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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읽기/밑줄긋기

홀로서기Ⅲ [서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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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고 싶은 마음을

오래 참으면

별이 된다고

작은 창으로 바라보는 하늘이

유난히 맑다.



늘상 시행착오 속에 살면서

나를 있게해 준 신이

나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

숱한 밤을 밝혀도

아직도 나는

나의 얼굴을 모르고 있다.


2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 역에서

그냥 그렇게

자신을 속이고 있다.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지만

발길을 막고 서 있는 건

내 속에

나 혼자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인가

새로운 자리를 찾아나서는

풀씨들만큼 충실한

씨앗이 되지 못했다.



그리움이 익으면

별이 된다고

내 속에서 빛나는 건

미처 못 지운

절망의 아픔들

아직도 눈을 뜨고 있다.



3

노래가 질펀한 거리를

그대는 걷고있다.

시간은 내 속에 정지해 있고

어쩌면 눈물만이 아프다.



혼자 불끄고 누울 수 있는

용기가

언제쯤이면 생겨날 수 있나

모든걸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을 때가

나에게 있을까.



잊음조차 평온함으로 와 닿을 때

아, 나의 흔들림은

이제야 끝났는가.



4

내가 준 고통들이

지금 내가 안고 궁그는 아픔보다

더 크고, 그럴지라도

그 맑은 미소가

다시 피어나길 기도하는 것조차

알량한 자기 위안일 뿐

나에게 손 내밀어 줄 신이

정말 있을까.



흔들리지 말아야겠다는

숱한 다짐들이

어떤 바람에도 놀라게 한다

굳건히 설 수 있을 때까진

잊어야지

내 속에 흐르는 강물이

결국은 바다로 간다는 걸

깨닫기 까지.



5

나는 여기 있는데

내 마음은 어디를 다니고 있는지

아직 알 수가 없다.



아프게 살아온 날들이 모두

돌아볼 수 없도록 참담하고

흔들리는 인간이

흔들리는 나무보다 약하다.

지하도를 빠져나오는 느낌이

모두 같을지라도

바람부는 날

홀로 굳건할 수 있다면

내 속에 자라는 별을 이제는

하늘로 보내 줄 수 있을텐데



아직도 쓰러져 있는

그를 위해

나는 꽃을 들고 있다.



6

술잔 속에서 그대가

웃고 있을 때, 나는

노래를 부른다, 사랑의 노래를.

보고 싶은 마음들은

언젠가 별이 되겠지

그 사랑을 위해

목숨 걸 때가 있다면

내 아픔들은 모두 보여주며

눈물의 삶을 얘기 해야지

연기처럼 사라지는 인생을 위해

썩어지는 육신을 위해

우리는 너무 노력하고 있다.



노을의 붉은 빛을 닮은

사랑의 얼굴로

이제는 사랑을 위해

내가 서야 한다.

서 있어야 한다.


7

안다.

너의 아픔을 말하지 않아도

나만은 그 아픔을

느낄 수 있기에 말하지 않는다.

절망조차 다정할 수 있을 때

그대는 나의 별이 되어라.

흔들리는 억새풀이 애처롭고

그냥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었다 지는 들꽃이

더욱 정겹다.



그냥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사랑하기 위해 애쓰자.

사랑없는 삶으로

우리는 자신을 속일 수 없다

내 꿈으로 띄운 별이

이제는

누구의 가슴에 가 닿을지를

고민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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