악과 그들의 흥겨운 춤사위가 나는 너무 좋았다.
드라마는 책과 똑같은 부분도 있었고, 조금 다르게 묘사한 부분도 있었다.
그 중 젤 달랐던건 선자를 만나기 전 한수의 과거. 책에서는 그냥 제주도 출신이라는 것만 나왔는데,
아버지와 제주 사투리로 얘기하는 장면도 재미있었고, 관동대지진이라는 배경을 덧입힌 것도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이민호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한수역에 정말 딱이었다.
순수한 젊은 청년도 되었다가 좀 무서운 야쿠자도 되었다가~~
그런데 드라마를 계속 보다보니 뭔가 이상한거다.
총 8회 중 6회가 넘어가고 있는데 한 얘기라곤 선자와 이삭이 만나 일본으로 넘어가는 장면,
그리고 소설 전체를 본다면 그렇게까지 비중이 높지 않았던 하나의 이야기와 솔로몬의 직업....
이게 다 인거다.
하루키상이 왜 떠났는지에 대해서도, 나이 든 선자가 아들이 하나 더 있었어~ 라고 말하며 등장한 노아가 어떻게 되었는지,
그런게 하나도 안 나오고 드라마가 끝나버렸다.
김창호도, 그들 가족이 한수와 어떻게 엮이는지, 요셉이나 이삭이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어떤 삶을 사는지,
선자와 경희가 얼마나 고생고생하며 그 가족을 이끌어가는지 하나도 안 나온다.
몇번이고 다시 확인해봤는데 8부작 완결! 이라고 똭 써있는거지.
아~ 장난하나. 이건 열린 결말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책을 안 읽은 사람은 절대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게,
감독이 원하는 장면만 넣어서 드라마를 만들고 끝내버렸다. 뭐하자는거지?
며칠동안 너무나 찜찜했다.
왜 한 가족의 대서사라는 찬사를 받은 소설을 이렇게 땡꽁하게 짤라서 드라마를 만든거지?
계속 이 생각이 머리를 떠가지 않다가......ㅋㅋㅋ갑자기 어떤 생각이 휙 지나갔다.
설마.....시즌?
푸하하하~~~거기서 끝나면 진짜 말이 안돼지. 2023년 초에 시즌2 촬영을 시작할거라고 한다.
휴~~ 다행이다.
기쁜 마음으로 시즌2를 기다리며, 나는 이제 번역본을 읽기 시작했다.
디테일한 문장까지 완벽하게 다 번역해가며 읽지는 못했었지만, 대략 맞게 읽었던 것 같다 다행이다.
그리고 모르는 단어가 없는, 한글로 된 소설을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좋다 ^^
빨리 시즌2 나왔음 좋겠드앙~~~~
아참! 스터디에서 주인공들의 이름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한 친구가 자신은 성서에 나오는 인물을 잘 모르지만, 뭔가 의미를 담아 이름을 지은게 아닌가 싶다며......
그래서 대사가 더 인상깊게 들렸나보다. 요셉이 노아의 이름을 지어주면서,
새로운 세상을 열어 낸 사람
아무도 믿지 않을 때 홀로 믿음을 지켜낸 사람
노아라고 하자
라고 말한다. 뭔가 딱 와닿는다 ^^
예수님의 아버지가 되어 준 요셉, 제물로 바쳐졌던 아브라함의 아들 이사악,
유대인들을 이집트에서 탈출시킨 모세, 지혜로운 왕 솔로몬
작가의 빅픽쳐가 느껴지는 순간이다.
♧ 원작(영어판) 후기 ♧
♧ 번역본(한글판)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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