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책읽기/2020년

공지영『먼 바다』

728x90
728x90

 

공작가님이 가톨릭 신자인건 당연히 알고 있었으므로,
주인공의 나이가 대략 공작가님하고 크게 차이나지 않을 것으로 짐작되므로,
공작가님의 '높고 푸른 사다리' 도 읽은 이유로,
아무래도 주인공과 공작가님을 어느정도 동일시하면서 소설을 읽어 내려갔던거 같다.
그런데 마지막 작가의 말을 읽고 오밤중에 혼자 깔깔 웃었네.
나같은 독자를 위한 친절한 설명이었을까.....

추신 : 이런 말을 해야 하는 처지가 슬프지만 이 소설은 당연히 허구이다.

'처지가 슬프지만' 에서 한번 더 웃었음.
이 조차도 허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조금은 들었고~~~

 

책 소개 글을 읽고 이건 어쩐지 내 얘기 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냉큼 주문을 했다.
믿고 보는 공작가님의 소설이기도 하고.....
소셜에서의 행보 때문에 공작가님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남편은
내가 요 책을 책장에 곱게~~ 책등이 아니라 표지가 보이게 세워놓은 걸 보고 한마디 한다.
공지영? 뭔가 뜨악한 표정과 함께.......
그러거나 말거나~~
그의 신념이나 가치관이나 사회적 행보가 어떻든지간에
나는 작가로서의 공지영을 좋아하니까 ^^

첫사랑....
언제 들어도 설레는 단어다.
뚜렷한 첫사랑의 기억이 없는 이도 있고,
그나마도 성인이 되고 한참 후의 일이라 애틋함이라든지 추억이라든지 하는 단어를 갖다 붙이기엔
뭔가 사연이 없다는 이도 있다.
초등학교 때 첫사랑이랑 결혼했다는 이도 더러 있고....
(내 개인적으로는 제일 안타까운 케이스 ㅋ)

나에게 있어 첫사랑이란.....
기승전○○○
아는 사람은 다 알고 모르는 사람은 전혀 모른다는 탑시크릿
소설속 몇몇 문장들은......내가 쓴 줄 알았다. 휴~

소설에서 인용한 피천득의 시가 생각난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나는....
아니다.

소설 속 미호가 나는 너무나 이해가 된다.
열일곱은, 열여덟은, 열아홉은.....
심지어 스물하나, 둘, 셋도....
너무 어리다.
세상은 늘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므로 나는 그때 내가 어리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나의 생각이, 선택이 옳은 줄로만 믿고 있었고,
조금 힘들지만 그건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진정으로 이해되고 설명되고 정리되지 않은 크고 작은 일들을, 일련의 사건들을
나 자신이 아닌 시간에게 맡겨 버린다면,
그건 언제까지고 내가 아닌 시간이 한 일이다.
나에게 있어 그때의 시간들은 여전히 그때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오랜 세월 간직했던 그 질문....
서로에게 다르게 기억 되어 있는 그때의 시간들.
부질없다 여기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버리는,
소중하다 생각하기 시작한다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어린날의 추억이 되어 버릴
그 시간들과 기억들과 질문들.....
그리고 후회

시간은 계속해서 흐르는데
왜 기억은, 추억은 늘 그때에 머물러 있고,
왜 그시간들만 그렇게 또렷이 남아있는지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흐르는 강물 어딘가에 지워지지 않을 표식을 남겨놓은 기분이다.

어쩐지 읽고 나면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게 될것 같아서,
어쩐지 설레거나 또는 심란할 것 같아서....
그리고 다 읽고 나면 아쉬울 것 같아서 며칠을 책장에 모셔두었다.
너무 급히 읽어버리고 싶지 않아서 쉬엄쉬엄 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홀딱 다 읽어버린 이 새벽....
나도 참 청승이다 ㅋ
사람 참....안변한다 ㅋㅋㅋㅋㅋ

 

728x90
728x90

'좋은책읽기 > 2020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기주『언어의 온도』  (0) 2020.03.23
EBS,국사편찬위원회『역사e 1,2,3』  (0) 2020.03.11
Lois Lowry『Number the Stars』  (0) 2020.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