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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읽기/밑줄긋기

한젬마 『그림읽어주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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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그림」


어느 날은 먼지가 되고 싶었다. 사랑은 이토록 나를 하찮게 만든다.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느냐는 유행가 가사만큼이나 속되고,
사랑했지만 어쩔수 없는 그 쓸쓸함이 나를 슬프게 만든다. 사랑은 왜 그토록
순식간이고, 추억은 왜 이리도 영원한 아픔인가.
사랑이 떠난 자리, 빈 의자 위에 덩그러니 놓인 내 아픈 추억.

때로는, 말없음이 말보다 더한 표현을 하고, 비어 있음이 차 있음보다 더한 밀도로
다가올때가 있다. 오히려 우리의 시선을 붙드는 그 무엇은
여백이 주는 상상력인 것처럼 말이다.
아무것도 특별하지 않은, 평화로움, 그 곳의 쓸쓸함.
작가는 쓸쓸히 빛조차 비켜선 빈 의자 위에 무엇을 올려둔 것일까.


그웬 존 <화가의 방 한켠,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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